제주곶자왈도립공원(2025.7.16. 수)
곶자왈은 제주에 있는 독특한 지형을 말한다.
제주어로 '곶'은 숲을, '자왈'은 자갈이나 바위 같은 암석 덩어리를 뜻하는데
불규칙하게 암석들이 널려있는 지대에 자연 형성된 숲을 말한다.
이곳에는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지역으로
곶자왈은 해발 200~400m 내외의 중산간지역에 분포하고 있는데
1)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
2) 애월 곶자왈 지대
3) 조천~함덕 곶자왈 지대
4) 구좌~성산 곶자왈 지대
로 지질학적 특성에 따라 제주의 4대 곶자왈로 구분하고 있다.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2011년 12월 31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보성리, 구억리, 신평리 일원으로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에 포함된다.

제주곶자왈도립공원에는
테우리길 1.5km(30분) 테우리(목동)들이 말이나 소에게 꼴을 먹이기 위해 드나들던 길
한수기길 0.9km(20분) 지역주민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었던 길
빌레길 0.9km(20분) 용암이 만든 넓은 용암지대로 이루어진 비교적 평탄한 길
오찬이길 1.5km(30분) 용암동굴 안에 살았다는 오찬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든 길
가시낭길 2.2km(왕복구간/45분) 가시나무 종류가 군락을 이루는 원형 그대로의 곶자왈 숲길
등 길마다 특색 있는 5곳의 탐방로가 있다.

30℃를 웃돌던 불볕더위는 잠시 수그러들었다.
곶자왈로 들어서자
대부분 과거 숯이나 땔감 등의 목적으로 벌채 후
밑동에서 새로운 줄기가 자라서 형성된 맹아지 '종가시나무'가 우람하게 서 있고
숲 속 경계를 알리는 듯 직박구리가 시끄럽게 울어댄다.

곶자왈로 가는 길에는 5개의 코스가 있는데
2코스인 탐방안내소를 시작으로 테우리길~한수기길~빌레길~전망대~
테우리길~탐방안내소로 나오는 짧은 길을 택해 걸어본다.



제주의 허파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제주 자연의 숨소리가 온전히 남아 있는 용암숲 '곶자왈'
돌 위를 덮어버린 착생식물과 다양한 양치식물,
하늘을 가린 나무와 덩굴식물들이 뒤섞여 숲을 이루고,
밀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 듯 꼭꼭 숨겨두었던 비밀의 문이 서서히 열린다.
희귀 동물들과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숲 속은
노루가 먹이를 찾는 모습이나 울음소리와 배설물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직박구리, 섬휘파람새, 박새, 동박새, 꿩, 멧비둘기 등의 텃새와
뻐꾸기, 두견, 팔색조, 긴꼬리딱새, 흰눈썹황금새 등의
여름철새도 관찰되며, 양서류와 파충류의 좋은 서식처이다.

곶자왈은 난대림과 온대림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숲을 이루며 다양한 식물들이 자란다.
종가시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참가시나무, 아왜나무, 구실잣밤나무, 녹나무, 육박나무,
동백나무, 조록나무, 생달나무, 센달나무 등의 상록활엽수가 주로 서식하여 늘 푸르름을 간직하고
산유자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이나무, 무환자나무 등
낙엽활엽수의 식생구조를 이루는 혼효림으로 과거 수백 년 동안 거대한 숲을 만들어냈다.
대부분 과거 숯이나 땔감 등의 목적으로 벌채한 후
밑동에서 새로운 줄기가 자라서 형성되었다.
법정보호 야생식물인 개가시나무의 주요 분포지역이기도 하다.









빌레 위로 살짝 얼굴을 내민 신부의 부케를 닮은
이른 봄 곶자왈을 은은한 향으로 유혹하던 순백의 사각별 '제주백서향'은
녹색의 잎만 덩그러니 남았다.



옛날 경작이 불가능하여 버려진 땅으로 방치되었던 곶자왈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함이 유지되어 미기후 환경을 지니면서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되면서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생명의 공간으로 자연자원과 생태계의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이 되었다.


곶자왈은 양치식물의 천국이다.
숲의 땅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식물이 양치식물인데
가는쇠고사리가 무리 지어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고,
더부살이고사리, 도깨비고비, 검정개관중, 나도히초미 등 내음성이 강한 양치식물들과
새우난초도 곶자왈의 깊숙한 곳에 터를 잡았다.





나무와 암석이 만들어내는 착생식물과의 공존
푸른 숲이 만드는 환경과 함몰지의 미세환경은 공중습도가 높고 암석들이 많아
착생양치식물이 자랄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마삭줄, 콩짜개덩굴, 꼬리고사리 등이 나무와 암석에 붙어 자라면서
자연의 묘한 매력은 작은 떨림이 되어 큰 감동을 안겨준다.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밀림의 깊숙한 곳에 와 있는 듯
여름의 곶자왈은 날씨 탓도 있지만
공중 습도가 높아 초록 잎들이 하늘을 가려 어둡고,
바람을 막아버려 시원함보다는 더위가 느껴지며 등줄기에는 땀으로 범벅된다.
가시나무 종류가 군락을 이루는 원형 그대로의 곶자왈 숲길 '가시낭길'
다음을 기약하며 한수기길로 길을 이어간다.




완만한 용암대지 곳곳에는
마치 계곡처럼 아래로 오목하게 꺼져있는 지형들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작은 용암들의 천장이 무너져 생긴 지형이다.
비가 오면 물이 흘러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며,
지형의 형태가 계곡과 닮았다고 하여 용암협곡이라 부른다.

곶자왈 도립공원 내부에 축조된 옛길은
주로 숯가마가 주변의 암반으로 덮여 있다는 의미에서'숯굳빌레'라고 불렀는데,
이곳의 돌담은 1960~1970년대 숯가마가 성행할 때
목재와 숯을 운반하기 위해 길을 만들거나 확장할 때 석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린 생명 강한 나무
낙엽길 따라 걷는 푹신함도, 돌 위를 걸으며 발바닥에 느껴지는 울림도
곶자왈이 불어넣어 주는 생명의 힘이다.



숨골은 지표에서 지하로 뚫린 작은 구멍을 말하는데
사람이 숨을 쉴 때 공기가 입을 통해 출입하듯이
지하가 지표로 숨을 쉬기 위한 통로로 생각하면 된다.
숨골은 지표에 가까이 있던 용암동굴의 천장이 무너진 곳이나
무너진 암석의 틈과 틈 사이의 공간을 말하기도 한다.



두 갈래길에서 오찬이길을 뒤로하고 빌레길로 길을 이어간다.

빌레길은 우마 급수장으로 이어지는 길로
빌레(용암대지)는 넓은 들, 또는 대지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지질학적으로 용암이 만든 넓은 대지를 말한다.
주로 토마토 주스처럼 잘 흘러가는 파호이호이 용암에 의해 만들어지며
도립공원 곶자왈의 대표적 빌레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목장 사람들이 소와 말을 키우기 위해 조성된 급수장으로
지하수가 아닌 빗물을 모아 저장하였던 장소이다.
빌레(너럭바위) 위에 만들어진 급수장은
방수 및 지지력이 좋아 한여름에도 물이 마르는 일이 없다.

오찬이길과 빌레길, 테우리길이 만나는 곳에
약 15m 높이(80 계단)의 곶자왈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선명한 날에는 정물오름~당오름~남송악으로 이어지는 오름 능선의 아름다움
멀리 한라산의 모습도 희미하게 드러나고
산방산~단산~모슬봉으로 이어지는 오름군의 파노라마
넓게 펼쳐진 초록바다는 가슴을 시원스럽게 한다.




곶자왈에는 숯을 구웠던 숯가마가 많이 남아 있다.
당시 숯을 구웠던 사람들이 돌을 이용해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거주시설과 간단한 취사를 했던 화덕시설 등이 남아 있는데
조, 보리 수확이 끝나고 촐베기가 끝나면 겨울철에 숯을 구웠다고 한다.
농한기에도 쉴 틈 없이 고단하고 힘들게 살았던
부지런하고 억센 제주사람들의 체취가 묻어있는 곳이다.
곶자왈도립공원 내부에 축조된 옛길은
'숯굳빌레'라고 불리는데 숯가마 주변이 암반으로 덮여 있어 연유한 이름이라 한다.
'숯굳'은 숯구덩이 곧 숯 굽는 가마를 뜻하는 제주어이다.

가시덤불과 나무들이 뒤엉켜있는 곶자왈은
토양의 발달이 빈약한 빌레땅이라 척박하지만 오랜 세월 이곳을 지켜오면서
조용한 듯 하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햇빛과 치열한 전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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