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립산림생태관리센터(2025.7.23. 수)
제주 국립산림생태관리센터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보호가치가 높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훼손 방지 및 체계적 보전관리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생태 탐방로는 고도 280m~330m의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 위치한다.
주요 시설로는 생태탐방로, 유아숲, 표본전시실, 세미나실 등이 있다.

탐방로는 곶자왈의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뛰어난 자연경관과 희귀 난대수종이 분포하며,
삼나무 숲과 동백나무 숲, 옛 조상의 발자취인 잣성과 돌담길, 물통 등이 문화경관으로 남아있다.
생태탐방로는 총 거리 2.3km로
보름낭길(짧은 코스: 1.3km, 소요시간: 약 50분)과
아도록낭길(긴 코스: 2.3km, 소요시간: 약 1시간 30분)로 구분된다.

폭우 뒤에 찾아온 폭염...
30℃를 웃도는 무더위는 아침부터 기승을 부린다.
숲 속으로 들어서자 서늘한 기온이 감돌고
숲 속 바닥에 바짝 붙어 꽃봉오리를 살짝 드러낸 '겨울딸기'
간간이 들려오는 새들의 고운 소리는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해 준다.





첫 번째 만나는 길~
50여 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숲
꼬닥꼬닥 길(천천히 걷는 길) 따라 숲 속 깊숙이 들어가 본다.

산림생태탐방로 탐방 슬로건
'속도를 줄이면 숲생태가 보인다'
산림생태관리센터숲은 1970년대 초반 소 방목지였던 곳에
침엽수(삼나무, 편백나무, 곰솔)를 인공조림한 후
활엽수들이 숲에 들어와 자연 형성된 2차 천이림으로
산림생태를 잘 관찰할 수 있는 숲이다.
꼬닥꼬닥, 가보게 마씸!



전망대에 오르면 나무에 가려 탁 트인 경관은 아니지만
섶섬~제지기오름~예촌망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멀리 지귀도가 보이고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돌밭의 나무가 제주의 숲을 지킨다'
비탈진 돌밭에 제주숲의 주인공인 아름드리 참나뭇과 나무들...
중산간 지역은 마소의 방목지로 개발하다 보니 숲이 형성되지 못했다.
돌밭에 힘겹게 뿌리를 내린 나무도 조금 크게 되면 땔감으로 베어 사용했고
밑동이 잘린 나무는 맹아지를 내고,
맹아지들이 자라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제주의 숲을 지키는 터줏대감이 되었다.


숲 속을 들어서자 하나, 둘 눈에 띄던 '흑난초'
한 발짝 한 발짝 걸을 때마다 군락을 이룬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오고
신비한 매력의 흑자색, 우아한 자태는 발길을 붙잡는다.
습도가 높은 반그늘 혹은 음지의 토양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라는 '흑난초'
이미 시기가 지나 열매를 맺고 있지만
행여 밟을까 조심 또 조심하며 보이는 만큼 담아본다...












삼나무 숲을 걷다 보면 돌담이 펼쳐지는데
제주의 목축문화를 볼 수 있는 대표적 유물이다.
제주 중산간 마을 주민들이 소와 말 등
가축의 식수를 위해 물이 빠지지 않는 곳에 축조한 돌담이다.
지금은 이용되지 않아 습지 형태로 남아있다.
물통에는 조릿대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 형제 삼나무와 사스레피나무의 동행'
삼나무가 강풍에 뿌리가 뽑혀 이웃한 사스레피나무 가지 사이에 걸려
뿌리 반쯤이 땅속에 남게 되어 살아남았다.
수년간 수피가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사스레피나무가 버팀목이 되었고,
삼나무는 다섯 가지를 줄기처럼 뻗으며
두 나무는 단단히 하나로 결합되었다.



제주사람들은 '쑥쑥 크는 나무'라는 뜻으로
삼나무를 '숙대낭'이라고 부르는데
온난 다습한 제주 환경과 잘 어울려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손바닥처럼 편평한 편백나무 잎과는 달리
삼나무 잎은 돌려나는 잎이 바늘처럼 뾰족해 쉽게 구별된다.



'제주 토종 '조밤나무' 판근에서 제주인의 조냥정신을 떠올려본다'
판근은 땅 위에 판 모양으로 노출된 나무뿌리이다.
습지에서 몸을 지탱하거나 습지가 아닌 곳에서 바람에 버티기 위해
형성되는 뿌리로 수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햇볕을 받으며 살아남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겹게 살아남았다.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 주변에 살다 오름으로 돌아간다'
애잔한 마음이 드는 산담
제주사람들은 무덤을 '묘'라 부르기보다 그냥 '산'이라 하고
묘 주변에 돌담을 쌓아 울타리를 만드는데 이를 '산담'이라 부른다.
산담을 쌓는 이유는 방목 중인 소와 말이 무덤을 훼손하는 것을 막고,
매년 봄 목초지를 태우는 '방애불'이 무덤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곶자왈은 제주에 있는 독특한 지형을 말한다.
제주어로 '곶'은 숲을, '자왈'은 자갈이나 바위 같은 암석 덩어리를 뜻하는데
불규칙하게 암석들이 널려있는 지대에 자연 형성된 숲을 말한다.
내창은 '시내'를 뜻하는 제주어로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든 불규칙한 돌무더기로
계곡을 이루며 물 없이 자라는 신비의 나무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구성하는 곳이다.
흙이 부족해 땅 속으로 뻗어나가야 할 나무뿌리가 지면 위로 드러나
상부 뿌리가 판모양처럼 생긴 '판근'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바위를 움켜잡고 있는 우람한 나무뿌리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돌은 낭 으지허곡 낭은 돌 으지헌다'
(돌은 나무를 의지하고 나무는 돌을 의지한다는 제주 속담이다.)
제주에서는 나무의 뿌리가 돌을 뚫거나 돌을 갈라지게 하기보다는 돌을 감싸 안으며 자란다.
제주의 돌(현무암)은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송송 뚫려 있고
그 구멍에 수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나무도 풀도 자라게 한다.




탐방로 정비사업으로 통제한다는 현수막
아쉽지만 간드랑낭길(시원한 나뭇길)을 뒤로하고 물통 방향으로 진입한다.


숲을 빠져나와 광장으로 들어서자
익어가는 정금나무 열매가 눈에 들어온다.



생태는 가족이란 의미로
숲에 들어오는 순간 나도 숲의 한 가족이 된다.
나무도 개성이 있어 각기 다른 수피와 꽃과 열매를 맺고
나무도 가족이 있어 어린나무, 형제나무, 어미나무가 있다.
숲 속에 있는 나무들은 서로 경쟁하지만 협력하며 더불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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