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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노꼬메 상잣질

by 고니62 2026. 4. 17.

노꼬메 상잣질(2026.4.15. 수)

 

간밤에 쉴 새 없이 퍼부어대던 봄비가 그치고  

따스한 햇살과 향기 품은 바람, 맑음이 펼쳐지는 드넓은 목초지 

따뜻한 온기로 나무 잎새는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자연의 사랑을 먹고 자란 봄을 깨우는 소리가 넘쳐난다.

 

[제주시 방향]
[한라산 방향]
[족은노꼬메]
[상잣질 안내판]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상잣질 

조선시대에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인 잣성 

중산간 해발 150~250m 일대의 하잣성, 해발 350~400m 일대의 중잣성, 

해발 450~600m 일대의 상잣성으로 구분되는데 

상잣성은 말들이 한라산 삼림지역으로 들어갔다 얼어 죽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하잣성은 말들이 농경지에 들어가 농작물을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수암, 소길, 장전공동목장이 속해있는 5 소장은 

말굽형 모양인 노꼬메오름 주변으로 상잣성이 이루어져 있었지만 많이 무너져 

오름~목장탐방로를 조성하여 아름다운 제주목장과 중산간의 목축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상잣질을 조성하였다.

 

[큰노꼬메]
[족은노꼬메]

애월의 숲을 지배하는 노꼬메 

전형적인 이등변삼각형 모습을 한 '큰노꼬메'의 위엄과 

이웃한 부드러운 모습의 경사가 낮은 어머니 품처럼 다정다감한 '족은노꼬메'는 

정답게 마주 앉아 있어서 '형제오름'이라고도 부르고 

멀리서 보면 오름 모양새나 형체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모습이 

하나의 오름으로 착각이 든다.

 

[올벚나무]

봄을 부르는 생명이 속삭이는 상잣질 

봄바람 휘날리며 벚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4월의 상잣질에는 

짧은 봄날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 주는 숲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올벚나무' 

변산아씨 '변산바람꽃'이 봄바람 타고 떠나버린 자리에는 

종달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 '현호색'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되었다.

 

[현호색]
[5소장]

조선시대의 10소장과 산마장을 군유지 또는 마을 단위 공동목장으로 분할하여 

중산간 초원지대에 잣성을 새로 쌓거나 정비하고 10개의 목장을 조성하여 우마 등을 방목하였다.

잣성길 따라 펼쳐지는 무대, 천남성의 봄의 왈츠가 시작되었다.

 

[천남성]
[천남성]
[산쪽풀]

멈춰진 초록의 시간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돌담 위에 이끼 

그 아래에는 초록초록 '산쪽풀'이 자람 터를 넓혀간다.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넓게 펼쳐지는 푸르름을 더해가는 목초지, 

탁 트인 그림같이 펼쳐지는 풍광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궷물오름]
[상잣질]
[상잣질]

봄을 여는 숲 가장자리 

햇빛이 다녀가고 바람이 길을 만든 곳에는 어김없이 끈질긴 생명력 

작은 돌 틈에도, 땅바닥에도, 나뭇잎을 이불 삼아 봄을 깨우는 소리가 넘쳐난다.

 

[그늘별꽃]
[벌깨냉이]
[개구리갓]
[개감수]
[큰개구리발톱]
[남산제비꽃]
[잔털제비꽃]
[개족도리풀]
[개족도리풀]
[개족도리풀]
[큰천남성]
[윤판나물아재비]
[풀솜대]

이른 봄, 일찍 기지개 켜던 작은 들꽃들은 

흔적을 남기고 봄바람 타고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늦둥이들은 막바지 짧은 봄을 노래한다.

 

[큰개별꽃]
[산괭이눈]
[흰털괭이눈]
[증의무릇]
[새끼노루귀]
[꿩의바람꽃]
[변산바람꽃]
[세복수초]
[세복수초 꽃길에는 현호색이 바통을 이어간다.]

초록 치마에 샛노란 저고리로 갈아입은 '세복수초' 

황금접시꽃길을 만들어주었던 세복수초는 무성하게 자라고 

하얀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린 가냘픈 몸으로 한껏 뽐을 내던 변산아씨 '변산바람꽃'은 

흔적만 남기고 봄바람 타고 멀리 떠나버렸다.

 

[현호색]
[현호색]
[현호색]
[상산]
[으름]

상잣질 가장자리, 걸을 때마다 봄을 밟는 소리 

바람도 멈춘 따스한 햇살에 빗장이 열린 봄 

연둣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짙은 향기로 채워가는 '상산'의 시원하고 향긋한 내음 

봄바람에 코 끝을 자극하는 '으름'의 은은한 향 

꾸미지 않아도 자연이 묻어나는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고로쇠나무]
[상잣질 안내판]

언제 걸어도 힐링이 되는 숲길 

막 돋아나는 생기있는 연둣빛 새순, 

새들의 예쁜 지저귐과 간간이 불어오는 작게 흔들리는 바람, 

길을 걸으며 사소한 일에 감동을 받고 

숲이 주는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쉬엄쉬엄 걷다 보면 마음까지 여유로워진다.

 

[한라산]

하늘에서 봄바람에 춤을 추는 듯 

연둣빛 새순이 연분홍 꽃망울을 털어내기 시작하는 '올벚나무' 

출렁이는 목초지 너머로 한라산의 아름다움에 잠시 차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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