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를 품은 '병아리꽃나무'
나무이야기21
◆ 장미과 / 낙엽활엽관목
◆ 학명 : Rhodotypos scandens (Thunb.) Makino
◆ 꽃말 : 의지와 왕성
꽃샘추위가 긴 여행을 떠나버린 날~
잠시지만 따뜻한 봄날 하루와 길동무되어 산책로 따라 걷다 앙상한 나무가지 끝에 매달린 자그마한 까만 열매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오래전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겠지만 처음으로 다가가는 마음은 설렌다.
우유빛 순백색의 꽃을 병아리에 비유하여 '병아리꽃나무'라고 붙여졌다고 하지만 삐약거리는 노란병아리가 어미닭을 쫓아다니는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이 연상된다.
병아리꽃나무는 관목(키 작은 나무)으로 1~2m정도 자라는데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고 주름진 잎이 특징이다.
작은키는 새들과 곤충들을 불러 모으며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준다.
꽃은 4~5월에 어린가지의 끝부분에 하나씩 달리는데 하얀색꽃이 핀다.
4개의 꽃받침조각은 달걀모양으로 톱니가 있으며 꽃잎은 4개로 원모양을 하고 있고, 꽃잎 안에는 짧지만 많은 수술과 4개의 심피가 보인다.
9~10월에 익는 타원형의 핵과는 3~4개가 모여 달리는데 까만색으로 광택이 나며 이듬해 봄까지 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명으로 병아리꽃, 개함박꽃나무, 대대추나무 등으로도 불리고 한자명으로 '계마(鷄麻)'라 하여 원기를 회복하는 약재로 사용한다고 한다.
병아리꽃나무의 원산지는 한국, 일본, 중국으로 우리나라에는 해안가 낮은 산지에서 볼 수 있는데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경상북도 포항시에 병아리꽃나무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찾아갈 길은 막막하고...
잠깐 들렀던 수목원에는 우유빛 네장의 동그란 꽃잎이 유혹하듯 활짝 피어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까맣게 익은 흑진주 열매로 가락지를 만들어 소꼽친구에게 자랑하고픈 마음도 생겨나고,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수로 밀원용으로 식재하지만 좀처럼 만날
수 없었기에 이 아이와의 첫 만남은 아직까지도 설레임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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