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알 꽃 '박태기나무'
나무이야기18
◆ 콩과 / 낙엽활엽관목
◆ 학명 : Cercis chinensis
◆ 꽃말 : 사랑과 우정, 배신, 배반, 불신감
오래 전 공원 산책길에 나섰다가 로타리를 막 지날 무렵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수십마리의 진분홍 나비가 곱게 내려 앉은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박태기나무는 쌀을 튀긴 모습 같기도 하고,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가 달려 있는 모양이 밥풀과 닮아서 생긴 이름이다.
꽃이 핀 모습이 밥알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박태기나무는 일부 지방에서는 '밥티나무'라 불러지고 있고 콩과 식물 생김새가 그렇듯 칼 모양처럼 생긴 꼬투리가 달린다고 해서 '칼집나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 잎이 돋아나기 전에 자그마한 자주색 꽃봉오리가 가지마다 다닥다닥 수북하게 달리더니, 진분홍 꽃망울이 하나 둘 터지기 시작하면 그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한다.
활짝 핀 꽃 모양은 쌀을 뻥튀기한 쌀밥처럼 생긴 모습이 4월 말이 되면 나무 전체가 꽃방망이가 되어 군무를 추는 듯 장관을 이룬다.
꽃이 질 무렵이면 심장모양의 도톰한 잎이 어긋나게 돋아나기 시작하는데 광택을 내는 붉은 빛이 도는 잎이 달린다.
어린 잎은 점점 자라면서 손바닥만한 하트 모양의 잎이 아름답게 나무 전체를 녹색으로 감싼다.
8~9월 어른 손가락 길이 정도의 칼집 모양으로 생긴 꼬투리가 무더기로 달린다.
이른 봄 잎이 나오기 전에 자주색 꽃을 피우는 박태기나무는 중국이 원산이다.
한자로 자형화(紫荊花)라 불리는데, 동양에서는 화목한 형제애를 상징하지만, 서양에서는 '유다의 나무(Judas tree)'라고 한다.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이 나무에 목매어 죽은 나무라는 연유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박태기나무의 붉은 꽃은 예수를 팔아버린 죄책감으로 흘린 피를 상징하고 심장모양의 잎은 아픈 마음을 상징한다고 하니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는 과정을 떠올려 보니 그럴 듯 하다.
추위에 강하고 햇빛을 좋아하는 박태기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과 더블어 잎이 나기 전에 피는 봄꽃으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박태기나무는 사찰이나 공원, 가정 정원에서 자주 보이는데는 화려한 밥알 꽃과 특이하게 생긴 하트모양의 잎, 칼집 모양의 꼬투리가 아름다운 모습에 조경수로 사랑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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