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사랑 '사위질빵'
나무이야기20
◆ 미나리아재비과 / 덩굴성 낙엽관목
◆ 학명 : Clematis apiifolia
◆ 꽃말 : 비웃음
'차칵 차칵 차칵'
쉴새없이 감귤 따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방풍림 주변에는 자기들의 늦은 도시락을 따버린다고 야유를 보내는 새들의 반란도 시작된다.
한여름 더위가 지나갈 무렵 다른 물체를 칭칭 감고 올라갔던 하얀무리는 감귤농장 한켠에 바람개비 모양을 한 은백색의 열매가 눈에 들어온다.
사위질빵은 햇빛이 잘 드는 산지나 들,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질빵풀이라고도 한다.
어린 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줄기는 한방에서 '여위(女萎)'라 하여 열이 날 때나 설사, 부종 등에 사용하고 통증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꽃은 7~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꽃차례가 나와 취산꽃차례 또는 원추꽃차례로 하얗게 무리지어 피는데 꽃잎은 퇴화해서 없고 십자가모양 4장의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이는데 안쪽으로 암술과 수술이 나와 있고 꽃밥은 선형이다.
9월의 열매는 수과로 털이 난 암술대가 열매에 달려 겨울까지 줄기에 매달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하얀 깃털은 짧게 밑으로 처진다.
바람개비 모양을 한 은백색의 날개는 솜털처럼 바람타고 멀리까지 날아가 자손을 퍼트린다.
사위질빵은 3m까지 자라는데 3장의 잔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끝이 뾰족한 작은잎 가장자리는 작은 톱니가 보이고 뒷면에는 털이 보인다.
예전에는 가을걷이 철에 사위는 처가의 일을 도와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사위에게 늘 미안한 장모는 산이나 들에서 나는 대부분의 덩굴식물들은 질겨 좀처럼 끊어지지 않지만 덩굴이 가늘고 약해서 유독 잘 끊어지는 덩굴로 지게멜빵을 만들어 사위에게 지게 했다는 데서 '사위질빵'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백년손님인 귀한 사위에게 힘든 일을 덜어주게 하려고 잘 끊어지는 덩굴로 질빵을 만들어 쉬엄쉬엄 하란 뜻에서 장모의 애틋한 사랑이 느껴진다.
사위질빵이 하얀 바람개비가 되어 흩날릴때 쯤이면 노랗게 익은 감귤은 익을 대로 익어 일손이 늘 모자란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감귤따는 일을 도와주지만 농부의 근심은 늘어만 간다.
11월에 내린 비는 장마철인 듯 착각을 일으키며 오랫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햇살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루를 바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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