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늦은 도시락 '떡윤노리나무'
나무이야기22
◆ 장미과 / 낙엽 활엽 소교목
◆ 학명 : Pourthiaea villosa var. brunnea (H.Lev.) Nakai
◆ 꽃말 : 전통
한라산에 첫눈 소식이 들려온다.
끝없이 이어졌던 안개 낀 어두운 숲 터널을 막 지나 사방이 훤히 드러난 꽁꽁 얼어버린 샘터를 지날쯤 가을 내내 탐스럽고 빨갛게 익었던 새들의 늦은 도시락은 빛바랜 모습으로 얼음 속에 갇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이 안스러워 보인다.
한국의 민속놀이, 지금은 많이 사라진 풍경이지만 집안의 대소사(大小事)가 있을 때 빠지지 않는 즐길거리...
윷을 만들기 알맞은 나무라 하여 불리게 된 떡윤노리나무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제주에서는 한라산 중턱 해발 1,200m 이하의 산기슭에서 볼 수 있는데 추위에 강하고 양지에서 잘 자란다.
어린가지와 꽃자루에는 털이 보이는데 윤노리나무보다 잎이 두껍고 잎자루가 짧다.
어긋난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가 보이고 가지 끝에서 뭉쳐나는데 잎 뒷면에는 털이 보인다.
5월에 산방화서로 피는 하얀꽃은 백색털이 빽빽하게 보이는데 꽃잎은 달걀모양의 원형을 하고 있고 많은 수술이 보인다.
꽃받침은 5개로 털이 보인다.
타원형의 달걀모양 열매는 9~10월에 붉게 익는다.
윤노리나무는 농기구용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소의 코뚜레에 이용해서 '소코뚜레나무' 라고도 불리는데 종류가 많아 구별하기가 까다롭다.
한방에서는 윤노리나무 뿌리를 설사를 그치게 할 때 사용한다고 해서 모엽석남근(毛葉石楠根)이라고 부른다.
유난히 많은 비를 뿌렸던 11월 장마가 끝나고 오랫만에 맑게 갠 겨울 하늘은 햇빛의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오름 한 켠에는 초록잎을 땅에 떨구고 앙상한 나무가지에 빨간 열매를 대롱대롱 매달고 서 있는 떡윤노리나무는 새들의 늦은 도시락이 되어 파란하늘과 벗삼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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