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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하얀 부케 '덜꿩나무'

by 고니62 2015. 2. 14.

하얀 부케 '덜꿩나무'

나무이야기16




인동과 / 낙엽활엽관목

학명 : Viburnum erosum Thunb. 

꽃말 : 주저




꿩이 되려다 만 나무.  

들꿩을 지칭하여 부르게 된 이름.

열매를 들꿩이 좋아한다고 해서 들꿩나무로 불리다가 '덜꿩나무'로 불리게 된 나무.

햇볕이 잘 드는 산기슭이나 숲 속 낮은 곳에 잘 자라지만 그늘진 음지, 추위와 메마른 땅에서도 잘 견디는 덜꿩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볼 수 있다.




덜꿩나무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산기슭이나 오름 자락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이다.

시골스런 이름이지만 도시보다 더욱 세련된 순수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갔던 나무이다.

이름을 모르던 시절엔 우산 살 모양의 꽃받침 위에 순백의 꽃이 뭉게구름이 떠 있는 듯, 오월의 신부가 든 부케을 닮아 넋을 잃고 쳐다 봤었다.

이름을 알고 나서는 가막살나무와 자꾸 헷갈려 했던 나무이기도 하다.







마주나기 한 잎을 만졌더니 융을 만지듯 매우 부드러운 느낌이다.

4~5월 가지 끝에서 낙하산이 사뿐히 내려 앉은 듯 순백의 꽃송이가 모여 피면 어둡던 숲 속에선 활기차면서도 바쁘게 숨을 들이 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순백의 꽃은 좋은 향기를 내 뿜으며 벌과 나비의 쉼터가 되어준다.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는데 별 모양의 털이 보이고, 달걀 모양의 둥근 모양 꽃갓은 5갈래로 갈라지는데 활짝 벌어진 모습이다.

수술은 5개이며, 수술대는 꽃갓보다 길게 뻗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듯 하다.

암술은 1개인데 암술머리는 3갈래로 갈라진 모습이 가막살나무와 너무나도 닮은 모습이 이종 사촌처럼 보인다.





가을이 오면 부채살 모양으로 갈라져 피었던 자리엔 탐스러운 빨간 열매가 그 자리를 지켜준다.

멀리서도 다닥다닥 가지 끝에 달려 있는 붉은 열매는 새들의 늦은 도시락이 되어 허기진 배를 채워주지만 신맛이 나는 덜꿩나무는 새들에겐 아무런 의미는 없는 듯 하다.

어린 열매는 식용으로 사용하고 나무는 땔감으로 쓰이기도 한다.




덜꿩나무는 잎자루가 짧아 줄기에 바짝 붙어 있고, 열매는 둥근 달걀 모양이다.

잎은 작고 잎 끝이 조금 길게 좁아지고 잎 가장자리는 깊고 뾰족한 이빨 모양의 톱니가 보인다.

잎자루 밑에 있는 턱잎은 덜꿩나무에만 보인다.





가막살나무는 잎자루가 길어 줄기와 뚜렷하게 떨어져 있고, 열매는 붉은 팥처럼 긴 계란모양을 하고 있다.

잎은 달걀모양의 넓고 둥근 모양이 덜꿩나무보다 길이와 폭이 크고, 톱니가 드물게 있다.

덜꿩나무가 피어 거의 떨어질 즈음에 가막살나무가 피기 시작하면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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