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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편백나무가 아름다운 '고이오름(고이악)'

by 고니62 2015. 12. 17.

편백나무가 아름다운 '고이오름'(2015.12.15.화)

 

남원읍 한남리에 위치한 고이오름은

표고 302m로 말굽형 형태를 하고 있는

정상부의 등성이는 완만하고 전망이 탁 트여 있습니다.

 

오름 형국이 고양이가 웅크린 모습을 닮았다는 뜻과

이 오름에 고양이가 살았음에 연유하여 고이악(高伊岳), 고리악(高狸岳)이라 합니다.

위미리 공동목장 안에 위치한 오름으로

자배봉 서쪽으로 난 농로를 따라 오름 입구에 이를 수 있습니다.

 

[고이악 가는 길에 만난 '빌레못']

 

자배봉 입구는 한창 공사중이라 고이악 진입로를 막아버린 탓에

한참을 헤매다 찾은 목장 진입로에는 빌레못이 마중을 나와 있네요.

고이악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신났습니다.

 

 

위미리 공동목장 안에 위치한 고이악은

목장의 철문을 통과해서 목장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면 오름 초입이 나오지만

나오는 길에 간혹 목장 철문이 닫혀서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고 하네요.

 

 

고이악을 찾는 오르미들이 별로 없어 한적한 숲길~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는 길이라 주위는 더 메말라 보입니다.

목장에는 소떼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말라버린 소똥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네요.

 

드넓은 목장에도 계절을 잊은 들꽃들이

 잠시 쉬어가라고 연지, 곤지 찍은 얼굴로 유혹을 합니다.

 

[미역취]

 

[가시엉겅퀴]

 

 

오솔길을 빠져 나오니 고이악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고양이가 웅크린 모습을 닮았다고 하지만 나무가 많이 자란 탓인지 구별이 어렵네요.

여느 오름도 그렇지만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완만한 모습의 등성이는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편백나무 숲]

 

오름 사면에는 삼나무와 소나무가 조림되어 울창한 숲을 이룬 모습이 보입니다.

삼나무길을 지나니  등성이에는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데 

오름의 등성이는 완만하고 느슨하지만 오름을 오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느 오름이나 삼나무와 소나무, 팬백나무가 어우러지지만

대부분의 숲은 편백나무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이악의 매력이 여기에 있는 듯 합니다.

 

[뱀톱]

 

 

 

 

[정상에 설치된 간이전망대]

 

평평한 등성이로 이어지는 정상은

2개의 경방초소와 별도로 간이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네요.

전망대는 허름한 탓에 조금은 불안하긴 하지만 막상 올라가 보면

하늘 아래 아름다운 풍광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정상에서는 자배봉의 부드러운 능선과

지귀도~예촌망~제지기오름으로 이어지는 오름 군락은 가슴을 뻥 뚫리게 합니다. 

 드넓은 고사리밭과 숲이 펼쳐지는 진풍경 또한 장관입니다.

우리가 타고 왔던 넉대의 자동차도 줄지어 있는 모습도 보이네요.

 

 

정상에 우뚝 솟아 펄럭이는 '산불조심'을 뒤로 하고

아쉽지만 올라왔던 반대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누군가 자기와의 약속을 했나 봅니다.

죽기 전까지 해야할 일은 3,000개의 산 오르기...

꼭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편백나무 숲을 빠져나오니 드넓은 고사리밭이 펼쳐집니다.

고사리철이 되면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고사리꺽기를 하는 빠른 손놀림이 보이는 듯 합니다. 

 

 

[꽃향유]

 

가을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꽃향유도

퇴색된 모습으로 긴 여행을 떠나려나 봅니다.

 

많은 오름의 이름을 불러 보지만

고이악은 좀처럼 특별나지도 탐나지도 않았던 오름이라

달랑 고이악을 찾기엔 쉽지 않은 탓에 주연보다는 조연으로 찾는다면 좋을 듯 하네요.

오름으로 가는 길이 결코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드넓은 태역밭과 조림되어진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등성이에 편백나무 숲은 고이악의 매력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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