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보다 아름다운 '누리장나무'
나무이야기25
◆ 마편초과 / 낙엽활엽 관목
◆ 학명 : Clerodendron trichotomum
◆ 꽃말 : 깨끗한 사랑
여름이 끝날 무렵~
우산을 쓰고 걷는 숲길은 어둡지만 운치가 있어 기분좋은 하루를 열어 준다.
한참을 걷다 비에 흠뻑 젖은 누리장나무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우산을 땅에 떨어뜨린채 한참을 들여다 본다.
영양제가 흔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집집마다 밥을 먹지 않거나 허약할때 어머니가 챙겨주셨던 원기소...
숲 속에서는 어릴적 보약인줄 알고 먹었던 원기소향이 코를 자극한다.
줄기와 잎을 손으로 비비면 '누린내가 난다'하여 '누리장나무'라고 하는데 그리 향긋하지 못한 냄새는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취오동, 구릿대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햇빛이 잘 드는 양지에서 자라지만 산기슭이나 숲 가장자리에는 어김없이 누리장나무가 침입자로부터 보호해주는 보디가드 역할을 해준다.
8~9월에 여러 갈래로 갈라진 가지 끝에서 흰색 또는 연분홍 통꽃은 취산꽃차례로 모여 피는데 강한 냄새가 난다.
암술과 수술은 꽃잎 밖으로 길게 나와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4개의 수술이 앞으로 뻗어 나와 곤충들을 유혹하면 쳐져 있던 암술에서 수분이 이루어진다.
깊게 갈라진 5개의 붉은색 꽃받침은 청색의 열매를 감싸고 있다가 열매가 익으면 활짝 벌어진다.
10월의 청색 열매는 염료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겨울 늦게까지 나무에 달려 있어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 아름다운 모습은 새들의 눈에 띄어 새들의 먹이가 되어 자기들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전략을 세운 영특한 누리장나무이다.
손바닥만한 마주난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끝은 뾰족하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한방에서는 뿌리를 감기에 치료하기도 한다.
녹색잎이 달려 향긋하지 못한 냄새에 이끌려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나무는 어느새 여름의 끝자락에 연분홍 아름다운 통꽃으로 피어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늦은 겨울까지 붉은 꽃받침에 청색을 띠고 있는 열매는 브로치나 사파이어반지보다 더 사랑스런 모습으로 유혹을 한다.
아름다운 보석을 내 손가락에 끼우면 '몇 캐럿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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