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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솔향기 '들레오름'

by 고니62 2016. 6. 19.

솔향기 '들레오름'(2016.6.18.토)


들레오름은 제주시 월평동에 위치한

표고347.9m, 비고 40m로 말굽형태를 하고 있는 야트막한 오름이다.

'들레'의 어원은 '돌(달)' 또는 '드르(들)'의 변화인 듯 하고

월평마을의 옛 이름인 '다라곶'과 관련한 것으로 미루어진다.

'다라곶'은 '숲이 많은 들판'으로 해석된다.

한자어로 월평봉(月坪峰), 월하악(月下岳), 월래악(月來岳)으로 표기하고 있다.

월평은 달 모양의 들판을 뜻하는 것으로

들레오름의 들레는 月과 관련된 '돌레'인지, 坪과 관련된 '들레'인지 확실하지 않다.


영주고등학교 맞은 편 오름으로 가는 임도가 보인다.

대문을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리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초록정원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뜰보리수가 여름을 알린다.



[뜰보리수]


뜰보리수는 보리수나무과/낙엽활엽관목이다.

4~5월에 나팔모양 연한 황색꽃이 피고, 6~7월 긴타원형의 붉은색 열매는 핵과이다.

붉은열매는 떫은맛이 남아 있지만 먹을 수 있다.

꽃말은 '부부의 사랑'이다.

일본 특산종으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데 보리수나무와는 비교된다.

보리수나무는 봄(5~6월)에 꽃이 피고 가을(10~11월)에 열매가 익는다.


일찍 찾아온 여름~

뜰보리수가 바쁘게 움직인다.

 빨간열매로 침샘을 자극하는걸 보니 날아가던 새도 잠시 쉬어간다.

빛나는 아름다움보다는 떫은맛을 알아버렸는지 실속을 찾아 날아가버린다.

역시 이 아이는 관상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초록이 짙어가는 6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오름이 생각난다.

작년에 올라보지 못해 아쉬웠던 친구의 친정을 찾았다.

확실한 이름을 찾을 수 없어 더 궁금했었는데 어머님 말씀으로 동산이 아닌 오름이란다.

어머니께서 자세하게 오름의 유래를 설명해 주신다.


오름을 오르는 들머리 계단은 깔끔하게 정리했다.

제일 먼저 주렁주렁 매달린 서어나무 열매가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서어나무]


[산뽕나무]


[덧나무]







[산수국]


소나무 아래 산수국길이 길게 이어진다.

저녁부터 첫 장맛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파란물감을 풀어놓은 듯 활짝 핀 산수국이 반갑게 길을 내어준다.

물을 좋아하고 가화(거짓꽃)가 아름다운 수국이 필때면

물이 들어온다며 걱정스럽게 소곤거리던 할머니의 정겨운 얼굴이 떠오른다.


[개망초]


[미국자리공]


[가시엉겅퀴]


[서양민들레]


[쉼터]


등성이에는 낡았지만 편안하게 보이는 긴의자가 보인다.

들레오름은 남쪽으로 완만한 구릉지대를 이루지만

북쪽 사면으로는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 솔숲으로 오름의 형태를 보인다.

서사면쪽으로 반달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고

남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이루며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는데

화구 아래에는 밤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고 하지만

불량한 복장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 더 이상 진입이 힘들어 확인이 어렵다.

경계를 표시한 정상이 보인다.


사방이 소나무로 둘러쌓인 상큼한 솔향이 짙어가는 6월의 숲은

힐링을 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안겨준다.








[송엽국]


계단을 내려오니 자그마한 연못에 정갈나게 피어난 백수련이 기다린다.

바위틈 수수했던 하얀 돌단풍은 송엽국에게 바턴을 넘겨주었다.



[백수련]


[약모밀(어성초)]


[감자]


[낮달맞이]



[개모밀덩굴]


[백정화]


[바위취]


햇살과 바람, 초록의 싱그러움은

모두에게 살아가는 힘을 불어 넣어준다.

닫혔던 문을 열고 흘러가는 구름, 하늘을 보는 여유도 가져본다.

친구가 차려준 정갈하고 정성담은 어머니밥상을 사랑으로 담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