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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숲을 품은 '저지오름'

by 고니62 2016. 7. 4.

숲을 품은 '저지오름'(2016.7.3.일)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저지오름(楮旨岳)은

표고 239.3m, 비고 100m, 깔대기 형태를 띤 원형의 분화구를 갖고 있다.

오름의 모양새가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고

한경면을 대표하는 오름이다.

저지의 옛 이름이 '닥모루', '닥몰'로 닥나무가 많았다는 데서 '닥몰오름',

오름의 모양새가 새의 주둥이와 비슷하다 하여 '새오름'이라 부른다.

저지오름은 마을 이름이 '저지'로 되면서 생긴 한자명이다.

정상까지는 1.9km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새별오름을 지나면서

 오락가락 장맛비와 짙은 안개는 가시거리가 짧아

모두가 안전운전을 한다.




드디어 도착한 저지리는 잠시 장맛비가 멈췄지만

우리를 기다리는건 고온다습한 불쾌지수가 높은 날씨다.


허허벌판이던 민둥산 오름(저지오름) 일대에는

예전에 초가집을 덮을 때 사용했던 새('띠'의 제주어)를 생산하던 곳이었으나

주민들이 나무를 심으면서 울창한 숲은 '생명의 숲'으로 지정되었다.

2007년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생명상)을 수상했다.

는 안내글이 보인다.




오름 이정표 표시대로 돌담길 따라 걷다보니

오름 들머리에는 작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화장실이 보인다.

단단하게 보이는 현무암으로 만든 돌계단과

탐방로에는 친환경 매트가 깔려 있어 등산화에 닿는 푹신함은 기분좋은 아침을 열어준다.


오름 정상을 먼저 오른 후 분화구 둘레길을 돌아 내려오기로 하고

출발합니다.






저지오름은

분화구를 중심으로 사면이 가파르면서 둥근산체를 이루고 있다.

오름 전사면은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삼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예덕나무, 보리수나무 등 잡목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울창한 자연림으로 오름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이 계속 이어진다.


안개 속으로 들어오는 아름다운 길에 정신이 팔린 동안

제주에서 '한달 살아보기'로 머무른다는 중년부부가 잠시 기다려주신다.

숲은 누구에게나 쉼터이면서 힐링으로 마음을 치유해준다.





[정상 전망대]


고산 앞바다와 비양도, 산방산까지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전망대는

북경~독도~서울~한라산의 거리를 표시한 방향표지판이 이색적이다.

짙어가는 운무는 전혀 앞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만이 남는다.




[생달나무]


둘레길을 내려오는 동안 말끔하게 정돈된 숲길은

'생명의 숲'이라는 상징에 맞게 마을사람들이 오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기이한 모습의 생달나무가 잠시 길을 멈추게 한다.

소나무 아래는 장맛비에 흠뻑 젖은

부생식물 '대흥란'이 가슴을 설레이며 초록세상을 꿈꾸게 한다.



[대흥란]


대흥란은 난초과/여러해살이 부생식물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된 희귀식물이다.

오랜기간 나뭇잎이 쌓여 썩은 부엽토에 뿌리를 내려

나머지 영양분으로 살아가는 특이한 모습은 잎이 없고 마디에 잎집 비슷한 것이 보인다.

중산간 오래된 숲이나 해안가 소나무숲에서 보인다.

7~8월 흰바탕에 홍자색 꽃이 핀다.


[거지덩굴]


[노랑하늘타리]


[개망초]



[주홍서나물]


[산수국]


[선밀나물]


[담쟁이덩굴]


[봉의꼬리]








정상에서의 시원한 바람은 등줄기 땀을 말렸지만

내려오는 내내 습한 날씨탓에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힌다.

빽빽하게 둘러싸인 초록의 기운은 신비로움으로 아름다운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장맛비에 떨어진 노랑하늘타리는 숲 속의 운치를 더해준다.




제주올레 13코스가 끝날 즈음 13코스의 하이라이트 '저지오름'이 시작된다.

저지오름의 정상을 오르고 둘레길을 빠져나오면

제주올레 14코스 시작점인 저지예술정보화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오름과 숲, 그리고 마을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저지마을

제주의 오지이며 척박한 땅 '웃뜨르'('윗쪽 들녁'의 제주방언) 농촌마을은

마을 한복판에 수호신처럼 자리한 저지오름 주위로 작은 마을들이 모여 있다.

옛날 생활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무성한 숲의 생명력과 초록의 싱그러움은

매력있는 오름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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