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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돌담이 아름다운 '하가리'

by 고니62 2016. 8. 10.

돌담이 아름다운 '하가리'(2016.8.10.수)


돌담이 아름다운 연꽃마을 하가리는

동쪽으로 신엄리, 서쪽으로 상가리, 남쪽으로 용흥리와 소길리,

북쪽으로 고내리와 인접해 있는 문화와 민속이 살아있는

전형적인 중산간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는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못과 샘이 있고

 전통초가와 연자매, 보호수, 옛 선인들의 숨결이 깃든 올레길과 돌담이 잘 보존되어 있고

 3,000여평의 연화못에는 7~8월 뜨거운 여름의 태양 아래 수련과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나

도민을 비롯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한바탕 퍼부어대던 소나기는 여름의 끝인가 했더니

찜통더위는 폭염으로 이름을 달리하며 해가 뜨면서 시작된다.

그늘이 고맙고 작은바람이 고마움을 느끼며

마을회관을 시작으로 마을길~연화못~더럭분교장까지

하가리의 아름다움을 담아본다.


할아버지 연세만큼 하가리를 지켜온 팽나무의

짙은 녹음은 그늘을 만들어 누구에게나 잠깐씩 쉬어가는 쉼터가 되어준다.

고향은 늘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잣동리 말방아]


하가리의 '잣동네'라는 동네 이름을 따와서

 붙여진 이름으로 1950년대 이전까지 사용하였다.

제주에서는 대부분 밭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이를 도정하기 위해 만든 말방아로

다른 연자매(제주에서는 '말방아'라 한다.)들에 비하여 규모가 갖추어졌을 뿐더러

말방아간도 비교적 튼튼하게 지어졌다.



[둥근잎나팔꽃]


돌담 뒤로 고내봉이 살짝 보인다.

돌담을 타고 줄기를 뻗어나가는 밭작물들은 소박한 농촌 마을의 삶이다.

고향내음이 물씬 풍기는 살맛나는 세상에 잠시 동화된다.


[수세미]



[호박]


[작두콩]


[문형행 가옥]


이문간이 없고 올레가 긴 제주의 초가로

거릿길(마을안길)에 인접하여 대지 안에 안거리(안채), 밖거리(바깥채), 우영(텃밭),

안뒤(안거리의 뒤쪽에 있는 뜰이나 텃밭), 눌왓(소의 먹이인 건초를 쌓아 올리는 장소),

쇠막(소외양간), 통시(화장실, 돼지우리)로 이루어졌다.



[산귤나무('산물'은 제주어)]



[수대기팡(물허벅팡)]


물허벅(물동이)에 동지천 식수를

등에 지고 각 가정으로 오다가 쉬어가는 곳으로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 70년대 초까지 이용하던 쉼팡이다.


[고내봉]


[冬至泉(동지샘이)]


샘의 이름은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한겨울 온 세상이 얼어도 샘의 특성상 얼지 않고 이용했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1936년도에 하가리 전주민의 역량을 모아 샘을 만들었으며  

1970년대까지 마을에 중요 행사시

특히 제사나 경조사시에 반드시 이 식수로 연명했다고 전해진다.




[팽나무 쉼터]


[소나무 2그루의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답다.]



[장지동산]


연화못 바로 근처에 있는 장지동산은

오래된 소나무 2그루와 팽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준다.

개인사유지에 새로 짓는 건물 옆으로

300년이 넘은 보호수 '팽나무'의 가지가 길게 뻗어 위태해 보인다.


검게 익어가는 천선과나무 열매는

쉬어가는 나그네들의 훌륭한 간식으로 정신없이 따 먹는다.

새들의 늦은 도시락으로 그냥 놔둬도 좋으련만...


[천선과나무]


[멀꿀]


[배롱나무(목백일홍)]


[망초]


[좀닭의장풀]


[닥풀]


[쇠비름]


[채송화]


돌담 밑에는

화려하지만 청초한 모습의 채송화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고향집 마당은 물론 마을 구석구석마다 눈에 띄는 곳이면 봉선화와 채송화가

여름꽃으로 수를 놓았지만 점점 보기 힘든 꽃이 되었다.


[봉선화]


[유홍초]


[계요등]


[풍접초]


[오당빌레 할망당(허물당)]


당명은 하가리 오당빌레 할망당

신명은 송씨할망 일곱아기 단마실청으로 신체(신복)는 팽나무다.

당의 유래는 송씨할망 일곱아기 단마실청을 거느려 오당빌레 만년 폭낭아래 좌정

상가와 하가주민들이 단골조직이며 허물과 부스럼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변효정가옥]


[무화과나무]


가을의 문턱 입추가 지났지만 불볕더위 속에 하가리 '연화지'에는

진흙 속에서도 우아하고 청순한 모습의 연꽃이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성질 급한 아이들은 벌써 연밥을 만든다.

파란 하늘 위로 떠다니는 구름도 잠시 멈춰 섰다.

손등에 닿는 작은바람~

그늘을 만들어주는 쉼터가 고마운 하루다.



[수련]





[연꽃]

 

연꽃은 수련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물풀이다.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수면 위로 피어난 꽃은

결코 물에 젖는 일도 더럽혀지는 일 없이 깨끗함을 잃지 않는

도도함 속에 크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여름꽃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불교의 상징이 되는 '진리의 꽃'이기도 하다.

꽃말은 순결, 순수한 마음이다.


7월을 시작으로 9월까지 피는 연꽃은

8월 뜨거운 뙤약볕에서도 도도함을 잃지 않고

더위에 지친 나그네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사랑의 귓속말로 속삭인다.

잠시 쉬어가라고~


[물양귀비]



[연화못]


애월읍 하가리에 소재한 연화못은 하가리 소유이며

선인들의 혼과 정성, 전설이 깃들인 연못으로 고려시대에는 작은 연못이었으나

17세기 중엽에 대대적인 수리공사를 실시하여

현재 연못 중 서남쪽에 있던 조그마한 연못은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되었고

나머지 넓은 못은 우마의 급수와 빨래터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1950년에 2년간의 대대적인 재방공사를 시행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는

표지판 설명이다.


연꽃마을 하가리에는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이라는

조그맣지만 무지개 꿈을 그리며 밝게 웃는 동심의 어린이세상이 있다.


[책 읽는 소녀상]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교실 밖 낡은 종소리는 바람타고 학교 구석구석 울려 퍼진다.


[일곱색깔 무지개 '더럭분교장']


애월읍 하가리에 위치한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은

아이들 교육때문에 시골을 등지는 어른들은 자꾸 늘어만가고...

폐교 위기에 몰렸던 시골학교

 '더럭분교장'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누군가에는 꿈과 희망을 주었을 테고

누군가에는 어린시절 추억을 간직했을 테고

그래서 남아 있어 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 또한 컸을 테고...

알록달록 무지개 색동옷으로 곱게 차려 입은

꿈나무들이 주는 행복과 웃음이 떠나지 않는 학교가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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