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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오름목장 '안돌~밧돌오름'

by 고니62 2016. 10. 15.

오름목장 '안돌~밧돌오름'(2016.10.14.금)


가을야생화의 여왕 '물매화'

하늘을 향해 청순, 가련하지만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끌던 아이

작년 이맘때 찾았던 안돌과 밧돌을 다시 찾아간다.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안돌과 밧돌오름은

오름의 정상부에 돌이 많이 있어 '돌오름'이라 불려지다가

건너편에 모양새가 비슷한 오름이 있어

한라산을 중심으로 안팎(內外)의 개념을 도입하여 

한라산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름을 안돌(內石岳)로

건너편 오름은 밧돌(外石岳)로 구별하여 부른다.


말굽형 형태를 한 안돌오름은 표고 368.1m로 정상까지 20분 정도 소요된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마소 떼 모습을 볼 수 있는 오름 목장은

잘 정비된 산책로, 시야에 들어오는 연녹색 고운 풀밭은 여전히 아름답다.

목장 들머리부터 예의없이 버려진 소똥은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오름목장의 아침을 열어준다.



[안돌 굼부리]


[안돌 정상]


민틋한 등성이는 조금 가파르지만 하늘에 닿을 듯

오름의 고운 풀밭과 야생의 가을꽃들은 제주의 전형적인 오름의 멋을 보여준다.

'안돌' 정상을 내려가면서 바라본 밧돌의 모습은

쌍둥이처럼 다정스러워 보인다.



작년 이맘때 풀밭을 하얀빛깔로 물들였던 물매화는 어디로 갔을까?

물매화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1100고지에서 만났던 물매화는 지금쯤이면 오름에서 보여야되는데...

설레였던 마음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물매화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등성이마다 온통 보라빛으로 물들이는 가을꽃들이 대신해준다.

풀밭 위에 주저앉은 길동무들은 제자리걸음이다.

오름정원에도 가을이 짙어간다. 


[당잔대]



[산부추]


[산비장이]


[바늘엉겅퀴]


[한라꽃향유]


[자주쓴풀]


[개쑥부쟁이]


[층층이꽃]


[흰바디나물]


[미역취]


[좀씀바귀]



안돌오름의 북쪽 기슭 아래로 이어지는 밧돌의 모습이 정겹다.

두개의 오름이 맞닿아 있는 특이한 형상이지만

하나의 오름을 오르고 내리면 또 다른 오름이 눈 앞에 기다리고 있어

인생의 굴곡이 보이는 듯 하다.

 

밧돌오름은 표고 352.8m로 말굽형 형태를 하고 있는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두 오름을 이어주는 길에는 고운 풀밭이 놓여 있어

마주보는 오름을 오르고 내리는 묘미가 색다르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산책 나온 소떼~

'오름목장의 길 주인이라고 위세를 떠는 것일까?'

소의 당당하고 커다란 몸집으로 길 한복판을 가로막는다.



오름 등성이 너머로 거슨새미가 살짝 드러나고

안돌과 밧돌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가을햇살이 따뜻한지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가족들~

송아지들의 사랑스런 모습도 잠시 군데군데 소똥을 피하며 지나갈려니 진땀이 난다.

오름 전체가 소들의 놀이동산이다.


[체오름]



거슨세미~체오름~안돌~밧돌로 이어지는 오름의 조화로움은

가족처럼 느껴지지만 안돌과 밧돌 사이를 두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체오름과 거슨세미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동부지역의 오름군락은

오름의 멋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밧돌' 정상]


 정상부에는 크고 작은 돌무더기들이 보인다.

북쪽으로 향한 야트막한 굼부리는 자연림이 자라고 있고

오름 전체가 목장으로 이용되는 터라 자연적인 초지가 잘 조성되어 있다.


아쉽지만 한층 높아진 파란하늘,

뺨에 닿는 부드러운 작은바람은 제자리에 두고 내려간다.






기슭으로 내려가는 등성이에는

묘지들이 꽉 들어차 있어 이 곳도 명당자리로 보여진다.



물매화에게 밀려났던 가을 보라향기는

오늘만큼은 연초록 풀밭 위를 맘껏 수놓았다.

아직은 이른듯 고개를 내밀지 못한 물매화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

안돌과 밧돌의 정겨운 모습은 내년을 다시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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