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덕리 해안길~(2017.9.6.수)
무화과가 익어가는 귀덕마을
돌담 안으로 꽃을 품은 무화과나무에 자연스레 눈길이 모아진다.
아직은 초록기운이 남아있지만 벌어질 준비를 서두른다.
제주시내에서 서쪽으로 25km지점
한림읍의 동쪽 입구에 위치한 귀덕 1리와
바로 옆 동서로 직사각형을 늘어놓은 것 처럼 해안가에 자리잡은 귀덕 2리
수질 좋은 풍부한 용천수, 원담, 포구, 영등할망 신화공원 등
바람의 신 영등할망의 흔적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금성천을 시작으로 선돌물까지 해안산책길에 나서본다.
[금성천]
[새설(물)]
[복덕개포구와 거북등대]
복덕개포구는 천연자원으로 된 복어형태의 형국으로
옛부터 '복덕개'라 불렀다.
귀덕리에 처음으로 포구가 되어 '큰개'라고도 불리어 왔다.
거북등대는 등대의 아랫부분에 거대한 거북이 모양의 조형물 모습으로
복덕개라고 불리던 귀덕포구의 '큰 여'와 '족은 여'의 갯바위 위에 세워진 등대이다.
거북등대와 마주한 작은포구인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어 모살개가 있다.
도대불은
선박의 항로를 알려주는 등대와 기능이 같은 신호유적으로
제주도 해안마을 포구에 설치되어 있다.
도대불은 마을 주민들의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졌으며
과거 제주 도민에게 있어서 기초적인 생계수단인
어업문화를 보여주는 흔적이자 유산이다.
[큰이물]
제주에는 매년 음력 2월 초하루
1만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바람의 신
세상을 바람으로 움직이는 영등할망은
꽃샘추위와 함께 바람길의 올레 귀덕리 복덕개에 맨 처음 도착해서
음력 2월 15일 우도를 마지막으로 제주를 떠나간다.
귀덕 복덕개에서는 오래전부터 영등할망이 제주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는 영등신맞이가 마을 당굿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음력2월 영등달의 바람의 축제
영등신은 음력 2월 초하루에 들어와서 15일에 나가는
내방신(來訪神)으로 '바람의 신'이다.
영등신맞이 환영제는 이 곳 귀덕리 복덕개, 영등할망 신화공원에서 시작된다.
[제주 영등할망 신화공원]
왼쪽부터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이다.
영등할망(해신)은
음력 2월 초하룻날에 복덕개로 들어왔다가 남풍(마파람)이 불면
우도로 간다고 전해지고 있다.
영등별감은
바다에 물고기 씨를 뿌려주는 어부들의 영등이다.
별감은 무장이라 창과 방패를 가지고 바다에 불어오는 태풍을
창으로 찌르고 방패로 막으며 배를 단속한다.
영등호장은
성깔없고 무게 없는 영등바람 같지 않은 바람이다.
영등할망이 마지막 꽃샘추위를 선사하기 전에
빨리 햇빛을 내리고 덥다고 얇은 옷 하나만 걸치고 온 신이다.
영등우장은
영등할망을 도와주는 영등신들 중에 비 날씨를 예보하는 일관이다.
할망의 착한 며느리
영등할망은 며느리를 질투하고 싫어하지만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질고 반듯한 영등며느리는 바다에 들면
바당밭에 전복, 소라, 미역, 천초 등 해초의 씨를 뿌려주는
좀녀의 수호신이다.
[대물]
[귀덕본향당]
[귀덕포구(돌덕개)]
[궤물동산]
바닷가에는
퍼부어대는 세찬 비와 바닷 바람에도 잘 견디며
척박하고 염분이 많은 땅에서 살아가는 '염생식물'은
식물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염분을 차단하거나 저장했다가 밖으로 배출하기도 하고
염분을 주위의 물기를 빨아 올리기 위해 통통한 잎을 갖기도 한다.
염생식물들은 바닷가 악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짠내나는 바닷가
살갗에 닿는 습기가 많은 바닷바람은
다시 늦여름으로 되돌아가는지 햇살까지 뜨겁게 느껴진다.
해안가에는 아침을 알리는 하늘을 향해 나팔부는 나팔꽃
돌담 위로 길다란 줄을 벋어 노란꽃을 피운 수세미는 영글어간다.
[둥근잎미국나팔꽃]
[계요등]
[수세미]
[여우콩]
[차풀]
[까마중]
[큰땅빈대]
[갯패랭이꽃]
[모래지치]
[번행초]
[갯까치수영]
[순비기나무]
[갯사상자(큰비쑥)]
[가는갯는쟁이]
[갯질경]
[해홍나물]
[소로기동산]
[뱅단원(물)]
[도대불]
[귀덕2리 포구(진질개)]
[한지리원(한질이동산)]
아직은 허물어가는 집들도 간혹 보이지만
해안가에는 낯선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어린이들과 함께 부른 '자전가 탄 풍경'이 부르는 '보물' 노래말처럼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망까지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아침 눈뜨면 마을 올레에서 매일 만나는 친구들
장난감보다 공기놀이, 소꼽놀이가 더 재미있었던 어린시절 추억을 끄집어낸다.
발거벗은 개구쟁이들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마을 삼촌이 들려주는 구수한 사투리는 마음까지 넉넉하게 한다.
[큰물]
[굼들래기물]
라신동에는 용천수가 풍부하였는데
마을 해안가에 있는 굼둘래기물은 음용수와 목욕물로 사용하였다.
여름철이나 백중에 물을 맞으면 잔병이 없어진다고 하여
아직까지도 물 맞으러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한다.
[엉덕물]
[펌프장(선돌물)]
용암과 화산에서 분출된 크고 작은 암석들이
겹겹이 쌓인 지질구조는 제주의 여러 곳에서 용천수가 솟아나오게 했다.
용천수는 선인들의 지혜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물 문화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지고 묻혀가는 용천수가 아쉽기만 하다.
[까마귀머루]
까마귀머루가 까맣게 익어가는 가을의 길목
구불구불한 작고 아름다운 해안길
바닷가 주변으로 용천수와 에머랄드빛 잔잔한 바람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답고 숨어있는 이야기가 많은 곳에서
한나절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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