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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덕이 있는 물의 땅 '덕천리'

by 고니62 2017. 9. 14.

덕이 있는 물의 땅 '덕천리'(2017.9.13.수)


여름의 끝자락

쾌청한 가을 하늘이 기다려진다.

서늘한 아침 날씨와 다르게 일교차가 느껴지는 낮 더위

웃뜨르 작은 중산간마을 덕천리의 팔자좋아길 한켠을 곱게 걸으며  

가을을 일찍 느껴본다.


한라산 동쪽의 중산간마을

'덕이 있는 물의 땅' 구좌읍 덕천리

토질이 검고 비가 오면 질퍽질퍽하며 돌동산이 많아

옛날에는 검흘동(하덕천)이라 부르기도 하였고

이 검흘동 위쪽에 오름새끼(작은 오름)가 위치해 있어 오름새끼동(상덕천)이라 칭하였는데

현재는 자연마을로 하덕천리와 상덕천리로 부르고 있다.

덕천리는 동쪽으로 한동리, 서쪽으로 선흘리, 남쪽으로 송당리,

 북쪽으로 김녕리와 접해있는 중산간 마을로

구좌읍 12개 마을 중 유일하게 바다와 접하지 않은 마을이

덕천리와 송당리이다.



화산섬이라 물이 귀했던 다른 산간마을과 달리

'모산이물'이라는 하늘이 내린 큰물이 있어 식수와 말을 먹이는 물이 풍부하여

'덕이 있는 물'이라는 덕천리

팔자좋아길은

덕천의 천기를 모아주는 웃못에서 시작해

북오름, 주체오름, 사근이오름을 돌아오는 팔자길을 걸으면

 아무리 고민이 많아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팔자가 좋아지는 길이다.

안내글 내용이다.



오름 주변으로 개간하지 않은 채 허허벌판 황무지와 목장이 펼쳐진다.

아침 산책나온 소떼가 빤히 쳐다보며

"너는 어디서 왔니?" 라며 눈으로 말하는 듯 하다.


덕천지경의 총면적은

비교적 넓지만 농경지보다 임야지와 잡종지가 대부분으로

주요 소득작물은 축산, 감자, 더덕이다.



한라산의 흔적

검게 흘러 깊이 박힌 크고 작은 돌들 중 두개가 여기로 옮겨왔다.

울퉁불퉁 돌과 흙길 위로 편안한 길이 생겨나고

큰길은 올레길을 지워버렸다.





[여뀌]


길게 이어지는 여뀌길~

농로에는 한발짝 그냥 스치기엔 너무나 많은 들꽃들이

가을 햇살에 두팔 벌려 환영하듯 반긴다.


[환삼덩굴]


[애기나팔꽃]


[별나팔꽃]


[둥근잎미국나팔꽃]


[돌동부]


[여우콩]


[미국자리공]


[이삭여뀌]


[쥐꼬리망초]


[쥐깨풀]


[배초향]



[꽃며느리밥풀]


[벌등골나물]


[송장풀]


[이질풀]


[야고]



[양하]


[매듭풀]


[왕고들빼기]


[수까치깨]


[개싸리]


[비수리]


[노랑코스모스]


[긴호랑거미]


거미줄에 걸려 꼼짝 못하는 메뚜기 한마리

거미보다 덩치도 훨씬 크지만 한 번 거미줄에 걸리면

순식간에 실을 뽑아내어 상대방을 포박하는 거미의 영리함에 바둥거리다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신비한 자연의 세계



농로길을 지나고, 꼬불꼬불한 들길을 지나고,

무성하게 자란 풀은 흙길을 덮어버리고...

광할한 목야지가 펼쳐진다.

그리고 하늘을 가린 길게 이어진 숲터널

시간이 멎은 듯 녹색의 나뭇잎 사이로

덕천리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오고생이 곱앙이신(고스란히 숨어있는) 낭만이 있는 숲터널을 만났다.

멈취진 초록의 시간, 드디어 행복의 문이 열린다.





[구실잣밤나무 숲터널]



숲터널을 지나니 눈 앞에 체오름이 버티고 있다.





제주도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퇴비에서 나는 시골 냄새랄까?

축사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까지도 향기롭게 느껴지는 좁은 농로길

한적한 농로길 양 옆으로 수수와 피는 굵직하고 알알이 튼실한 이삭을 달고 있다.

소(보들결 제주한우) 살찌는 소리는

인정이 넘치는 소박한 마을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동백나무]



[덕천의 천기를 모아주는 '웃못']


[모산이 연못(모사니물)]


옛부터 본리에는 '모산이물' 이라는 못(池)이 있어서

 주민들은 항시 이 물이 '덕이 있는 물'이라 해서 리명을 '덕천리(德泉里)'라 호칭하게 됐다.

덕천리의 지세는 바위가 많고 굴이 많다는 데서

 행사왓(行蛇왓), 사근이동(蛇近이洞), 사수락(蛇首落), 사수두(蛇首頭), 노사수(老蛇水 모사니물) 등

뱀사(蛇)자가 붙은 지명이 많음은 굴과 뱀과의 관계가 있다는데 뜻이 있다는 것이다.

옯겨온 글이다.


마을 중심에 서 있는 큰 폭낭(팽나무)

자잘한 열매 익어가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팽나무]


문화예술의 마을로 거듭 발전하는 마을 덕천리

사람들의 관심에서 조금은 밀려난 듯 하지만

한라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크고 작은 오름들이 군락을 이루고

특별한 매력의 고사리밭, 깨끗하고 맑은 모산이못

오름 사잇길 농로따라 가는 길은 한적하지만 축사에서 흘러나오는

코를 자극하는 냄새까지도 낭만적인 길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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