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름 나들이

궷물오름 둘레길

by 고니62 2020. 9. 15.

궷물오름 둘레길(2020.9.12. 토)

 

제주의 목축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궷물오름' 

마소의 번성과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백중제를 지내는 제단과 테우리 막사

족은노꼬메와 큰노꼬메로 가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많은 시간을 내지 않아도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깊은 산속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고 이야기가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1100도로 어승생 삼거리에서 산록도로(1117)를 타고 오면 

궷물오름 주차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궷물오름에서 바라본 족은노꼬메와 큰노꼬메]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에 위치한 궷물오름은 

바위틈에서 쉼 없이 솟아나는 물이 제주방언인 궤(땅속으로 패인 바위굴)에서 

샘물이 솟아난다고 해서 '궷물'이라 불리고 있다.

비고 57m의 말굽형 화산체로 산록도로에서 보면 나지막한 동산처럼 보이지만 

전사면은 소나무가 자라고, 울창한 자연림이 있어  

깊은 산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느끼게 한다.

넉넉잡아 30분이면 둘러볼 수 있어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다.

 

무더위는 지나갔지만 활짝 열린 문을 들어서자

벌써 시원함이 느껴지는 듯 가을이 내려앉았다.

 

[수크령]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하늘을 가린 아름드리나무가 내뿜는 상쾌함 

여유롭고 편안하게 걷는 흙길에서 행복 담은 웃음소리는 커져가고 

한층 굵어진 매미 울음소리까지 몸은 한결 가벼워진다.

 

[표지판]

족은노꼬메와 궷물오름, 두 갈래 길에서 궷물오름 방향으로 진입한다.

 

[복원된 '테우리 막사']

'테우리'는 주로 말과 소를 들에 풀어놓아

먹이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또는 목동을 일컫는 제주 말이다.

테우리는 마소를 관리하는 일 외에도 파종한 밭을 밟는 등 농사일도 했다.

테우리 막사는 테우리들의 쉼터로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워질 경우 피난처로 이용했고  

백중제를 지낼 때 비가 올 경우도 우막집을 이용했다고 한다.

 

옛 모습과 사뭇 다른 테우리 막사 정상에서는

렛츠런 파크, 동북쪽의 제주시와 저 멀리 바다와 마주하고 

그림같이 펼쳐지는 탁 트인 풍광에 잠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언덕의 끝...

연초록 숲 터널을 지나면 어떤 풍광이 기다리고 있을까?

 

[경방초소]
[족은노꼬메와 큰노꼬메]

궷물오름 정상은 특별한 봉우리 없이

정상이라는 돌 표지석만이 이곳이 제일 높은 곳임을 알려준다.

나무 사이로 큰노꼬메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 표지석]

앙증맞게 서 있는 돌 표지석 

'궷물오름 정상 597m(표고)'라 씌어 있다.

오름의 동쪽 기슭 아래에 '궷물'이란 샘이 있는 데서 연유하여 궷물오름, 

묘수악(描水岳)이라 부르기도 한다.

 

바람 불어 좋은 날~

파란 하늘에 제멋대로 그림을 그려내는 하얀 구름, 

숲 속은 무더위 대신 시원한 바람과 산새의 노랫소리로 귀를 채우고 

정상을 노래하는 가을꽃들의 눈 맞춤 

숲이 주는 원시적인 느낌마저 눈을 정화시킨다.

 

[며느리밑씻개]
[애기주름조개풀]
[층층잔대]
[산박하]
[좀닭의장풀]
[애기담배풀]
[딱지꽃]
[방동사니]
[파리풀]
[야고]
[쥐꼬리망초]
[방울꽃]
[나비나물]
[층층이꽃]
[이질풀]

숲 그늘을 따라 내려온 길에는

멈춰진 초록의 시간,

오고생이 곱앙이신(고스란히 숨어있는) 푸른 초원 

오름 사이로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 같은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탁 트인 그림같이 펼쳐지는 풍광은

오랫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절된밭]

애월의 숲을 지배하는 노꼬메 

뾰족하게 도드라진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 모습을 한 우뚝 솟은 '큰노꼬메'의 위엄 

이웃한 부드러운 모습의 경사가 낮은 다정다감한 '족은노꼬메' 

멀리서 보면 오름 모양새나 형체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모습이 

하나의 오름으로 착각이 들게 한다.

정답게 마주 앉아 있어 '형제 오름'이라 부르기도 한다.

궷물오름을 중심으로 장전리 마을목장이 형성되어

근래까지도 우마를 방목하고 있다.

 

장전리 목축문화의 상징인 '궷물과 백중 제단'

장밧이라 불리는 장전리는 

 제5소장의 중심지로 아직까지도 상잣성 원형이 일부 남아 있고 

목자들이 모여 살면서 목장을 일구었던 곳으로 목축문화를 품은 궷물오름과 

궷물에서는 사시사철 맑은 물이 솟아나 이 물을 이용하여 

해마다 음력 7월 14일이 되면 백중제를 지내왔다.

궷물 바로 위로 오래된 소나무를 신목으로 영험스러운 

백중제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

 

[백중 제단]
[궷물:바위틈에서 쉼 없이 솟아나는 물]

분화구(궤)에서 샘물이 솟아나는 '궷물오름' 

궷물이라 불리는 이곳은

제주의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궷물오름 입구를 지나면 동쪽 기슭 아래에 

'자그마한 암굴에서 쉼 없이 솟아나는 물'이라는 의미의 궷물이 있다.

1937년 일제강점기에 장전 공동목장 조합원들이 

궷물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가두어 목축에 필요한 급수장을 조성하여  

주로 암소의 급수장으로, 숫소의 급수장은 이곳에서 남서쪽 궷물오름 중턱에 위치한 

속칭 '절된밭'에 조성한 연못을 이용하였으며 

그 동쪽에는 당시 사용했던 샘이 있다.

 

[궷물 전경]

냇가의 습지에서 잘 자라는 '물봉선' 

소녀의 작은 입술처럼 진분홍 아름다움이 스며있는 꽃 

오를 때 보지 못하고 내려갈 때 그 모습을 보니 얼마나 설렜던지...

 

[물봉선 군락]

작은 들꽃들은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야만 눈 마주치 수 있게 한다.

길을 걸으며 이 사소한 일에 감동을 받고 

초록빛 풍경은 마음에 위안을 얻은 듯 선물 같은 하루를 빌어간다.

'오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억새길이 아름다운 '큰사슴이오름'  (0) 2020.10.20
수망리 '마흐니오름'  (0) 2020.10.06
소산오름 '치유의 숲'  (0) 2020.09.13
사라오름 산정호수 '만수'  (0) 2020.09.10
삼의악, 꽃길을 걷다~  (0) 202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