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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억새길이 아름다운 '큰사슴이오름'

by 고니62 2020. 10. 20.

억새길이 아름다운 '큰사슴이오름'(2020.10.17. 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녹산로' 

제주시 교래리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를 잇는 

조선시대 최고의 목마장인 녹산장과 갑마장을 오가는 길로 

길 위 아름다운 색의 하모니를 그렸던 아름다운 봄날의 수채화는 

코로나 19로 일찍 폐쇄되어 쓸쓸함만이 감돈다.

 

[대록산(큰사슴이오름)]

가을 억새길이 아름다운 '큰사슴이오름(대록산)' 

가시리 풍력발전단지 유채꽃 플라자에 주차를 하고 

둘레길을 시작으로 큰사슴이오름 정상으로 향한다.

풍부한 가시리의 바람에 부딪히는 쌩쌩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소리는  

바람 타고 더욱 크게 들려오고 그림자는 섬뜩하게 느껴진다.

 

[풍력발전기]
[대록산(큰사슴이오름)]
[대록산(큰사슴이오름) 둘레길]

녹산(鹿山)은 대록산과 소록산을 이르는 말이지만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오름 자락에 광활한 목장 '녹산장'이 먼저 떠오른다.

대록산(큰사슴이오름)은 오름 모양새가 바로 옆에 있는 소록산(족은사슴이오름)과 함께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지만 

예전에 이곳에 사슴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수크령]
[산박하]

둘레길에는 산박하의 눈 맞춤으로 아침을 열어주고

물을 좋아하는 정화식물 '고마리'

가을 야생화의 여왕 '물매화'

털쑥부쟁이라 부르는 귀화식물 '미국쑥부쟁이'

종모양의 연보라색 꽃이 층층이 돌면서 피는 '층층잔대' 

산과 들에서 자라는 마늘냄새의 주인공 '산부추' 

잎을 비비면 오이향이 나는 '오이풀' 

딱딱하고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바늘엉겅퀴' 

갈색의 거센털이 옷에 달라붙는 '쇠서나물' 

산과 들의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는 '미역취' 

가을 들꽃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운 자태로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고마리]
[물매화]
[미국쑥부쟁이]
[층층잔대]
[당잔대]
[왜승마?]
[산부추]
[오이풀]
[송장풀]
[선이질풀]
[바늘엉겅퀴]
[벌등골나물]
[마타리]
[쇠서나물]
[미역취]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큰사슴이오름은

대록산이라고 불리는 표고 474.5m로 원형 굼부리 형태를 하고 있고

사면이 가파르고 정상을 중심으로 두 개의 굼부리가 특이한 모습으로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의 대록산(큰사슴이오름)]
[굼부리]

굼부리로 내려가는 길에는

껍질이 갈라지면서 스스로 씨앗을 날려 보낼 준비하는 '마삭줄'

보라색 고깔 쓴 '한라돌쩌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쓰러지는 '방울꽃' 

자잘하고 소담스럽게 핀 '까실쑥부쟁이' 

진한 향기와 독특한 맛 그리고 꽃이 예쁜 '양하' 

일찍 물든 빨간 단풍이 아름다운 '사람주나무'는 가을로 간다.

 

[마삭줄]
[한라돌쩌귀]
[방울꽃]
[까실쑥부쟁이]
[양하]
[사람주나무]

가시리 목축산업 발전의 원류 '대록산(큰사슴이오름)'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는 한라산 치맛자락을 타고 내려온 겹겹이 이어지는 오름 군락

동쪽으로는 성산일출봉을 비롯한 오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화산활동으로 쏟아져 나온 용암들이 중턱에 멈춰 만들어진 

화산 평탄면의 원지 형태를 볼 수 있고 

화산 평탄면이 만들어낸 드넓은 초지는 조선시대 갑마장과 녹산장을 형성한다.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유채꽃축제장과 정석항공관, 광활한 평원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굽이치는 물결처럼 부드럽고 곡선이 아름다운 녹산로가 눈에 들어온다.

녹산로는 가시리 마을 진입로를 시작으로 10km로 이어지는 

봄의 유채꽃과 벚꽃이 만개한 환상적인 길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시간을 거꾸로 가는 '철쭉']
[전망대]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광활한 초지대는 가시리 풍력발전기와 태양열 발전단지가 조성되었다.

할아버지의 근엄함과 포근함을 갖춘

따라비오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름군락의 파노라마

바다 위의 궁전 '성산'의 모습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오고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는 바람 타고 들려온다.

훌쩍 자라 버린 소나무가 시야을 가려 아쉽다.

 

그 많던 태역밭의 고사리가 자취를 감춰버린 곳에는 

은빛 억새가 춤을 추는 억새길이 기다린다.

 

파란 도화지에 그려내는 

살랑이는 가을바람에 파도타기 하듯 출렁이는 억새의 은빛 물결 

햇빛에 반사된 멋스러운 은빛 억새와 풍력발전기가 만들어내는 가을날의 그림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어주는 억새가 보이는 곳은 포토 존이 되어준다.

과하지 않으면서 아름다움으로 묻어난 길, 광활한 초지는 

여유 부릴 틈을 주며 자꾸 걸음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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