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수정난풀'
강력한 태풍 마이삭에 이어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한라산에 기록적인 물폭탄을 퍼부으며
뜻밖의 선물, 바닥이 드러나는 평상시와는 달리 백록담에 물을 가득 채웠다.
한라산 백록담 '만수위' 장관을 연출하며
태풍의 흔적은 또 하나의 한라산 비경을 만들었다.
계곡 풍광이 수려하고 매력적인 모습
수많은 비경을 품고 있는 제주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라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하천의 모습이지만
큰비가 내리면 장관을 이루는 엄청난 폭포들이 산재해 있어
한라산에 내린 집중호우는 계곡마다 장관을 연출한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미지의 숲
원시림과 어우러진 천의의 얼굴을 한 계곡의 신비스러움
한라산에 많은 비가 내려 힘차게 흐르는 물줄기
크고 작은 계곡의 폭포와 하천수의 숨은 비경을 만났다.
계곡이 깊고 소(沼)가 잘 발달된 내창은
하늘을 가린 숲 터널로 이어지고 계곡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원시림에 서 있는 듯 신비스러움이 더해진다.
흐릿한 날씨지만 물속까지 투명하게 훤히 보여 눈을 정화시켜준다.
하늘을 가린 초록의 싱그러움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숲이 주는 향기에 젖게 하는 동안
초록 에너지로 가득 찼던 여름 숲은 가을로의 여행을 서두른다.
나무 그늘에 숨어 조용히 아침을 여는 '수정난풀'
속살이 보일 듯 투명한 유리인형은 숨을 멎게 한다.
수정난풀은 노루발과/여러해살이풀로
빛이 잘 들지 않는 습기가 많고 토양에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라는 부생 식물이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나무 그늘 밑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부생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여 부엽토에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식물이다.
맑고 투명한 수정처럼 보여 '수정난풀'이라 한다.
숲 속 푸르름은 낙엽을 떨구어내기 시작하고
낙엽 위로 하얀 빛깔 수정난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꽃자루가 하얗게 올라오고
종모양의 꽃은 은빛이 도는 흰색과 분홍색으로
줄기 끝에 1개씩 아래를 향하고 핀다.
8월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엽록소가 없는 수정난풀은
엉킨 잔뿌리에서 식물체가 나오는데 키는 15~25cm까지 자란다.
잎은 비늘과 같은 모습이 퇴화되어 어긋난다.
꽃받침 잎은 1~3개, 꽃잎은 3~5개로
꽃은 포엽에 싸여 있고 10개의 수술을 가지고 있다.
꽃이 지고 마르면 검게 변한다.
8~9월 공 모양의 둥근 열매는 하늘을 향한다.
전초는 약용으로 사용한다.
나도수정초는 5~6월에 거의 투명에 가까운 흰색의 꽃이 핀다.
다 자란 길이가 10~15cm 정도이고, 수정난풀과 달리 암술머리가 짙은 청색이다.
열매도 수정난풀은 하늘을 향하고 있지만
나도수정초는 땅을 바라보며 머리를 숙이는 모습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제주도의 하천은 지형적 영향으로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북 사면에 발달해 있는데
나무의 생존을 책임져 주는 무수한 크고 작은 바위
풍부한 하천수는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어내며 건천임을 무색케 한다.
계곡은 깊고 넓어서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고
상록활엽수림과 낙엽활엽수림 등 우거진 계곡의 숲은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하늘을 가린 초록의 싱그러움
제주조릿대 사이로 살짝 드러난 길을 따라 걷는 동안
숲 속을 가득 채운 계곡의 청량한 물 흐르는 소리가 귀를 채운다.
계곡 위로 가지를 뻗은 늘 푸른 소나무
초록에너지로 가득 찬 계곡과 시원스레 떨어지는 물소리는
신선들이 노닐던 별천지인 듯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폭포 힐링~
굽이굽이 돌고 돌아 계곡 타고 흘러내리는 청량한 물소리
시름 덜어주는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 소리
모든 잡념들을 거두어가며 이곳에선 누구나 신선이 되고
풍경을 즐기며 앉아 있기만 해도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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