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석산(石蒜)'
파란 도화지에 칠한 색색의 가을색
먼바다는 모래알처럼 반짝이고
돌멩이가 물결치 듯 물색이 아름다운 비양도가 보이는 모래 해변은
늘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파란 바다가 들려주는 가을이야기도 잠시
붉은 꽃들로 채색된 소나무 아래
만개한 빨간 저고리 입고 기다리는 가을이 달려온다.
가을 햇살을 담은 붉은 꽃 '석산'
꽃과 잎이 평생 만날 수 없어서 더 애틋한 그리움은
정열의 화신처럼 붉게 물들이며 꽃무릇 붉은 세상을 만들어간다.
새빨간 미모가 부른 유혹
시선이 멈추는 곳마다 감탄과 환호성, 그리고 포토 존으로
언제 싹둑 잘려나갈지 모르는 위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석산은 수선화과/여러해살이풀로
가을가재무릇, 꽃무릇, 지옥꽃이라고도 한다.
원산지는 중국과 일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사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석산의 비늘줄기는 독성이 있지만 제거하면 녹말을 얻을 수 있고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약재로 이용한다.
꽃대의 높이는 30~50cm 정도로 반그늘이나 양지에서 자라고
9~10월에 피는 우산 모양의 붉은색 꽃은 주름이 지고 끝부분이 뒤로 약간 말린다.
꽃이 시들면 마늘 모양의 뿌리에서 짙은 녹색의 새잎이 올라오는데
잎 한가운데 굵은 잎맥이 희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상사화처럼 열매는 맺지 않고 달걀 모양의 비늘줄기로 번식을 한다.
석산이 사찰에 많이 심어진 이유는
인경에서 녹말을 추출하기 위해서였는데
불경 제본이나 탱화를 그리고 난 뒤 석산에서 추출한 녹말을 칠하면
좀이 슬지 않고 색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석산과 상사화는 무릇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데
공통점은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석산과 상사화는 다른 꽃으로 개화시기와 잎이 돋아나는 시기가 다르다.
상사화는 봄에 잎이 돋아난 후에 홍자색 꽃이 피는 여름꽃이고
석산은 가을에 붉은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가을꽃이다.
이를 수 없는 사랑 '석산(꽃무릇)'
꽃은 잎을 생각하고 잎은 꽃을 생각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
꽃잎이 가늘게 퍼져 개성이 뚜렷하지만
잎이 없어서 사연이 많은 듯 군락을 이루지만 외로움을 담았다.
꽃말은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슬픈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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