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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품위 있는 '새우난초'

by 고니62 2022. 4. 28.

품위 있는 '새우난초'

 

어두운 숲 속 

겨울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만들며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땅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건강한 흙내음,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고운 햇살에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

 

[새우난초]

하늘을 가린 우거진 나무 사이로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숲길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밀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듯 원시적인 자연을 오롯이 느끼게 해 주고 

일찍 피었던 봄은 흔적을 남기고 또 다른 봄이 이어달리기를 한다.

 

[옥녀꽃대]
[각시붓꽃]
[흰각시붓꽃]

새우난초의 계절 

돌 틈으로 땅 위로 군락을 이루며 화사하게 핀 꽃의 매력, 

사월의 풍경 속으로 빠져든다.

 

봄이 무르익어가는 낙엽 수림대 아래에는 

봄 향기를 가득 담은 눈을 사로잡는 한 무리의 '새우난초' 

우아하고 품위 있는 자태, 은은한 향과 오묘한 빛깔의 다양한 화색  

봄의 여신 '새우난초'의 향연이 펼쳐진다.

 

[새우난초]

새우난초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난과 식물은 지구 상의 식물 가운데 가장 진화한 식물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역과 도서지역 일대에 자생한다.

잔뿌리가 많이 달린 뿌리줄기가 마치 새우등처럼 굽어 보여 '새우난초' 

꽃 모양이 웅크린 새우 등을 닮았다고 '새우난초'라 불린다.

 

물결치듯 깊은 주름이 있는 긴 타원형의 넓은 잎은 

두해살이로 첫해는 2~3개가 뿌리에서 나와 곧게 자라지만 

이듬해는 옆으로 늘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잎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4~5월이면 잎 사이에서 나온 꽃줄기에서 입술 모양의 꽃이 

총상 꽃차례로 달리는데 꽃잎은 흰색이나 연한 자주색 또는 적색으로 피고 

꽃받침 조각은 자줏빛 또는 녹색이 도는 갈색으로 

꽃잎과 꽃받침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새우난초 '열매']

열매는 7~8월경 밑으로 처지면서 달리고 

염주 모양의 뿌리는 1년에 한 개씩 생기고 포복성으로 벋는다.

 

[새우난초]

우리나라에는 새우난초를 비롯한 

금새우난초, 섬새우난초, 한라새우난초(새우난초와 금새우난초의 자연교배), 

여름새우난초 등이 분포하는데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서 자생한다.

원래 갈색을 가진 새우난초들은 녹색을 띠거나 자연 교배되면서 

조금씩 색변이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양란의 화려함과 동양란의 향기를 가진 숨은 보석 '새우난초' 

산비탈 숲 속 음지의 비옥한 곳이나 

햇빛이 들지 않는 반그늘 지고 습도가 높은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라지만 

빼어난 아름다움은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어느 집 정원이 자람 터가 되어버렸다.

세월이 흔들고, 사람이 흔들고...

꽃과 잎의 아름다운 조화는 야생에서 훼손이 심각하다.

관상가치가 높은 새우난초는 원예, 조경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금새우난초]

한라새우난초는 

새우난초와 금새우난초의 자연 교잡종으로 4~5월에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탓에 무분별한 채집과 도채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라새우난초]
[여름새우난초]

여름새우난초는 해발 500m 이상의 지역에서 자라고, 꽃은 7~8월에 핀다.

 

[새우난초]

녹색의 나뭇잎 사이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한 세월의 흔적 

4~5월이 되면 이곳에서 꽃을 피우고 기다려주는 청초한 모습의 터줏대감 '새우난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반나절을 웃고 보냈는데도 이별의 아쉬움 

너를 만나러 왔을 때 네가 꿈꾸는 고향이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일이 없도록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건강하게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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