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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대나무 숲이 매력적인 '매오름'

by 고니62 2022. 11. 18.

대나무 숲이 매력적인 '매오름'(2022.11.16. 수)

 

광활한 백사장과 제주다움이 물씬 풍기는 민속 해안로 

표선리는 표선면의 면소재지로 5개의 자연취락을 형성한 해안마을로 

마을 동쪽으로 하천리, 서쪽으로 세화 2리와 경계를 이루고 

마을 서북쪽 매봉(매오름)은 표선리 전체를 매의 날개로 감싸 안은 듯한 형국을 하고 있다.

마을 해안에 넓게 펼쳐진 '한모살(표선 해비치 해변)' 

썰물 때 드러나는 드넓은 백사장은 밀물때면 원형 호수로 바뀌는 색다른 멋을 가지고 있고,  

당케포구는 제주올레 4코스(표선~남원올레) 시작점이기도 하다.

 

[매봉 산책로]

매오름(매봉)은 표선면 표선리 일주도로 

한지동 북쪽 연변에 위치한 표고 136.7m, 비고 107m로 

산정부에 돌출된 퇴적층의 바위가 멀리서 보면 매의 머리를 닮았고,  

매가 머리를 치켜들고 날아오를 듯한 자세를 하고 있어 매오름(매봉)이라 부른다.

남동쪽으로 트인 말발굽형 분화구 안에

새끼오름 도청오름(표고 100.5m, 비고 70m)이 자리하고 있다.

산책로 입구에는 안내표지판과 주차장이 있고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큰천남성]

들머리부터 이어진 고즈넉한 숲길에는 

맑고 상쾌한 공기,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햇살, 

밤나무와 상수리나무의 바싹 말라버린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 

잎만큼이나 옥수수처럼 생긴 열매도 역시 큰 '큰천남성' 

줄기에 돌려 붙어 핀 종모양이 아름다운 '층층잔대' 

길 양 옆으로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가 아름다운 '자금우와 백량금'이 눈길을 끌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층층잔대]
[자금우 꽃: 6월 촬영]
[군락 이룬 '자금우']
[백량금]

죽어서도 오름과 함께 하는 제주 사람들 

오름 정상으로 가는 기슭에는 산담 안으로 달걀을 얹어놓은 듯 

깔끔하게 정리된 묘들이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산담은 사각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 산담은 세모, 타원형 등 

여러 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체육공원]

오르막을 조금 오르니 체육공원이 나온다.

표선 인근 주민들의 아침, 저녁 산책로인 듯 잘 정리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상으로 바로 오르지 않고 매오름 둘레길로 향한다.

 

[후박나무와 소나무]

오름의 전사면은 소나무와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밤나무, 상수리나무, 보리수나무, 우묵사스레피나무, 까마귀쪽나무, 천선과나무, 예덕나무, 

덩굴식물인 송악, 마삭줄, 청미래덩굴 등이 눈에 들어온다.

 

[매의 날개 모습을 하고 있는 매오름 둘레길]
[낙원정사]

숲길 끝에는 포장된 농로가 나오고 바로 낙원정사가 보인다.

 

[부용]
[배풍등]
[표지판]

부드럽게 이어진 곡선은 산책하기 좋은 오름으로 

내리막과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지고 

생각보다 더운 날씨와 두꺼운 옷차림은 점점 가벼운 차림이 된다.

 

[대나무 숲]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숲길 

색이 다르고 모든 것들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동안 

신비롭고 몽환적인 매력을 주는 대나무 숲 앞에 멈춰 섰다.

 

[대나무 숲길]

매오름의 하이라이트 대나무 숲 

바람에 스치는 대나무의 청량한 소리 

대나무끼리 부딪히며 씩씩거리는 차가운 소리 

사삭사삭 대나무 숲 사이로 부는 신비로운 바람 소리 

사계절 푸르지만 많이 떨어진 잎과 강풍에 쓰러진 대나무마저 아름답다.

 

[흑난초 꽃: 6월 촬영]
[흑난초]

여름, 모기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며 담았던 흑난초의 흔적 

찾았다...

그 자리에 잘 있어줘서 정말 고맙다.

 

[감국]

들국화의 계절, 가을 

숲 가장자리에는 코끝으로 전해지는 달달한 향, 단맛 나는 감국 옆 

햇살이 비추는 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가고...

 

[정상]

매오름은 얕은 바다에서 형성된

천해성 수중 분화구의 하나로 정상봉에 퇴적층의 바위는
형태적으로 응회구의 특징을 보여준다.

매오름 동남 사면으로 분화구가 뚜렷하지 않지만 남향으로 터진

말굽형 분화구인 도청오름이 보인다.

도청오름 정상에는 제주 해안경비단 관리 시설물이 있어 통제구역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도청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

삼각점이 정상에 위치하고 있고 

제주의 절반을 보는 듯 멋진 바다 뷰까지 매력이 철철 넘친다.

토산봉, 가세오름이 지척에 있고 

한라산 치맛자락을 타고 내려온 겹겹이 이어지는 오름군락, 

가시리 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을 타고, 

동쪽 달산봉 뒤로 바다 위의 궁전 '성산'의 모습도 살짝 드러난다.

썰물때면 수백 미터의 백사장이 드러나는 표선해비치해변과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 

서쪽 바다로 눈을 돌리면 섶섬과 제지기오름까지 

동서남북 탁 트인 전망은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게 한다.

 

[잘 정비된 정상 모습]

정상을 내려가다 뒤돌아보니

하늘이 닿을 듯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하늘빛이 너무 아름답다.

 

[녹나무]
[표선 공동묘지]

이곳도 여느 오름과 마찬가지로 곳곳에 묘지가 보인다.

공동묘지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주차장인 듯 여유로운 곳에는 두 갈래길과

묘지 너머로 표선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끝없는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자금우 길]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제주 

산과 바다가 펼쳐지는 멋진 뷰와 멋스러움이 있는 대나무 숲, 

사람들이 발길이 뜸한 한적하지만 아기자기한 숲길이 있는 팔색조의 매력을 가진 오름 

수직의 정원 울창한 삼나무 길이 주는 풍부한 삼림욕은 덤으로 힐링이 된다.

오를 때 느끼지 못했던 수북이 쌓인 낙엽길은 햇살이 비춰 더 아름답다.

하절기와 동절기 트래킹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을 듯하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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