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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한라산의 겨울(성판악~백록담)~

by 고니62 2015. 1. 14.

한라산의 겨울(성판악~백록담)~(2014.01.09.금)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한라산..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남한에서 가장 높은 1,950m 한라산은

동,식물의 보고로 천연기념물 제182호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자연과학분야 유네스코 3관왕(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달성된 한라산은 우리나라 3대 영산 중의 하나다.

 

**한라산을 오르는 5가지 방법

1.성판악 탐방로(9.6km) : 백록담 해발1,950m

2.관음사 탐방로(8.7km) : 백록담 해발1,950m

3.돈네코 탐방로(7km) : 남벽분기점 해발1,600m

4.어리목 탐방로(6.8km) : 윗세오름대피소 해발1,700m

5.영실 탐방로(5.8km) : 윗세오름대피소~남벽분기점 해발1,600m

 

 

알람소리에 잠에서 깼지만 눈이 자꾸 감긴다.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일어날까? 그냥 자 버릴까? 망설임은 잠시...

어둠이 깔린 5.16도로~ 차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

근데 내 차를 세울 주차 공간이 없다..

이런!!! 아직 캄캄한데 벌써 많은 탐방객들이 출발을 했단 말이지...

주차장을 빠져 나와 도로 맨 앞에 자랑스럽게 차를 세우고 흐뭇한 웃음을 지어본다.

 내가 한 번은 꼬~옥 세우고 싶었던 자리였기에...

물론 주차료는 공짜~^*^

 

 

어둠이 깔려 있어서 탐방로 입구는 환하게 불이 밝혀 있습니다.

오를 준비를 마치고 가지고 온 손전등을 꺼냈는데 쌓여 있는 하얀 눈이

길을 환하게 밝혀 줘서 도로 배낭에 집어 넣었습니다.

 

백록담을 향하여 힘차게 올라 볼까요~

 

 

 

성판악~속밭 대피소 4.1km(1시간 20분)

속밭 대피소~진달래밭 대피소 3.2km(1시간 40분)

진달래밭 대피소~백록담 2.3km(1시간 30분)

                                                    

성판악 탐방로에서 백록담까지는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군요..

하지만 자기 체력에 맞게 시간을 정하지 말고 오르면 좋을 것 같네요..

무리한 산행은 주위 분들에게 걱정과 불편을 끼치니까요~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씩 드러나는 붉은 기운은

걸어가는 내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속밭]

 

'속밭'은 넓은 초원지대로 인근 주민들이 우마를 방목했던 마을 목장으로 이용했었는데

지금은 울창하게 자란 삼나무와 소나무로 초원이었다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속밭 대피소]

 

 

 

속밭을 지나니 상고대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납니다.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에 눈발이 날리더니 영화 속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갑니다.

오늘은 내가 영화 속 주인공입니다..

 

 [사라오름 입구]

 

사라오름(해발 1,324m)의 은빛쟁반 모습을 보고 싶지만

그냥 지나는 걸로~

 

 

몇해 전에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알림이 씌어져 있군요..

산행하기에 앞서 철저한 준비와 무리한 산행은 자제해야 겠습니다.

 

 

눈 속에 파묻혀 버린 등반로는 보일락 말락~

빨간 리본이 대신 탐방로를 알려줍니다.

 

 

 

 해발 1,400m~ 오르막이 계속되는 구간입니다.

오르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도 힘 내어 영차영차~~

 

 

 

 

  

해발 1,500m 고지에서는 누가누가 예쁘나?

눈부신 백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지나치질 못합니다.

가까이 보이는 백록담은 어서 올라 오라고 손짓합니다.

 

 [진달래밭 대피소]

 

 

기상 실황으로 봐서는 바람도 적당하고 날씨가 맑아

백록담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듭니다..

 

 [진달래밭 통제소]

 

동절기(11, 12, 1, 2월)에 백록담을 오르려면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12시에는 출발해야 되는군요..

그리고 동능 정상에서 1시 30분에 내려와야 한다는 설명이 적혀져 있습니다.

백록담을 향하여 힘차게 go go~~

 

 

 [구상나무 군락지]

 

구상나무는 해발 1,400m이상에서 볼 수 있는 고산지대의 대표적인 상록침엽수입니다.

살아 백년, 죽어 백년이란 구상나무는

고산지대의 다양한 모습으로 한라산을 빛내주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해발 1,600m]

 

유일하게 등반로 가운데 위치한 돌 표지석입니다.

눈에 덮혀 해발 위치를 알아볼 수 없지만 여기가 해발1,600m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좀고채목]

 

한라산 해발 1,700~1,800m에서 볼 수 있는 '좀고채목'입니다.

구상나무와 더불어 한라산의 혼효림을 대표하는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고산지대의 강한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는 하얀 수피의 기형적인 모습에서

산악인들은 '백골나무'라 부르기도 합니다.

 

 

 

사라오름과 서귀포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해발 1,800m를 지납니다.

잠시 숨도 고르고, 당도 보충할 겸 따뜻한 커피를 마셔 봅니다.

아침에 팔팔 끓는 물을 가져 왔건만 한라산의 혹독한 추위에 금새 식어 버립니다.

 

 

 

한발 한발 내딛기가 무척 힘들어 보입니다.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가까이 들려옵니다.

 

 

 

 

드디어 4-36...성판악 코스의 마지막 파란 말뚝~

파란 말뚝 하나의 거리는 250m를 뜻합니다.

 

 

 

 

 [백록담]

 

백록담의 속살을 담으려고 가까이 가는 순간 강풍에 날아 갔습니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바람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몇 분을 버티며 담고 온 군데군데 묻은 하얀 백록담의 모습에 감격의 눈물이...

물은 말라 버렸지만,

흰사슴을 탄 신선이 '물을 마셨다' 는 백록담의 전설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더 머물고 싶지만 서서히 하산할 준비를 해 봅니다.

 

 

 

 

내려오다 해발1,900m 고지에서 잠시 시선이 멈춥니다.

우뚝 솟아있는 성널오름과 사라오름,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시원스레 펄쳐지는 서귀포 앞바다~

그리고 그 위에 떠 있는 섶섬, 문섬, 범섬...

'아름다움의 극치'란 말은 여기에서 보이는 한라산의 생생한 모습을 표현한 듯 합니다.

 

 

 

 [진달래밭 대피소]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른 진달래밭 대피소에는

라면은 1인당 2개 이하만 판매하오니 각자 줄을 서서 구입하시고,

모든 쓰레기(라면용기, 커피잔 등 매점에서 구입하신 물품 포함)는

각자 가지고 하산하여 주십시오!

☆컵라면 1,500원

라고 큼지막하게 젹혀 있습니다.

 

[겨우살이]

 

하산하는 길~ 오를 때 보았던 눈부신 상고대는

햇살이 따스한지 벌써 녹아 내려 앙상한 가지에는 겨우살이만이 푸르름을 자랑합니다.

 

다시 만난 속밭 대피소

 

 

속밭 대피소에 멈춰 버린 모노레일카

 

 

빨간 줄기가 하얀 눈 속에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

굴거리나무들이 보이는 걸 보니 한참을 내려왔나 봅니다.

 

[로방탐 악판성]

 

하산 완료 직전입니다.

아쉽고 또 아쉬워라~~

하지만 지금 또 오르라 하면 올라갈 자신은 없습니다.

물론 가라고 등 떠밀 사람도 없지만...

 

 

아침에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성판악 탐방로 풍경입니다.

주차장에는 아직까지도 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성판악은 해발 750m였군요..

 

 

오늘 제가 준비하고 간 등산 준비물입니다.

등산화(방수가 되면 좋구요~)

아이젠과 장갑(필수입니다.)

스틱, 스패치, 무릎보호대(선택이죠..)

따뜻한 물과 넉넉한 간식거리, 그리고 선글라스도 준비해 보세요..

하얀 눈이 얼마나 눈이 부셨던지 내 눈은 보호해야겠죠.

 

백록담을 만나고 내려오는 내내 기쁨은 두배입니다.

1,950m를 오르는 동안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날씨의 조화~

온통 하얀 세상으로 속살까지 보여주는 한라산의 신비로움을 느끼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작아 보입니다. 

하얀 눈도, 앙상한 나뭇가지도, 상고대도, 시원스레 펼쳐지는 서귀포 앞바다도

백록담은 내게 큰 사랑을 안겨줍니다.

 

   

한라산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