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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한라산둘레길 '수악길(수악~사려니오름)'~

by 고니62 2014. 11. 17.

한라산 둘레길 '수악길(수악~사려니오름)'~(2014.11.14.금)

 

**제주시와 산림청은 2014년까지 한라산 허리를 빙 둘러 걷는

80km의 둘레길(환상의 숲길)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전체구간 중 20km는 임도, 60km는 숲길입니다.

 

 한라산둘레길  돌오름길(5.6km)

한라산둘레길  동백길(13.5km)

한라산둘레길  수악길(16.7km)

한라산둘레길  사려니숲길(16km)

 

제주에는 많은 길들이 다양하기도 합니다.

올레길, 한라산둘레길, 숲길, 마을안길, 해안길, 하천길~

올레길은 제주 해안선을 따라 아기자기한 정다운 길이겠지만,

한라산둘레길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의 숲으로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심호흡하며 걸을 수 있는 제주 자연이 주는 끝없는 선물입니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숲의 향을 맡으며 걷는 즐거움에

내 등산화는 신이 났습니다.

 

저를 따라 원시림으로 들어가 볼까요~~

 

 

한라산둘레길 수악길로 물오름 탐방로 시작점입니다.

사려니입구까지는 9km입니다.

차 한대는 사려니오름 입구에 세우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다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네요.

10시 출발이 돼버렸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군데 군데 곱게 물든 단풍나무의 첫인상은 예쁘기만 합니다.

무거웠던 다리가 한결 가벼워지는 듯 합니다.

입구를 지나니 조금은 울퉁불퉁한 돌길이지만

숲이 주는 맑은 공기에 투덜거림도 자연스레 사라져버립니다.

 

 

 

입구를 지나면서 상수리나무의 열매와 졸참나무의 도토리가 여기저기

뒹글어다니며 가던 길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상수리열매는 동그랗게 생긴 털모자를 쓰고 인사를 합니다.

그에 질새라 졸참나무는 보송보송 솜털 달린 빵모자를 쓰고,

자기도 봐달라고 앙탈부리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계곡을 지났지만 거의 물이 말라버려서 조금은 삭막한 느낌입니다.

군데군데 물든 단풍과 누군가 쌓아올린 돌탑이

지나가는 가을을 조금이라도 붙잡고 싶은지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것 같습니다.

 

 

[구분담]

 

구분담은 일제 강점기에 국유지와 사유지를 구분하기 위해 쌓은 돌담입니다.

 

 

 

 

 

 

 

 

 

비온 뒤에 갔던 '해그문이소'에는

암벽을 타고 물이 졸졸 흘렀지만, 가뭄이 오래되어서

고여있는 물만 있을 뿐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기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하지만 고운 반영을 담아올 수 있어서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 번져나갑니다.

 

언제가는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도 해봅니다.

 

 

 

 

 

 

 

 

 

 

 

 

 

 

 

[삼나무 숲길]

 

물오름구간은 걸어도 걸어도 여러가지의 아름다운 길들이 있어

지루함이 전혀 없었지만,

삼나무길이 펼쳐지는 구간에서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하늘 높이 치솟은 삼나무의 힘찬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 소리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둘레길을 걷다보니 '스프링데일'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봄의 계곡'이란 뜻의 스프링데일골프장입니다.

노란색 '노루동이'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물오름 구간에 여러군데의 계곡이 있는 걸 보면 여기에 맞게 지어진 이름인가봅니다.

 

 

 

 

[단풍나무]

 

[나도은조롱]

 

[콩짜개덩굴]

 

[좀작살나무]

 

[누리장나무]

 

[밤나무산누에나방고치]

 

한라산 둘레길은 가을의 지나감을 아쉬워하며

숨겨두었던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과 열매를 길라잡이들의 눈 속으로 들어오게 합니다.

3~4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는 구간이지만,

 좀처럼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돌길, 낙엽길, 데크길, 매트길을 걷고 나면

또 다른 길이 매력을 더해줍니다. 

계곡을 건너 다시 오른 푹신한 낙엽길은 겨울이 멀지 않음을 알려줍니다.

보물을 가득 채운 둘레길은 걸어도 걸어도 지루하지 않았던

11월의 멋진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