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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 나들이

다카마쓰 여행 '데시마 미술관'

by 고니62 2023. 7. 9.

다카마쓰 여행 '데시마 미술관'(2023.7.1. 토)

 

세토내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데시마 미술관 

미술관을 둘러싼 풍부한 자연이 주는 선물, 

공간 자체가 작품이 되는 미술관은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라는 틀을 깬다.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인 니시자와 류에, 

그리고 아티스트 나이토 레이의 공동작업 건축물로 2010년에 개관했다.

 

[데시마 미술관]

제주를 떠나 인천~다카마쓰~나오시마 

그리고 오늘 역시 섬에서 섬으로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는 자유여행 

데시마 미술관은 어떤 표정으로 반길지 은근 기대하며 

다카마쓰항으로 출발했다.

 

[선착장]
[다카마쓰~데시마 고속선(나오시마 경유)]

전날 탔던 훼리가 아닌 고속선이 물살을 가르며 선착장에 닻을 내린다.

여선장은 연약해 보이지만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데시마 미술관은 다카마쓰 4번 항에서 약 50여분 정도 고속선을 타야 하는데 

계절별로 배 운행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반드시 운행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고속선은 나오시마를 경유한다.)

계속되는 장맛비와 출렁이는 물결이 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데시마 이에우라항에 접안을 할 때까지 다행히 멀미하는 여행객은 없었다.

작은 고속선은 선장이 직접 운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데시마 지도]

제주의 어촌 풍경과 닮은 데시마섬 

원시림과 지하수가 풍부하고 예로부터 벼농사를 많이 지어 

생활이 풍요롭다는 의미로 풍도(豊島)라 불리는 섬이다.

가오리모양의 지도는 제주도의 유인도 '가파도'를 닮은 듯 친근감이 든다.

1976년부터 16년 동안 기업들이 몰래 산업폐기물을 파묻던 땅으로 활용하다가 

지금의 섬은 전혀 다른 아트 프로젝트로 '예술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

이곳에서 알았지만 데시마는 쌀과 올리브로 유명하다.

 

[버스 정류장]

데시마섬의 이동수단은

1대의 버스와 택시, 그리고 자전거, 도보로 이동을 한다.

우리 일행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섰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출발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10여 분 달린 버스에서 내린 곳은 

계단식 논과 탁 트인 바다풍경이 펼쳐지는 데시마 미술관 버스정류장이다.

엽서의 그림 속을 여행하 듯 아름다운 섬 풍광이 펼쳐진다.

 

[데시마 안내판]
[데시마 미술관]

나지막한 언덕 위로 2개의 우주선인 듯 하얀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아래로 계단식 논이 펼쳐진 길을 따라 내려가면 

독특한 모습의 하얀 원형과 타원형을 한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가는 곳이 어딘지 모른 채 따라나섰지만 

데시마 미술관은 어떤 매력으로 반길지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계단식 논]
[데시마 미술관 입구]

장맛비에 관람객들을 위해 우산을 비치해 둔 배려가 엿보인다.

 

[물방울 모양의 데시마 미술관]

떨어지는 물방울 형태를 닮은 데시마 미술관 

바람과 빛, 주위의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설계하여 

시간의 지남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게 하였다.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의 독특하고 기이한 건축물은 

흙모양을 그대로 본떠 콘크리트 작업을 건축물로 만든 미술관이다.

데시마 섬의 주민이 농사짓는 풍경, 건축, 그리고 예술이 만나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아름다움 안에서 세계 최초로 기둥이 없는 얇은 피막 같은 구조로 지은 건물이다.

 

[토끼풀]

아름다운 주위 섬 풍광을 바라보며 곡선 따라 들어가는 길...

연둣빛 숲 터널을 지나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세토내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숲길]
[밤나무]
[미국자리공]
[발풀고사리]
[데시마 미술관]

데시마 미술관은 

한정된 공간에서 조용히 관람하는 특성상 예약은 필수이고,  

내부는 사진촬영이 불가능해서 엽서 사진을 가져왔다.

 

[엽서 사진]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자

얼굴 표정에서 무언의 감탄사들이 흘러나온다.

장맛비 내려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그려내는 듯 

건축물의 외형을 타고 흐르는 제각각 다른 물방울 형태를 관찰하고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곳에 따라 뚫린 구멍으로 보는 바깥 풍경은 

새소리, 바람소리, 자연 그대로의 멋과 냄새는 온몸으로 전율이 느껴진다.

 

[엽서 사진]

천장의 두 개의 원형구멍은 

하늘을 향해 뚫려 있어서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오고 

바늘구멍처럼 작은 구멍이 뚫린 바닥에서 

물방울이 몽글몽글 올라와 독특한 모양을 만들어내며 흘러가다 

모이고 다시 흘러가기도 하고 머물기도 한다.

 

[엽서사진]

좋은 공간에서 예술작품을 만났을 때 느낌 

비어있는 공간 안에서 드러눕기도 하고, 명상에 잠기기도 하고, 

하늘 멍 때리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고, 바닥에 앉아 물방울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관람객들은 제각각 즐기는 방식을 달리하며 감동한다.

 

[작은 원형구 모습의 카페(기념품 숍)]
[토끼풀]
[버스 정류장]

먼저 와 버스를 기다리는 길게 선 줄

1시간에 한번 운행하는 버스라 이번에 놓치면 영락없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만원이 된 버스는 우리를 거부하고 두명만을 태우고 유유히 사라진다.

결국 1시간을 기다렸다.

 

[붉은강아지풀]
[개망초]

다행히 큰비가 내리지 않아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포획된 멧돼지 발견,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놀라 탈출하는 멧돼지...

멧돼지 피해를 보는 농가와 미술관 관람객들이 늘어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드디어 우리 일행이 탈 버스가 보이는 순간 얼마나 기쁘던지...

 

[이에우라항 주변 식당]

아침에 탔던 고속선이 하얀 등대 안으로 들어온다.

 

음식과 예술의 섬 '데시마' 

태양과 바람이 만드는 데시마의 바다 

마을 안길, 항구의 올리브 농장, 줄 서는 식당의 소문난 웨이팅 맛집 

욕심을 버리면 여행이 가벼워진다.

하지만...

구석구석 데시마의 바람을 느끼며 걷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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