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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다려도를 품은 '북촌리'

by 고니62 2023. 10. 5.

다려도를 품은 '북촌리'(2023.9.27. 수)

 

'한국의 몰디브 함덕해수욕장' 

은빛 백사장, 잔잔한 파도, 맑고 깨끗한 에메랄드빛 바다, 

한라산의 품 안에 들어오는 해안선이 아름다운 해변을 낀 제주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함덕해수욕장]

서모오름(서우봉) 동쪽 둘레길에는 

바다를 끼고 있는 숲길과 우뚝 솟은 한라산 

일본군 진지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말없는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다.

함덕 큰사시미(와요지)를 출발지점으로 

창꼼(창 고망난 돌)까지 가을 북촌리를 걸어본다.

 

[함덕리 족은사시미 지경]
[함덕 큰사시미(함덕리 와요지)]

와요는 서모오름(서우봉)의 서쪽

완만한 경사(속칭 '와막밧'이라 불리는 곳)를 이루고 있는 지점에 위치, 

'웨' 혹은 '와'는 기와(瓦)의 뜻으로 현무암과 진흙을 빚어서 가마를 축조하였다.

불을 지피는 화구(火口) 부분은 남아 있지 않고 

암키와와 수키와가 주로 구워졌던 것으로 보인다.

 

[큰사시미]
[(동)알물]
[서우봉 표석]
[함덕해수욕장]

몇 발짝 걸었을 뿐인데 

이국적인 풍경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해변 

구름에 가려진 한라산이 조금은 아쉽지만 

열두 폭 병풍 속으로 빨려들 듯 마법을 걸어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넓게 펼쳐진 백사장, 기암괴석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들려주는 파도소리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해 주고 

아직은 여름 흔적이 남아있지만 한층 높아진 파란 하늘이 가을을 열어준다.

 

[정자 쉼터]

바다와 숲, 갈림길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는 

아름다운 함덕 마을 모습과 은빛으로 빛나는 하얀 모래, 

곡선이 아름다운 해변을 보고 가라 한다.

 

[좀닭의장풀]
[짚신나물]
[며느리밑씻개]
[산박하]
[개맨드라미]

걷기만 해도 영화가 되는 절경 

햇빛이 풍부한 곳곳마다 일렁이는 봄바람에 출렁이는 노란 파도, 

제주의 3월을 눈부신 푸른 물빛과 노란 유채꽃으로 물들였던 빈터에는 

개맨드라미와 개똥참외가 주인 행세를 한다.

 

[개똥참외]
[큰도꼬마리]
[갈래길]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함덕해수욕장 동편에 가로누운 서모오름(서우봉) 

함덕리와 북촌리의 경계에 걸쳐져 있고 

서모오름을 한자표기에 따라 '서산'이라 표기했다.

표고 111m, 비고 106m로 북쪽과 남쪽 2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는 원추형 화산체이다.

완만한 등성이가 크게 두 봉우리를 이루고

용암 바위가 정상에 노출된 남쪽 봉우리는 '남서모',

송이로 된 분석구인 북쪽 봉우리에 '서산봉수'가 있음으로 인해 '망오름'이라 불린다.

오름 기슭에는 계단식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살찐 물소가 뭍으로 기어 올라오는 듯한 형상이라고 하여 예부터 덕산으로 여겨졌으며,

4.3 사건 당시 생이봉오지 언덕에는 비극적인 아픔이 서려있고

동쪽 기슭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구축한 진지동굴이 20여 곳이 있다.

 

[서우낙조 전망대]

에메랄드빛 바다 수평선 위로 연출하는 

붉은 노을대신 해변을 에워싼 길게 늘어선 회색 빌딩 

옛 모습은 많이 사라져 버렸지만 함덕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고 

마을 너머로 원당봉과 멀리 별도봉까지 눈에 들어온다.

'사봉낙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는

'서우낙조'에 대한 안내글이 그럴듯하다.

 

[수크령]
[서산 봉수대터]
[계단식 농경지]
[숲터널]
[도깨비고비]
[몬주기알로 내려가는 갈림길]

서모오름 정상에서 바닷가로 향한 해안절벽에는 

세찬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강한 생명력으로 잘 버텨내는 

상록의 도톰한 잎사귀를 달고 한쪽으로 쏠린 우묵사스레피나무가 

숲터널을 이루고 있어 어둡지만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름(6~8월)에 피었던 하얀 꽃은 검게 익어가는 중이다.

열매가 쥐똥같고 바닷가나 섬에서 자란다고 해서 

'갯쥐똥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묵사스레피나무]
[북촌리 서모봉 일제진지동굴]
[몬주기알]

몬주기알 절벽 아래에는 

입구는 작지만 내부가 비교적 넓은 천연동굴이 있는데 

4.3 당시 북촌주민들과 함덕주민들이 숨었던 장소로 

썰물일 때 해안가로 접근이 가능하다.

 

[갯고들빼기]
[갯강아지풀]

바닷가 염생식물들은 검은 현무암 위로 뿌리를 내리고

세찬 바닷바람과 짠내 나는 바닷물을 뒤집어쓰고  

말없이 고향 바닷가 지킴이가 되어준다.

 

[제주 서모봉 일제진지동굴 (3호)]
[제주 서모봉 일제진지동굴 (2호)]

진지동굴은 태평양전쟁 막바지(1945년)에 일본군에 의해 만들어졌다.

2차 대전 당시 제주도는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군들이 군수물자와 보급품을 숨기고 대피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서모오름(서우봉) 진지동굴은

갱도와 벙커, 방호벽등 여러 가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자살특공기지의 구축과정의 실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북촌리 서모봉 일제 진지동굴]

태평양전쟁 말기(1945년) 일본군이 결 7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북촌리 서모봉 등사면에 인근 마을주민들을 동원하여 만든 대장굴, 탄약고, 왕(王) 자형 진지동굴과

어뢰정용 진지동굴 등 20여 개가 있으며 상태가 양호하다.

가장 접근하기 좋은 진지동굴은 굴 입구가 3개인데 내부가 연결된 왕(王) 자형으로

마을사람들은 '삼형제굴'이라고 부른다.

 

[방호벽]

갱도 앞부분에는 직사화기로부터 

방어나 엄폐, 은폐를 위한 용도로 구축된 방호벽 시설들이 보인다.

 

[북촌리 서모봉 일제 진지동굴 방향표시]

북촌 해동마을 서쪽 편에 가로누운 서모오름 

서모오름(서산)은 봉우리를 기점으로 동쪽은 북촌리, 서쪽은 함덕리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해안가에 자리 잡은 서모오름은 

조선시대 서산봉수대가 있었고 일제의 상처인 진지동굴 20여 개가 있다.

다려도와 너븐숭이 4.3 기념관, 마을 전경 등이 

4.3의 아픈 역사와 북촌리의 희로애락을 한아름에 보듬어 안은 

우리에 어머니의 품과 같은 오름이다.

북촌마을 주민들은 이 오름이 본래의 이름을 찾아서 서산이나 

서모오름, 서모봉으로 불려지길 기대한다.

 

[몬주기알]

오랜 설촌 역사와 수려한 자연과 문화를 지닌 북촌마을

동쪽은 동복리, 서쪽은 함덕리, 남쪽은 선흘리와 인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해안을 끼고 해동, 본동, 한사동, 억수동 등 4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진

바위섬 '다려도'를 품은 유서 깊은 마을이다.

명절처럼 제사를 한 날 한 시에 지내는 북촌마을은

4.3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간다.

마을 뒤, 또는 북쪽에 있는 포구라는 의미로

뒷개라 불렀으며 한자로 표기하며 북포(北浦), 북촌(北村)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신석기시대의 바위 그늘 유적지인 고두기 엉덕,

해안가의 환해장성, 마을 포제와 영등굿의 세시풍속을 보존 계승하고 있는

전통 있는 마을로 용천수가 풍부한 반농반어의 마을이다.

 

[해동 포구]

비췻빛 물결 영롱이는 해동마을 

해동은 북촌리 설촌의 원류이며 서모오름 기슭에 

삶의 터전을 이룬 전형적인 반농반어 마을이다.

서북풍을 막아주는 서모오름과 풍부한 수산자원의 보고인 다려도가 있어 

천혜의 자연조건을 지닌 곳으로 자연적인 포구가 발달하였다.

 

[머귀나무]
[해동마을 근린공원]
[해동마을 표석]
[검섯개물(장군물)]

예전에는 용출량이 많아 해동 주민들이 

식수 및 빨래터로 이용하였지만 주변 영향 등으로 인해 용출량이 현저히 줄었다.

일제진지동굴 구축 시 일본군 대장이 먹었다 하여 '장군물'이라고도 불린다.

 

[검섯개]

북촌 본동과 해동 사이 바닷가에 있는 개(포구)를 말한다.

 

[북촌 환해장성]

북촌 환해장성은 고려시대부터 

시작하여 조선시대까지 계속 축성하였으며 

왜구 등 바다로부터 오는 적의 침범을 막기 위한 시설이었다.

 

[구멍갈파래]
[정짓물(정제물)]
[갯쑥부쟁이]
[천일홍]
[갯강활]
[가릿당(구짓머루당)]

가릿당은 북촌마을의 본향당으로 

이곳의 신들은 북촌마을 사람들의 삶과 죽음, 호적과 피부병, 

육아, 해녀, 어선 등을 관장한다.

 

[북촌 등명대]

북촌마을 포구 서쪽 구짓머루 동산에 위치한 옛 등대로 

이곳 포구에 세워진 등명대는 속칭 '도대불'이라 한다.

바다에 나간 고기잡이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 

1915년에 마을사람들이 세웠다.

처음에는 솔칵으로 나중에는 석유 등으로 불을 밝혔다.

도대불 위에 세워진 비석에서 4.3의 흔적 총탄자국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4.3의 역사현장이기도 한 '북촌포구']
[사원이물]

용출량이 풍부한 용천수는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집수, 보호시설이 되어 있어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용하였다.

 

[생이물]

조그만 용천수로 생이(참새)가 먹을 만큼 용출량이 적어 붙여진 이름이다.

 

[도아치물]

중동 해안가에 있는 용천수로 

용출량이 풍부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집수, 보호시설이 되어 있어서 생활용수, 여름에는 여자전용으로 이용되었다.

 

[다려도]

다려도는 3~4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로 

마을 해안에서 400여 미터 거리에 있으며 

풍부한 해산물을 제공해 주고, 다양한 철새들의 월하, 월동지로 

북촌리 마을 자원을 대표하는 보물섬이다.

바닷속의 크고 작은 바위를 포함한 여(礖) 

나와 있는 여 '난여', 잠겨 있는 여 '든여', 숨바꼭질하는 여 '고분여' 등 

썰물일 때 모습을 드러내는 여는 바닷길을 만들어 오갈 수 있다고 하지만 

물이 잠겨 작은 배를 이용하여 여와 여로 이동한다.

 

[용물]

너븐 빌레 동쪽에 있는 용천수로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집수, 보호시설이 되어 있어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되었던 물이다.

 

[창꼼(창 고망난 돌)]

창을 뚫어 놓은 듯한 기암으로 

창꼼을 통해 보는 다려도와 어우러진 석양은 비경이고, 

'창꼼알'이라는 주변 조간대는 해산물이 풍부하다.

 

작지만 아름다움과 소박함이 묻어나는 

천혜의 섬 다려도를 품은 아름답고 유서 깊은 어촌마을 북촌리 

서모오름 동쪽 둘레길에는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바다는 아무 말없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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