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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영등할망 해안로

by 고니62 2023. 9. 6.

영등할망 해안로(2023.8.30. 수)

 

제주시내에서 서쪽으로 25km 지점 

한림읍의 동쪽 입구에 위치한 귀덕 1리와

바로 옆 동서로 직사각형을 늘어놓은 것처럼 해안가에 자리 잡은 귀덕 2리

수질 좋은 풍부한 용천수, 원담, 포구, 영등할망 신화공원 등

바람의 신 영등할망의 흔적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금성천을 시작으로 나신비까지 해안산책길에 나서본다.

 

[금성천과 비단교]

그칠 듯 그치지 않는 가을장마? 가 만들어낸 

에메랄드빛 맑고 고운 금성천은 황톳물로 색을 입혔다.

 

[나문재]
[금성포구]
[새설(물)]
[계요등]
[백일홍]

영등할망 신화마을 '귀덕1리' 

귀덕1리는 제주시내에서 서쪽으로 25km 지점에 위치하여

한림읍에서 제일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곳으로써 한림읍의 16 절경 중의 하나인 

귀덕 석잔도 거북등대에서 바라보는 석천예와 미역 따는 해녀들의 모습, 

그리고 배들이 들고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귀덕마을의 해안선은 매우 평평한 암반조간대를 이루고 있다.

 

[영등별감]

할망의 아래쪽 마파람 부는 갯가

영등별감은 바다에 물고기 씨를 뿌려주는 어부들의 영등이다.

별감은 무장이라 창과 방패를 가지고 바다에 불어오는 

태풍을 창으로 찌르고 방패로 막으며 배를 단속한다.

그러나 화가 나면 폭풍을 몰고 와 배를 부수는 풍랑의 신이기도 하다.

15일 제주를 떠날 때는 영등달의 금승을 풀어주는 배방선의 신이다.

 

[복덕개포구]

복덕개포구는 천연암반을 이용한 복어형태의 형국으로 

예부터 복덕개라 불렀으며 귀덕리에 처음으로 포구가 되어 '큰개'라고도 불리어 왔다.

영등할망(해신)은 복덕개로 들어오면 

어민, 해녀들은 복덕개포구 서쪽 돈지빌레에서 영등용왕제도 지냈다.

 

[도대불]

도대불은 선박의 항로를 알려주는 등대와 기능이 같은 신호유적으로

제주도 해안마을 포구에 설치되어 있다.

도대불은 마을 주민들의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졌고 

과거 도민들에게 기초적인 생계수단인 어업문화를 보여주는 흔적이자 유산이다.

 

[영등호장상]
[거북등대]
[할망의 착한 며느리]

영등할망은 며느리를 질투하고 싫어한다.

영등며느리는 세지만 곧은 하늬바람 같은 신이다.

며느리는 할망이 아무리 궂은 척 해도 할망의 기분을 맞춰준다.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질고 반듯한 영등며느리는 바다에 들면 

바당밭에 전복, 소라, 미역, 전초 등 해초의 씨를 뿌려주는 좀녀의 수호신이다.

 

[큰이물]

바람 축제의 서막은 영등신맞이 환영제가 

귀덕리 복덕개, 제주영등할망 신화공원에서 시작된다.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음력 2월 영등달의 바람의 축제 

영등할망(해신)은 바람의 여신이자 내방신(來訪神)으로 

할망이 가져온 바람은 겨울과 봄 사이에 제주에 불어오는 서북계절풍이다.

할망이 봄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바람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할망의 변덕이라 한다.

때문에 할망이 뿌리는 칼바람은 헤아릴 수 없지만 

할망은 영등에 뿌린 바람은 다 거둬간다.

음력 2월 초하룻날에 꽃샘추위와 함께 바람길의 올레 귀덕1리 복덕개로 들어왔다가 

보름동안 바다밭에는 해산물 씨앗을, 밭에는 온갖 곡식의 씨앗을 뿌려주며 제주 산야를 구경하고 

음력 2월 15일 남풍(마파람)이 불면 우도를 마지막으로 제주를 떠나간다.

 

세상의 북쪽 끝 영등나라엔 영등대왕이 얼음산과 서북풍을 지키고 있다.

영등할망이 제주에 왔다가 바람을 뿌리고 가는 내방신이라면 

대왕은 영등할망이 영등바람을 뿌리며 제주의 새봄을 준비하는 동안 

영등나라의 긴 겨울을 지키는 외로운 대왕이다.

 

[되물]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대수층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을 용천수라 한다.

제주도의 여러 마을들은 용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용천수(산물)는 식수원이자 생명수인 것이다.

그 물의 양은 그 마을의 인구수를 결정하는 근간이 되었다.

현재는 중산간개발과 도로개설 등으로 수량이 감소하고  

용천수 자체가 파괴되어지고 있다.

 

[영등할망 딸]

영등할망이 제주 올 때는 딸을 데리고 올 때가 있다.

딸은 언강이 너무 좋아서 할망은 바람도 빨리 거두고 가서 

그해는 봄이 일찍 든다고 한다.

 

[귀덕본향당]

영등나라는 지구의 북쪽 끝 시베리아에 있는데 

여기엔 추위와 함께 온갖 바람의 씨를 만드는 영등하르방이 산다.

제주에 영등이 들려면 영등하르방이 영등바람의 씨를 만들어 할망에게 내어주어야 한다.

영등하르방은 영등 2월 초하루 남방국 제주를 찾아가는 

영등할망의 바람주머니에 오곡의 씨앗과 봄 꽃씨를 담아주는 신이다.

 

[영등우장]

영등할망을 도와주는 영등신들 중에

비 날씨를 예보하는 일관을 영등우장이라 한다.

영등달에 비가 오면 "올해는 비옷 입은 영등이 왔다."라고 한다.

영등우장은 할망이 일으키는 매운 칼바람에 비우자(雨) 색깔을 입히고, 

궂은비 날씨에 대비해 비옷까지 입고 온다.

 

[귀덕포구(돌덕개, 모살개)]

제주포구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귀덕포구(모살개)는 

안캐와 중캐, 밖캐와 같은 3판 구조를 옛날 방식 그대로 잘 간직하고 있는 포구이다.

가장 안쪽인 안캐는 태풍 때 배를 피하거나 배를 수리하던 곳이고, 

중캐는 밀물이 되면 나갈 배가 정박하였고, 밖캐는 수시로 드나드는 배를 정박하였다.

돌방파제를 겹겹이 쌓아 태풍을 막을 수 있게 만들어졌고 

수중암초인 여(물속의 큰 바위)는 파도를 막아주었다.

 

[궤물동산]

영등할망이 처음 오시는 아름다운 제주의 마을 귀덕1리 

한림읍의 가장 동북쪽에 자리한 해안마을로 

사동, 하동, 중동, 성로동, 신서동 등 5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의 대표적인 밭담 유형 중 하나인 잣담이 많아 

'잣질동네'로 불릴 만큼 농어업문화의 다양한 가치를 품고 있는 마을이다.

귀덕1리의 옛 이름은 '돌여', 또는 '돌덕'으로 

마을 북쪽 바다에 썰물 때만 드러나는 돌섬인 큰여와 작은여가 있어 붙은 이름이다.

해안에는 예로부터 귀덕포로 표기된 '모살개'와 복덕포로 표기된 '복덕개'가 있다.

귀덕1리는 제주문화의 특징인 반농반어의 생활과 문화가 뚜렷이 남아있는 곳으로 

제주신화 속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영등좌수]

하늬바람 부는 궤물동산

할망을 보좌하는 영등좌수는 풍류를 좋아하는 문신으로

한라산에 꽃을 피우는 꽃성인이며, 세경너븐드르에 곡식을 파종하는 곡물신이다.

영등좌수는 영등에 와서 풍수지리에 능통한 한라산신 보름웃도를 만나 

함께 하늬바람 길을 따라 한라산과 넓은 세경너븐드르에 

식물도감을 찾고 확인하는 꽃씨의 감상관이다.

 

[궤물]
[갯까치수영]

바닷가에는 퍼부어대는 세찬 비와 바닷바람에도 잘 견디며 

척박하고 염분이 많은 땅에서 살아가는 '염생식물'은

식물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염분을 차단하거나 저장했다가 밖으로 배출하기도 하고

염분을 주위의 물기를 빨아올리기 위해 통통한 잎을 갖기도 한다.

염생식물들은 바닷가 악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모새달]
[순비기나무]
[순비기나무 열매]
[갯질경]
[돌콩]
[털도깨비바늘]
[갯패랭이꽃]
[귀덕 환해장성]
[망밭(망전동)]

이곳은 왜구의 침입이 잦아 왜선을 감시하는 해상방어의 요새지였던 곳이다.

지금은 병단이 동북쪽 소로기 동산 부근을 망보던 밭이라 하여

이 부근을 망전동(망밭동네)이라 부른다.

 

[뱅단이원(물)]

아직은 허물어가는 집들도 간혹 보이지만 

해안가에는 낯선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어린이들과 함께 부른 '자전가 탄 풍경'이 부르는 '보물' 노랫말처럼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지 말타기

놀다 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아침 눈뜨면 마을 올레에서 매일 만나는 친구들

장난감보다 공기놀이, 소꿉놀이가 더 재미있었던 어린 시절 추억을 끄집어낸다.

발거 벗은 개구쟁이들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마을 삼촌이 들려주는 구수한 사투리는 마음까지 넉넉하게 한다.

 

[큰물]
[닥꽃]
[피마자]
[굼들래기물]

라신동에는 용천수가 풍부하였는데

마을 해안가에 있는 굼둘래기물은 음용수와 목욕물로 사용하였다.

여름철이나 백중에 물을 맞으면 잔병이 없어진다고 하여

아직까지도 물 맞으러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한다.

 

[라신비(라신동)]

영등할망이 처음 오시는 귀덕1리

까마귀머루가 까맣게 익어가는 가을의 길목

구불구불한 작고 아름다운 해안길

바닷가 주변으로 용천수와 에메랄드빛 잔잔한 바람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답고 숨어있는 이야기가 많은 곳 

종일 비예보가 잡혀있지만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우산 쓰고 걷는 해안길 

한나절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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