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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숲이 그린 봄..

by 고니62 2024. 3. 22.

숲이 그린 봄..(2024.3.20. 수)

 

편백나무가 주는 진하고 고급스러운 향 

여유와 편안함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졌던 숲 속 쉼터 

그늘을 만들어주고, 숲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깨끗한 공기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서 있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편백나무 숲]

뚝 떨어진 기온에 움츠려든 어깨 

나무 사이로 간간이 들어오는 햇살이 반갑기만 하다.

 

[편백나무]
[제주조릿대]
[박새]
[숲 속의 쉼터]

걷다 지치면 잠시 쉬어가라 나무 탁자와 의자를 마련해 준 친절한 길벗님 

 

[제주조릿대]
[박새]

걷는 내내 묘한 느낌, 뭔가 지나간 듯 바닥이 제멋대로다.

파여있는 흙과 연둣빛 새순이 막 돋았지만 잘려나간 '박새'의 잎 

오프로드 차량들이 지나간 길마다 파여있는 모습 

방송으로 보았던 대형 바퀴를 단 사륜 오토바이들의 질주 

흙길, 물웅덩이, 풀밭, 돌길 등 가리지 않고 다닌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질주 한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난 모습]

다듬어지지 않는 도로를 달린다는 뜻의 오프로드 

자갈과 바위, 그리고 질퍽한 흙 등 자연 그대로의 길을 달린다.

새로운 도전도, 탐험도 좋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훼손하면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

한라산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큰노꼬메]
[족은노꼬메]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의 모습을 한 큰노꼬메의 위엄과 

이웃한 경사가 낮은 다정다감한 족은 노꼬메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곳 역시 선명하게 드러난 사륜 오토바이 바퀴자국 

 

[상잣질]

빗장이 활짝 열린 봄 

변덕스러운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봄을 부르는 생명의 속삭임, 

나무 잎새는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꾸미지 않아도 자연이 묻어나는 중산간의 목축문화를 느낄 수 있는 상잣질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며 마법 같은 풍경을 그려낸다.

 

[참개암나무]
[생강나무]
[박새]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이른 봄, 따스한 봄바람에 

하얀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던 변산 아씨 '변산바람꽃'은 

흔적만 남기고 봄바람 타고 떠나버렸지만 

하얀 속살을 드러낸 '꿩의바람꽃'이 이어달리기를 한다.

작은 돌틈에 스며든 하얀 봄 

진분홍 봄이 매력적인 '새끼노루귀'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는 가냘픈 꽃아기씨들은 세상 밖으로 

정신없이 얼굴을 내민다.

 

[새끼노루귀]
[큰괭이밥]
[나도물통이]
[큰개구리발톱]
[큰개별꽃]
[개감수]
[개감수]
[중의무릇]
[현호색]
[현호색]
[현호색]
[흰털괭이눈]
[산괭이눈]
[벌깨냉이]
[개족도리풀]
[산쪽풀]

진정한 숲이 그린 봄, 

초록 치마에 샛노란 저고리로 갈아입은 '세복수초'는 

무성하게 자라 황금꽃길을 걷게 해 준다.

 

[세복수초]
[상잣질]

이맘때쯤이면 설레는 맘으로 찾게 되는 상잣질 

오름과 숲, 그리고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과 함께 머무르는 시간 

봄 아기씨들을 만나야 생동감이 느껴지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햇살이 머문 상잣질은 온전한 하루를 빌려준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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