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는 숲길(2024.2.27. 화)
곧 봄인데 연일 장대같이 내리는 굵은 빗줄기와 산간 눈소식에
따스한 봄햇살이 그리운 하루...
이 비가 지나가면 뜻하지 않은 행운이 기다려줄까?
바람이 불어야 구름이 흘러가고, 눈이 녹아야 비가 되듯
안부를 묻고 관심을 가져주는 따뜻한 마음으로
고운 아이들을 담아야 찾아오는 봄도 생동감이 느껴진다.
일찍 찾아온 봄의 전령사들이 보고파지는 햇살 가득한 오후
눈을 정화하는 하늘 높이 뻗은 빽빽한 삼나무숲
한적한 길 위에는 투박하지만 거슬리지 않는 편안함과 정겨움이 있어 참 좋다.
새가 날아가버린 텅 빈 공간
한 걸음, 한 발짝 그냥 스치기엔 너무나 이야기가 많았던 그 길
이 풍경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위로가 된다.
숲 속으로 들어서자 중의무릇의 우아한 자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생명이 느껴지는 앙상한 숲길에는
새들의 노랫소리와 더불어 일상이 낭만이다.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에 고개를 내미는 봄꽃들이
욕심 없이 그려낸 풍경은 봄비처럼 스며든다.
봄을 깨우는 땅의 기운
발아래로 펼쳐지는 초록치마에 노랑저고리로 차려입은
숲 바닥을 물들이는 샛노란 봄이 너무 예쁘다.
작은 바람이 불어와 초록 잎사귀들을 비비면 지나가던 바람도 멈춰 선다.
봄비와 나뭇잎을 이불 삼아 보송보송 솜털을 단 앙증맞은 '새끼노루귀'
햇빛이 다녀가고 바람이 길을 만든 곳에는 어김없이 끈질긴 생명력
숲 속에 스며든 하얀 봄 "까꿍! 반갑다, 새끼노루귀"
숲이 그린 집에는 희망의 햇살은 나날이 밝음을 더해가고
그들만의 세상, 봄으로 가는 꿈을 꾼다.
바꿀 수 없는 어제, 기대할 수 없는 내일, 너를 만날 수 있는 오늘이 가장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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