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숲(2024.5.13. 월)
초록바람이 설레는 하늘이 예쁜 오월
창문을 열고 숲터널을 지나 내리막길로 들어서자
가장 빠르게 자라는 나무 중의 하나...
보라색을 입힌 오동나무와 파란 하늘로 시야를 꽉 채우는 봄 풍경
엽서 속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
카펫 위를 걷는 듯 푹신하고 낭만이 묻어나는 낙엽길
햇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내준 길 위로 희망이 움트는 시간
얼굴을 내미는 숨어있는 봄을 만났다.
깊은 계곡과 우거진 숲
'해그문이소'의 '해그문이'는
나무가 울창하고 하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밝은 대낮에도 해를 볼 수 없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소'는 하천 단면의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 깊게 물이 담수되어 검푸른색을 띠고 있고
떨어지는 하얀 물기둥과 깎아지른 절벽이 시선을 압도한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나무 그늘 밑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부생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여 부엽토에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식물이다.
파란 눈을 가진 외눈박이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봄햇살에 투명한 종이인형처럼 속살을 드러냈다.
세월이 느껴지는 계곡을 지나니 숲 속의 또 다른 봄
홍자색꽃이 풍성하게 핀 참꽃나무의 화려함이 돋보인다.
연초록 숲길,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속으로 들어서자
조용할수록 더 아름답게 들리는 자연의 소리,
수북이 쌓여있는 젖은 낙엽을 밟을 때마다 배어 나오는 숲 냄새,
시샘하던 봄비도 잠시 주춤하고 계곡의 봄은 무르익어간다.
내가 머물렀던 아름다운 순간들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계절의 여왕 오월
기쁨은 넘치고 설렘으로 한껏 들뜨게 한다.
고왔던 하루의 끝
잠시 잊고 있었던 가로수로 심어진
노란 빛깔이 스며든 튤립모양의 꽃이 매력적인 키다리 '백합나무'도
연둣빛 이파리 사이사이로 조용히 꽃을 피워낸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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