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3편)
겨울을 지나 언 땅을 뚫고 일찍 봄을 맞는 작은 들꽃부터
겨울이 오기 전에 수분을 마치려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생명의 꽃들은
제주의 세찬 바람과 뜨거운 태양,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바닷길을 시작으로 올레길, 곶자왈, 오름, 계곡, 한라산 둘레길과 정상까지
수없이 걷고, 오르고 내리기를 하는 동안
발아래 작은 꽃들의 속삭임은 늘 감동을 준다.
봄꽃의 향연, 여름꽃의 향기, 가을꽃의 동화, 겨울꽃의 여행
사계절 들꽃세상을 계절별로 담아본다.
올해도 반갑지 않은 황사 소식
한반도를 덮친 최악의 황사는 안갯 속에 갇힌 듯 희미한 한라산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검은 현무암 위로 얼굴을 내민 '암대극'
바닷가의 봄을 노란 꽃바람으로 물들인다.
한라산 중산간의 오름을 시작으로
봄의 전령사들은 언 땅을 뚫고 일찍 기지개를 켠다.
공기가 느슨해지고 바람이 머무는 곳
앙상한 나무 아래 언덕에도, 굼부리에도, 계곡에도, 길가에도, 바닷가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주는 마음씨 고운 작고 여린 꽃들은
봄의 기운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풍경으로 길을 안내한다.
덩이괭이밥의 꽃밥은 노란색,
자주괭이밥은 꽃밥이 흰색으로 꽃의 중심부 색상은 녹색을 띤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야만이 볼 수 있는 들꽃들은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며 수수하지만 고운 자태는 걸음을 멈추게 하고
들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늘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한다.
오동정이 있으면 답글 달아주세요.
3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나무)가 이어집니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들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라산 봄의 요정 '나도제비란' (1) | 2024.05.20 |
---|---|
오월의 숲 (0) | 2024.05.17 |
3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2편) (0) | 2024.04.25 |
3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1편) (0) | 2024.04.13 |
계곡 산책 (1) | 2024.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