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쪼꼬미 '깔끔좁쌀풀'(2024.9.6. 금)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한라산
굽이굽이 경사가 심한 길을 달리다 마주하게 되는
한라산 정상의 남서쪽 산허리에 탐방로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영실(靈室)'
숲 속으로 들어서자 소나무 숲에서 뿜어 나오는 맑고 향긋한 솔내음
떼 지어 마중 나온 오리궁둥이 '흰진범'
아침 고요 속, 새들의 노랫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숲을 만나 숲을 벗어나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은 눈부심으로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엽서 속 그림이 되어준다.
힘이 부칠 때쯤 반겨주는 아침 햇살에 돋보이는 '제주황기'
와우~ 반갑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구름떡쑥'
바위에 떡처럼 달라붙은 '바위떡풀'
희고 작은 꽃이 우산자루 모양을 한 '궁궁이'
오르는 내내 봄과 여름을 아름답게 빛냈던 한라산의 나무들은
흔적을 남겨 한 발짝 그냥 스치기엔 아쉬움을 남긴다.
한라산이 주는 또 다른 매력
사방이 탁 트인 끝이 보이지 않는 활주로 끝에는
백록담 화구벽을 중심으로 오름 군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눈에 들어오는 선작지왓의 넓은 고원 초원지대
봄에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꽃바다를 이루는 산상의 정원에는
초록의 제주조릿대와 노랗게 물들어가는 호장근이 자람터가 되었다.
자세를 낮추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만날 수 있는
한라산의 키 작은 아이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새벽길을 달려왔는데 만날 수 있을까?
눈에 아른거리는 한라산 요정 쪼꼬미 '깔끔좁쌀풀'
드디어 찾았다!!
작아도 아주 작은 모습으로 풀숲에 숨어 끄트머리에 깔끔하게 피었다.
힘들게 만나 더욱 돋보이는 예쁜 아이 한라산 '깔끔좁쌀풀'
아침 강렬한 햇살에 눈이 부시다.
깔끔좁쌀풀은 현삼과의 한해살이풀로
풀숲의 물 빠짐이 좋은 반그늘이 자람터다.
한국특산식물로 한라산 1600m 고산지역에서 자생하는 개체수는 아주 적은 편이다.
원형의 마주나기 한 잎은 깊게 갈라지고
톱니 끝이 길고 까끄라기처럼 끝은 뾰족하다.
키는 5~10cm로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기가 힘들 정도로 아주 작고
줄기에는 밑을 향해 굽은 털이 보인다.
8~9월 적자색 꽃이 윗부분의 겨드랑이에 달려 피고
통형의 꽃받침은 끝이 4개로 갈라지고 짧은 털이 있다.
10월 경에 둥근 열매가 달린다.
자연이 주는 벅찬 감동과 소확행을 누리는 동안
한라산의 가을을 알리는 고원습지의 '물매화'
추워지기 전에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며 고지대부터 가을은 시작되고
들꽃들은 부지런히 계절을 전해주지만 한라산의 가을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삐 지나가버린다.
만세동산 전망대에서는
민오름(민대가리동산)~장구목~백록담(화구벽)~윗세붉은오름~윗세누운오름
서 있기만 해도 영화가 되는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깔끔좁쌀풀
보이는 만큼 담아가자...
빗방울 소리가 들리더니 숨 돌림틈 없이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여주는 한라산, 그리고 소리 없이 찾아와 준 한라산의 가을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오늘 하루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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