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모라질 6코스(2024.12.27. 금)
아침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는 산방산 공영주차장
늘 지나가기만 했던 터라 바닷길은 잠시 뒤로 하고 산방굴사를 올랐다.
용암돔으로 대표되는 '산방산'
끈적끈적한 용암이 만든 산방산은
산 안에 방처럼 생긴 동굴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약 80만 년 전 꿀처럼 점성이 높은 용암이 멀리 흘러가지 못하고
위로 볼록한 종모양으로 굳은 독특한 형태로 분화구가 없는 용암돔 형태를 하고 있다.
용머리 응회환과 함께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지형이다.
산방산은 설문대할망이 한라산 백록담의 봉우리를
뽑아 던져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는 산이다.
산방산의 중턱에 자리 잡은 산방굴사는
예로부터 불상을 모셔서 도를 닦아 온 곳인데 굴 안에는 맑은 석간수가 떨어진다.
이 물은 인간 세상에 시달려 스스로 바위가 되고
굴천정에서 뚝뚝 떨어지는 약수가 여신 산방덕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전해진다.
지혜의 길에서 만나는 '산방사'
산방사는 영주십경 중 하나인 산방굴사를 오르는 가피도량으로
기도와 수행이 늘 함께해 순례객들에게 가없는 마음이 평화를 전해 준다.
360도 최고의 전망대 산방산
화순항과 용머리해안, 형제섬과 송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용머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하멜상선전시관이 있고,
제주도의 또 다른 매력 설쿰바당도 눈에 들어온다.
산방산은 용머리해안과 함께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지형으로 꼽힌다.
여느 오름과 마찬가지로 화산 활동으로 생겨났고,
높이 395m의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종모양의 화산체다.
바구니를 엎어놓은 듯한 거대한 용암돔의 표면은 대규모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고,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이 흐르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분화구가 없는 용암돔 형태로 굳었다.
산중턱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방굴이라는 해식동굴이
바다를 향해 특색 있는 경관을 이루고 있어 영주 10경의 하나이다.
풍화혈은 풍화에 의해 암석에 형성된 구멍이나 동굴을 말한다.
대체로 집단적으로 나타나며,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암석에 침투된 염분이 결정화됨으로써
풍화혈이 점진적으로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어진 남편 고승을 그리워한 산방덕이의 눈물로
두 사람이 살던 마을을 향해 자라나는 사랑의 나무
영원한 사랑을 소망하면 산방덕이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산방굴사는 산방산 중턱(해발고도 200m 지점)에 자리 잡은
10m 너비와 높이가 각각 5m되는 자연굴이다.
그 안에 불상이 모셔져 있기 때문에
굴 안에 있는 절이라 하여 '산방굴사'라 이름하게 되었다.
고려시대의 혜일법사가 불상을 서광석으로 원만히 모시고 수도했던 곳이다.
지혜의 길에서 만난 '보문사'는 산방굴사를 오르는 가피도량으로
기도와 수행이 늘 함께해 순례객들에게 가없는 마음의 평화를 전해준다.
산방굴사를 내려와 탐모라질 6코스 '낭만의 길' 일부분을 걸어본다.
연대는 주로 구릉이나 해안지역에 설치되었고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이다.
봉수대는 산 정상에 설치하여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을 피워 신호를 보냈다.
지금 남아 있는 연디동산에 있는 연대는 최근에 보수했다.
세월이 빚어내고 시간이 깎아낸 '황우치해변'
산방산 우회도로를 따라 황우치 해변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눈 덮인 한라산과 군산, 월라봉과 박수기정,
바다로 고개를 돌리면 용머리해안과 형제섬, 송악산과 마라도까지
열두 폭 병풍이 펼쳐지듯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낸다.
항망대는 황우치 해변과 화순항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6.25 전쟁 당시 모슬포 제1훈련소에 군사물자를 이곳에서 날랐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산국과 감국이 어우러진 둘레길에는 소박하지만 은은한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한다.
태고의 신비함을 그대로 간직한 '용머리해안'
대표적인 수성화산체,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으로
해안의 절벽이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그 형상이 마치 용의 머리를 하고 있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산방산 앞자락 세 개의 화산이 파도와 바람에 깎여진 모습의 용머리해안은
산방산보다 앞서 생겨난 응회환으로
시간의 간격을 두고 차례대로 폭발하면서 만들어졌다.
뜨거운 마그마와 차가운 물이 만나 물결치듯 겹겹이 층을 이룬 지층 단면
완만한 언덕 모양 화산체인 응회환은
산방산에서 뻗어 나온 줄기가 바다로 향해 용머리처럼 고개를 들었다.
산방산으로 도망간 산방덕이가 돌이 되고
산방굴 천정에서 떨어지는 약수가 '산방덕이'의 눈물이 되었다는
산방산 여신(산방덕이)과 고승(고성목)과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마을의 수호신처럼 위풍당당 용암돔 '산방산'이 우뚝 서 있다.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숨은 바다 사계리 '황우치해변'
모래 언덕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산방산과 조화를 이루고
검은 모래사장이 드넓게 형성되어 용머리해안과 기암절벽은
제주를 대표하는 해안 중의 하나지만
암반 위로 밀려온 파도는 바윗돌을 부수고, 모래유실 속도가 빨라지면서 드러난 지반,
장기간 모래가 침식되면서 원형이 사라져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엄청난 풍광에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보니
모래해변이라기보다는 통째로 화산 암반으로 되어있는 곳
해변의 끝까지 거대한 암반해변이 펼쳐진다.
산 아래쪽은 모래밭이지만 바다와 맞닿은 해안은 해안암석 그 자체만으로도 빛이 난다.
파도에 모래를 쓸어내리는 백사장이 아니라
거대한 용암덩어리에 부딪히고 휩쓸리는 파도 소리 자체만으로도
웅장한 대자연의 소리는 색다르다.
토사와 암반의 경계, 자연이 빚어 놓은 위력
용암 화산섬 제주에서만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모래 언덕에 군락을 이룬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흰대극'
흰대극은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 강한 광선이 내리쬐는 해안가의 모래땅이 자람터다.
꽃은 4~6월 원줄기 끝에 달리고 주걱모양의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줄기를 자르면 유액이 나오는 유독성 식물로 강인한 생명력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연상하게 한다.
화산섬 제주도 특유의 지질트래킹을 즐기며 걷는 해안길
거대한 암반이 바닷가를 자리 잡은 해변 전체가 화산암반인 숨은 바다 '황우치해변'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퇴적암지대, 기암괴석, 소금막해변,
세월이 만든 병풍처럼 펼쳐지는 주상절리까지 숨어있는 절경은 숨 막히게 펼쳐진다.
파도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까지 놓칠 수 없는 환상의 길이 계속 이어진다.
새로운 리본(시그널)이 눈에 들어온다.
탐모라질(해안둘레길) 중 6코스인 '낭만의 길'을 안내한다.
제주도 해안둘레길 '탐모라질'은
해안선을 따라 제주 섬 한 바퀴를 걷는 도보여행 코스로
섬의 머리 '도두봉'을 시작과 끝지점으로
타원형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산간 지역은 전혀 없고 해안 쪽으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각 구간의 기점과 종점은 대중교통이 가능한 마을 정류소를 원칙으로
도보여행자들에게 이정표이자 안내서 역할을 한다.
코스 당 평균거리는 18km로 구성되어 있고, 전 구간 15개 코스 약 270km이다.
코스마다 부제가 정해져 있는데 1코스는 설렘의 길로 저마다 별칭을 정하여 의미를 더하고 있다.
탐모라질의 트레이드 마크는 뿔소라이다.
화순해수욕장 옆에 위치한 썩은다리오름은
바위 언덕처럼 '사근다리 동산'이라고도 불리는 야트막한 오름으로
표고 42m, 비고 37m의 원추형 화산체이다.
모래사장 위에 위치해 있고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정상까지 나무계단이 조성되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름을 이루고 있는 퇴적암색이 오랜 시간 풍화되어 노란색으로 변해
돌이 썩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썩은다리'라고 불리게 되었다.
백사장을 품고 있는 썩은다리오름은
동쪽으로 군산, 월라봉과 박수기정 서쪽으로는 산방산, 용머리해안과 송악산
그리고 바다로 고개를 돌리면 형제섬,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열두 폭 병풍이 펼쳐지듯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낸다.
해변의 백사장 모래에 금이 함유되어 있다고 해서 '금모래해변'
화순금모래해변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형제섬, 마라도와 가파도,
5산(한라산, 군산, 송악산, 산방산, 단산)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화순금모래해변'과
제주의 독특한 숲 '화순곶자왈'까지
제주올레 9코스(대평포구~화순금모래해변)의 종점이며
10코스의 출발지점이어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의 수호신처럼 웅장한 모습의
끈적끈적한 용암이 만든 용암돔으로 대표되는 '산방산'
그림같이 떠 있는 '용머리해안' 기암절벽과 철썩이는 파도소리
본섬에는 작은 모래사장이, 옷섬에는 주상절리층이 일품인
보는 방향에 따라 3~8개의 섬으로도 보이는
일출과 일몰이 장관인 다정한 형제처럼 마주하고 있는 '형제섬'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수면 위로 반쯤 올라온 악어 모습을 빼닮은 송악산은 작게 느껴진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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