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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애월을 걷다...

by 고니62 2024. 12. 30.

애월을 걷다...(2024.12.24. 화)

 

추위가 한 차례 지나가고 

오랜만에 걷기 좋은 날 문화 예술의 마을 '애월'을 찾았다.

벌런동산(지금의 애월리 복지회관) 주변으로 

오래된 팽나무가 시선을 멈추게 한다.

제주시 중심부에서 서쪽 21km 지점에 위치한 

애월읍에서 가장 번영한 애월리는 

읍 소재지이면서 교육, 행정, 산업의 중심지이다.

취나물이 주산지이면서 수질 좋은 샘들이 분포하고 있고, 

한담동 해안가 등 해안절경이 뛰어나다.

애월읍 유일의 애월항은 연안항으로 승격되면서 

제주항의 보조항으로 개발되고 있고, 

농산물 물동량이 계속 늘어나 육지부와의 교역도 활발하다.

 

[팽나무]

이야기가 있는 '애월 순례길' 

애월 순례길은 애월마을 선조들의 삶과 혼, 

그리고 애월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역사문화 탐방길로 

순례길 따라 애월리사무소(애월리 복지회관)를 출발하여 

하물~옛 포구~애월진성~도대불~남당~알원~환해장성~손두벌물~

애월연대~배무숭이 소금밭~장한철 생가를 둘러보는 

2.5km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마을 중심에서 애월항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애월의 설촌과 함께 애월읍을 대표하는 제주의 산물 '하물'이 위치한다.

 

[하물]

하물은 큰물이란 뜻으로 

방어 진지인 애월진과 풍부한 지하용천수인 하물을 중심으로 

이주하여 마을이 형성되었다.

마을 중심에 있는 하물은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이용되고, 

우마의 식수와 빨래터 또는 여인들의 노천목욕탕으로 이용하였다.

동네에 경조사가 나면 '물부조'라고 하여 한 집에서 한 허벅씩 물을 길어다 주고 

부조를 대신했을 만큼 마을에 인정이 넘치는 곳이기도 하였다.

현재는 하물의 원형을 고쳐 공원지구로 

한국명수 100곳 중에 하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장공물(장군물)]

장공물은 하물 동남쪽에 위치해 있는 용천수로 

옛 애월진성의 장군이 먹은 물에서 유래하여 '장군물' 혹은 '장공물'이라 전해진다.

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여름철 마을 남성들의 목욕탕이자 

아이들의 물놀이터이기도 하였다.

하물과 장공물은 마을의 중요 식수원으로 장공물은 윗물로 남성들이, 

장공물 서쪽에 하물은 아랫물로 여성들이 사용하도록 구분하였다.

장공물에는 김신현 치수비(1926년)가 세워져 있다.

 

[애월 옛 포구]

애월포구는 조선시대의 중요한 항구구실을 해왔다.

세 칸으로 짜여 있으며 샛돈지와 족은돈지가 태풍 등 비상시의 칸살이라면 

큰돈지는 일상적인 칸살이다.

 

[애월초등학교]

애월진성은 현재 애월초등학교 자리이다.

서문의 북쪽에 높이 약 6m 정도의 석성 일부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탐라순력도 '애월조점'은 애월진에서 군기를 점검하는 그림이다.

 

[애월진성(터)]

진성은 주로 수군들이 전투를 위하여 해안 벽을 쌓는 성곽이다.

애월진성은 선조 14년(1581년)에 목사 김태정이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돌로 쌓은 성이다.

원래 고려 원종 때에 삼별초가 들어와 관군을 방어하기 위해 나무로 만든 성이 있었는데 

김태정 목사가 애월 포구로 진을 옮겨 돌로 새로 성을 쌓았는데 지금의 애월성이다.

 

[도대불]

어부들의 제주 전통 등대인 '도대불' 

도대불의 북쪽으로 건물과 오른쪽 해안도로가 없던 시절엔 

망망대해였다고 생각해 보면 밤바다를 헤치며 들어오던 뱃사람들에게 

얼마나 필요했던지 추측이 가능하다.

 

[애월항]

애월리의 북쪽 해안은 수심이 깊어 항구로 적합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1921년부터 부두역할을 하였을 정도로 일제강점기에 

일본대판, 부산, 목포 정기여객선의 취항할 정도로 유명하였다.

1971년 애월항 방파제가 축조되면서 1995년 연안항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LNG(천연가스) 인수기지가 자리하고 있다.

 

[애월교]
[남당(해신당)]

'애월리 어업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해신당' 

남당은 해녀들의 안전과 관련된 해신당의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당굿으로 하였으나 지금은 유교식으로 제를 올린다.

해신당은 해변이나 도서의 어촌에서 어업과 그 종사자들을 수호하는 신을 모시는 당으로 

제주도의 경우 해변마을에는 대개 해신당, 개(浦) 당, 돈짓당이라 부르는 당이 있다.

이들 당신의 이름은 흔히 해신, 개하르방, 개할망, 돈지하르방님, 돈지할머니님과 같이 부부신으로 

해산물과 어업을 주업으로 생활하는 해녀와 어부들 중심으로 

풍어기원, 무사안녕의 공동의례로 제를 지내는 곳으로 매년 정월이 되면 

마을포제 다음날 아침에 제를 지낸다.

남당과 뒷개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바다에 

사리 때에만 수면 가까이 나타나는 안사국여(암초)가 있었다.

 

[사철쑥]

해안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바닷가이지만 

바위틈 사이에는 퍼부어대는 세찬 비와 바닷바람에도 잘 견디며 

척박하고 염분이 많은 땅에서 살아가는 '염생식물'들은 끈길긴 생명력으로 

계절의 끝을 잡고 힘겨루기를 한다.

 

[돌가시나무]
[땅채송화]
[갯쑥부쟁이]
[번행초]
[흰대극]
[알원과 큰물]

알원이란 아랫동네의 원담이라는 뜻이다.

원담은 옛 마을 주민들이 반원형으로 1m 높이 돌로 쌓아 만든 

윈시적 방법의 멸치잡이 및 고기잡이 어장으로 

멜(멸치) 어장이 형성되었던 곳으로 여러 가구가 멜을 잡았던 곳이다.

마을에는 원담이 다섯 곳이 있었는데 각 동네에서 이용하고 관리하였다. 

알원 안에 '큰물'이라는 용천수가 있다.

 

[적채]

오직 사람의 힘으로 쌓아 올린 제주밭담은 

제주 사람들의 삶과 지혜, 그리고 제주농업의 역사가 담겨있는 유산이다.

구멍 숭숭 밭담 사이로 척박한 땅에 풍성한 월동채소들을 보면서 

꿋꿋하게 버텨온 고된 농부의 시간들이 느껴진다.

 

[애월 해안산책로]

애월~한담해안산책로는 애월항 서쪽 끝에서 시작하여 

곽지과물해변까지 이어지는 해안산책로(3km)로 바다와 가깝게 조성되어 있다.

바닷가를 끼고 걸어가는 비양도가 보이는 애월해안산책로는 

한적하지만 돌담과 갯바위가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다.

구불구불한 작고 아름다운 해안길에는 환해장성과 

바닷가 주변으로 기암괴석, 에메랄드빛 잔잔한 바람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답고 숨어있는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애월 환해장성]

환해장성은 '탐라장성', '해안성담' 등으로도 불리는데 

바다로 침입해 오는 적을 대비하기 위하여 

제주도 해안선 300여 리(약 120km)를 따라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돌로 쌓은 석성(石城)을 말한다.

성벽은 활 모양으로 굽은 형태이고 내벽의 경사는 서로 같다.
제주도 내 19개 해안마을에 환해장성의 흔적이 남아 있고, 

현재 양호하게 남아 있는 곳은 10개소로 

제주시의 애월, 곤흘, 별도, 삼양, 북촌, 동복, 행원, 한동, 

서귀포시의 온평, 신산이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문화재)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한라산과 고내봉]
[애월 환해장성]
[환해장성에서 바라본 애월항과 한라산]
[모새달]
[갯강아지풀]
[등표]

손두벌물은 '손짓물'이라고도 한다.

마을에서 약속한 향악을 어긴 사람은 바로 이 손두벌물을 먹었다.

어느 정도의 해수면이 수위가 유지될 때에만 먹을 수 있는 단물이 나온다.

(확실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방가지똥]
[함박이]
[흰도깨비바늘]
[사철나무]
[구지뽕나무]

제주의 방어시설은

해안에는 환해장성을 쌓았고, 산 정상에는 봉수대, 

해안선 고지대에는 연대를 설치하여 바다에서 침입하는 적을 막았다.

 

[애월연대]

연대는 돌로 쌓아 올린 것으로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을 말한다.

직선거리의 동태를 자세히 관찰하는 동시에 

해안의 경계를 감시하는 연변봉수의 기능을 겸하였다.

연디왓 동산에 설치된 '애월연대'는 

동쪽으로는 고내봉수, 서쪽으로는 귀덕연대와 교신하였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기념물(문화재)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배무숭이 소금밭]

배무숭이 소금밭은 물소금을 얻기 위한 곳으로 

1940년대까지 천연소금의 원료인 소금물을 만들었던 곳이다.

조선시대 때 애월진성에 소금을 납품하였다고 전해 내려온다.

제주의 전통적인 소금제조 방법에는 

이런 소금물을 가마솥에서 끓이는 자염제조법이 있었다.

 

[봄날카페]

바다색은 여전히 투명하고 아름다운 곳, 

한담산책로가 시작되는 구간은 

드라마에 나왔던 카페, 유명 가수의 카페까지 더해져 사람들로 북적이고 

꽉 들어찬 크고 작은 건물들은 들쭉날쭉 제멋대로다.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는 한담산책로 주변은 온통 핫플레이스다.

 

[장한철 생가]

이곳은 우리나라 해양문학의 백미로 알려진 

조선 후기 '표해록'을 저술한 장한철 생가터로 추정되는 곳으로 

2020년에 제주시에서 초가로 신축하였다.

장한철은 조선후기 영조 때 애월읍 애월리에서 태어나 

대정현 현감을 역임한 문인으로 대과를 보기 위해 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다가 

풍랑으로 류쿠제도(오키나와)에 표착, 후에 경험을 담은 표해록을 저술하였다.

표해록은 당시의 해로, 해류, 계절풍 등이 실려 있어 

해양지리서로서 문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초가 내부에 표해록을 디지털화해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구들(방)과 정지(부엌)에 책장과 굴묵 등의 생활상이 연출되어 있다.

 

[한담포구에서 바라본 비양도]

잠시 쉬어갈 쉼터를 겨우 찾아냈다.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겨울바다는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물빛이 고와 한담(漢潭)이라 부르는 '한담 해안산책길'은 

한담마을에서 곽지과물해변 간 1,2km 구간에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를 개설한 

해안절경이 수려함은 물론 일몰 시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한담 해안산책길은 다음을 기약하며...

 

[뒷동산 노거수 '팽나무']
[브로콜리]

수확시기를 놓쳐버렸을까?

활짝 핀 노란 부케 모습을 한 브로콜리가 밭담과 잘 어울리지만 

애써 키운 농부의 속 타는 마음을 팽나무는 알아줄까?

 

[콩짜개덩굴]
[마을 안길]

울담이 아름다운 마을을 지나 애월 복지회관으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와 구경거리가 가득한 제주의 마을 

겨울, 제주의 마을마다 숨겨진 보물을 찾아 걸어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일주도로변에 잠시 차를 세웠다. 

어둠이 내리면서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바다는 점점 거칠어지고 

거센 파도가 날 세우며 무서운 속도로 바위를 덮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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