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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오조리 '철새도래지'

by 고니62 2024. 12. 7.

오조리 '철새도래지'(2024.12.4. 수)

 

오랜만에 따스한 햇살이 머무는 12월~

성산 갑문을 지나자 

제주의 동쪽 끝, 푸른 바다 위에 성채와 같은 모습으로 

성산 포구 앞에 우뚝 서 있는 사발 모양의 화구, 

그 자태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웅장한 모습의 성산일출봉에 매료된다.

 

[성산일출봉]

기분 좋게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바람이 만들어낸 요동치는 물결이 이내 실망스럽지만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식산봉' 들머리에는 

노란 감국의 소박하지만 그윽한 향기와 입안에 퍼지는 달달함으로 유혹한다.

멋진 풍경과 제주의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햇빛 비치는 마을 '오조리' 

 꼬닥꼬닥 간세다리가 되어 나를 비춰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식산봉]
[감국]
[노간주비짜루]
[메밀여뀌]
[고병원성 AI 차단방역]

오조리 지킴이 '삼촌들'~

친절하게 소독하는 절차를 말씀해 주시고 식산봉으로 안내해 주신다.

 

[유채]

겨울은 아직인데 여기는 벌써 봄?

식산봉을 배경으로 유채가 벌써 피기 시작한다.

 

 

고려조와 조선조 내내 우도(소섬)와 오조리 바다에는 

유독 왜구의 침입이 잦아 당시 오조리 해안 일대를 지키던 조방장(助防裝)이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이 오름을 낟가리처럼 위장해서 마치 군량미를 쌓아 놓은 것처럼 꾸며 

이를 왜구들이 먼바다에서 보면 

'군량미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걸로 봐서는 병사도 많을 것' 

이라고 짐작하고 '함부로 넘보지 않았다'는 데서 

 연유한 이름이 '식산봉(食山峰)'이다.

 

[식산봉]

성산읍 오조리에 위치한 식산봉은 

비고 55m로 화산의 분출에 의해 형성된 나지막한 

오조리 포구와 바다에 직접 잇대어 있다.

오름에는 상록활엽수림대가 형성되어 울창하고 

맥문동, 청미래덩굴과 특히 상록의 후추등이 넓게 분포하는 

천연식생이 잘 보존되었다.

바위가 많아 바우(바위의 제주어)오름, 바오름, 바위오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중턱 전망대]

오름 중턱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의 궁전 '성산'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가슴 떨리게 한다.

한참을 바라보다 바다의 궁전 속으로 빠져든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후추등]
[정상 전망대]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

정상에서는 

우도, 성산항, 성산, 철새도래지, 대수산봉의 파노라마가 펼쳐지지만 

사방이 소나무로 둘러싸여 시야를 가린다.

 

[장군석]
[오조리 포제단]
[올레 화살표시]

성산· 오조 지질트레일과 올레 2코스는 마을 중심을 지난다.

 

[오조리 쌍월]

오조리의 쌍월은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일출봉에서 떠오른 보름달이 잔잔한 내수면에 가득 비치면 

또 하나의 월출 장관을 선사한다.

일출과 월출을 함께 품은 오조만 쌍월동산은 

일출봉에서 보름달이 뜨면 오조만 수면 가득 비치는 월출의 장관은 

오조리 마을이 갖는 특권인지도 모르겠다.

 

[한도코지]
[황근]

식산봉 주위를 둘러싼 바닷가 염습지에는 

희귀 식물인 황근이 자라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최대 규모 황근(黃槿)의 집단 자생지이다.

제주도기념물 47호로 지정된 문화재 구역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여름날 노란빛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끌었던 황근은 

단풍 든 붉은 잎으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식산봉은 주변의 여러 가지 아름다운 경치로 '성산 10경'의 하나로 꼽힌다.

 

[식산공원길 시작지점]
[갈대]
[족지당(족지할망당)]

이 당은 족지할망당을 모신 당이다.

 

[연안습지인 오조리 철새도래지]

잔잔한 가슴에 파문이 일듯 

물 위로 돌을 던지면 내수면 위로 출렁이는 물결 

한가로이 헤엄치던 철새들이 퍼드득거리며 

미끄러지듯 물 위를 가로지르며 날갯짓하는 모습까지도 아름답다.

 

[족지물]

오조리는 제주에서 네 번째로 용천수가 풍부한 마을이다.

족지물과 함께 진모살물, 수전, 주근디물, 엉물, 샛물통, 재성물, 얼피물 등 

 12개의 물통이 있었는데 이들 물통들은 마을의 공동재산으로 

식수는 물론 빨래와 목욕 등 일상생활에 사용하기도 하고 

소와 말의 먹는 물이기도 하다.

위쪽은 여탕, 아래쪽은 남탕으로 구분하였고 

맨 위쪽은 채소를 씻기도 하고 음용수로도 사용하였다.

예전처럼 이용이 많진 않지만 여름철 지역주민 및 관광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해 준다.

 

[마을 안길]

제주도 동쪽 끝 성산과 마주해 있는 바닷가 마을 '오조리' 

 오조(吾照)는 '일출봉에 해가 뜨면 제일 먼저 나를 비춰 준다.'는 함축된 한자어다.

옛 이름은 '오졸개'로 자연마을 상동과 하동이 있다.

마을과 바다 사이에는 갯벌이 넓게 분포하고 

대부분 어업과 농업에 종사한다.

 

[오조 퐁낭쉼팡]

활짝 열려 있는 대문 

나그네의 쉼터가 되어버린 '팽나무 아래' 

가을색이 묻어나는 퐁낭은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며 잠시 쉬어가라 손짓한다.

넉넉하고 인심 좋은 팽나무집주인이 들려주는 이야기 

세월은 노거수가 되어버린 팽나무가 마당까지 들어오는 길을 좁게 만들었다고...

 

[동백나무 길]

사람 냄새가 그리워지는 계절~

마을 안길에는 겨울의 여왕 '동백나무'는 붉은 꽃망울 터트릴 준비를 서두르며 

메마른 겨울을 낭만의 길로 안내한다.

 

[팽나무 쉼터]
[무밭]
[사철나무]
[둥근잎유홍초]

여름날, 수생식물의 천국에는 

갈대와 연꽃, 수련, 부들의 빛바랜 모습이 겨울채비를 서두른다.

 

[논물]
[연밥]
[오조리 종합복지회관]
[산국]

봄과 여름을 장식했던 들꽃들은 

실한 열매로 흔적을 남기고 겨울채비를 서두른다.

오르는 길에 보였던 감국의 향기로움 

내려가는 길 산국의 소박함은 해맑은 모습으로 내려다본다.

 

[드라마 속 배경이 되었던 왕경태 '럭키편의점']

오조리 포구에 있는 작은 돌집은 

드라마 '공항 가는 길' 서도우 작업실 촬영 장소로 

주인공 김하늘과 이상윤이 

두 번째 사춘기를 겪으면서 위안을 주는 애틋한 눈빛이 떠오른다.

또 하나는...

개천을 소중히 지켜온 용필과 고향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숨을 고르는 이야기 

그리고 용필이와 삼달이가 다시 사랑을 찾는 이야기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촬영 장소이다.

 

[오조리 포구]
[식산공원길 끝지점]
[오조리 양어장]
[식산봉]

 

성산. 오조 지질트래일과 올레길 2코스의 오조리 

오조포구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의 웅장함이 드러나고 

철새들이 날아와 머물다가는 오조리 연안습지 '철새도래지' 

철새들의 날갯짓, 썰물때면 드러나는 갯벌 

바다에 직접 잇대어 있는 나지막한 오름 '식산봉' 주위로 

우리나라에서는 최대 규모 집단 자생지로 희귀 식물인 '황근(黃槿)'이 자라고 

일출과 월출을 함께 품은 오조리 쌍월동산까지 

마을 풍경은 소박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하늘은 변덕을 부리지만 바다색은 여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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