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돈구경(9景) '트멍길'(2024.11.22. 금)
트멍길은 올레 5코스 종점을 기점으로
올레길을 벗어나 틈새로 효돈마을의 명소를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사잇길이며, 마지막에는 올레 6코스와 이어진다.
(트멍은 '틈', 틈새', '사이'의 제주어이다)
트멍길은 쇠소깍다리를 시작으로
남내소~감귤박물관~월라봉~애기업개돌~호국영웅 김문성로~쇠소깍~
검은 모래해변~하효항~게우지코지를 종점으로
10.83km,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월라봉에서 쇠소깍까지 효돈마을의 숨겨진 아홉 가지 보물
천혜의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진 효돈동에서 놀멍 쉬멍 걷다 보면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효돈천은 백록담에서 발원하여
서귀포 쪽으로 나아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쇠소깍으로 흐른다.
효돈천 계곡 주변에는 난대 상록활엽수림대, 온대 낙엽활엽수림대, 아고산 관목림대 등
해발고도에 따른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데
특히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한란, 으름난초, 솔잎란 등
희귀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효돈천은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혹시 늦둥이를 만날 수 있을까?"
올해도 꽃 풍년이었던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 사이로 눈에 띄는 참나무겨우살이 꽃...
나무 위쪽으로는 여전히 화려한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소남물곶은 효돈천의 중류에 위치한 물 웅덩이로
인근에 용운사가 있고, 근처 천변에 소나무가 많이 있어서 소남물곶이라 붙여졌다.
여름철 남탕과 여탕을 구별, 동네 아이들의 물놀이터였다고 한다.
칼다리는 효돈천에 위치해 있으며
용암의 흐름이 만들어낸 자연석이 칼날같이 생긴 다리라는 뜻이다.
남내소는 하효마을을 경유하는 효돈천 위쪽에 위치한
한라산 남쪽에서 가장 큰 내의 물 웅덩이를 칭한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효돈천의 명소로 마을 옆 냇가 남쪽에 있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효돈천 중 가장 크고 넓은 소(沼)이다.
(남북길이 70m, 동서길이 40m)
보는 견해와 소(沼) 주위의 나무를 베어 내친다 하여 남내소라 불렀다는 견해도 있다.
이곳에는 영험한 용신(龍神)이 잠들고 있어 예부터 이곳에 돌을 던지지 말라고 했다.
사면이 기암병풍벽으로 둘러있고 동굴에는 박쥐가 서식하고
주위에는 만년고목이 빛을 가려 수심이 깊고
한번 들어가면 소 주위가 벽으로 되어 나오지 못하는 곳이다.
감귤박물관은 서귀포시가 제주특산물인 감귤을 테마로
감귤의 역사와 품종, 재배방법, 세계감귤 모습 등을 한눈에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공립전문박물관이다.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월라봉은
달빛이 동쪽으로 솟아있는 봉우리를 훤히 비춘다고 해서 달암(月岩) 또는 '다라미'라고 불렀다.
월라봉은 정상에 오르면 남쪽으로
오밀조밀한 효돈마을 안부터 바다의 수평선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놀멍놀멍길에서 꼬닥꼬닥 걷다 보니 애기업개 돌 앞에 섰다.
서국의 전설 중에
'애기업개가 먹을 것이 떨어져 아기를 업은 채 죽어 돌이 되었다"
는 슬픈 이야기를 간직한 자연암석으로 '구덕찬 돌'과 함께 위치해 있다.
(좌: 애기업은 돌, 우: 구덕찬 돌)
효돈출신 6·25 전쟁 호국영웅인 故김문성 중위(1930.8.25~1951.6.8)를
기억하기 위해 지정된 명예도로이며,
도로 중간에 故김문성 중위 표지석을 설치하여
호국영웅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애국정신을 함양하고 있다.
효돈천이 끝나는 하류지역에 위치한 쇠소깍은
바다와 맞닿는 곳에 위치하여 담수와 해수가 만나서 만들어진 하천지형으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 울창한 송림, 하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하천지형이 절경을 이루는 아름다운 명승지이다.
명칭은 효돈의 옛 지명인 쇠둔의 '쇠(소, 牛)와
웅덩이를 뜻하는 '소(沼)', '깍'은 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안의 검은 모래는 효돈천을 따라
한라산의 현무암 부스러기가 하류로 떠내려 와 쌓인 것으로
푸른 바다와 검은 모래, 쇠소깍의 비경 등이 조화를 이루어 경관이 빼어나다.
하효항은 서귀포시 하효동에 위치한 지방어항으로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마주 보고 서있으며,
아기자기한 풍광과 곳곳에 위치한 트릭아트로 흥미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된 모습이 안쓰럽다.
게우지코지 바로 위쪽에 있는 해안가로
썰물 때는 용천수가 많이 난다.
마을 전체 해안가로 보면 아래쪽에 위치해 있어서 알수물이라 한다.
게우지는 전복내장을 뜻하는 '게웃'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코지는 '곶'을 뜻하는 제주어로 바다로 돌출한 육지의 끝부분을 일컫는다.
하효마을 바닷가에 불쑥 튀어나온 지형으로
알수물에서 바라본 모습이 전복껍데기 같아 보여서
게우지(전복내장, 게웃) 코지라 한다.
기암들이 엮어내는 경치와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으로 지귀도가 가까이 보인다.
게우지코지 바로 옆 서쪽에는 커다란 두 개의 암석이 있는데
바다 철새들 돌에 앉아 놀았다 해서 '생이돌'이라고 불렀다.
('생이'는 새의 제주어이다)
그러나 이 바위는 먼바다로 고기잡이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와 아들 즉 모자바위로 추정된다.
바위에는 새똥 자국으로 하얗다.
감귤의 발원지 그리고 선비 마을 '효돈동'
겨울로 가는 길목, 한라산은 구름에 숨어 아쉬움이 남았지만
검은 돌담 너머 샛노랗게 익은 감귤을 보며 뚜벅뚜벅 걸어보는 마을길과
지귀도를 바라보며 걷는 바닷길은 재미가 쏠쏠하다.
효돈마을의 구석구석 숨겨진 아름다운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
걷기 좋은 날씨는 자연스레 겉옷을 벗게 한다.
'제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조리 '철새도래지' (2) | 2024.12.07 |
---|---|
역사와 문화가 깃든 '명월리' (2) | 2024.11.29 |
동백마을 '신흥리' (4) | 2024.11.16 |
가시리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2) | 2024.11.10 |
덕천리 '팔자 좋아 길' (0) | 2024.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