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의 숨은 비경(2025.1.20. 월)
해안과 도심을 잇는 서귀포 올레
서귀포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올레 6코스(11.6km)는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절경의 쇠소깍을 시작으로 외돌개로 이어진다.
숨겨진 비경, 그 중간에 소천지가 위치한다.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소천지는
바다 위를 둘러싼 바위 모습이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모습과 닮아
작은 천지 '소천지'라 붙여졌다.
솔향 나는 소나무 숲길을 지나자 솔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 올레길의 숨은 비경, 그림자를 담은 '소천지'
타원형으로 둘러싸인 험하고 뾰족한 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
조용히 숨어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
바닷가의 작은 세계, 맑고 투명한 소천지의 신비스러움이 드러난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이런 모습일까?
바위에 뿌리를 내린 녹색의 생명력 강한 나 홀로 나무
최고의 뷰 포인트에 엄지 척!
전날까지 선명하게 보이던 한라산은
뿌연 미세먼지로 한라산의 모습을 감춰버렸다.
하지만 바람 한점 없는 지금!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물색 고운 소천지에 투영된 기암괴석
사진으로도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숨 막히는 황홀함이 펼쳐진다.
한라산을 담은 '소천지'
작은 바람에 잔물결은 멈춘 듯 다시 일렁이길 여러 번
소천지 안으로 희미하지만 눈 덮인 한라산이 잠시 마실 나왔다.
찰나였지만 비밀스러운 소천지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
눈 덮인 한라산은 이곳 소천지의 빛나는 주연이다.
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의 숨어있는 비경
제주 속의 작은 천지 '소천지'
물때도 맞아야 하지만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에는
소천지에 투영된 한라산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림자가 만나서 완성되는
백록담에 눈이 쌓였을 때의 모습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잔잔한 것 같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금새 잔물결이 일고
소천지에 희미하게 비친 눈 덮인 한라산이 보일 듯 말 듯 잔물결과 숨바꼭질한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 벼랑으로 둘러싸인 짙푸른 난대림으로 덮여 있는 섶섬
시선을 제압하는 기암괴석과 현무암의 이색적인 모습
바다 위에 떠 있는 문섬과 범섬, 그리고 서귀포항
섶섬~문섬~범섬으로 이어지는 서귀포 앞바다의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숲이 우거진 바닷가 오솔길
소천지를 지나 소정방폭포로 가는 길
그 길 위에는 바다가 선물한 '검은여'라는 숨은 비경이 있다.
서귀포 칼호텔 남쪽 바닷가에 있는 '검은여(거문녀)'
'여'는 썰물일 때는 드러나고 밀물일 때는 물에 잠기는 바위,
또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등을 이르는 제주방언으로
검은여는 칼호텔 남쪽으로 내려가면 지금 해녀의 집 앞에 있는 해안지대를 말하는데
바위 군집틀로 이루어진 전체가 검다고 하여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토평 사람들이 토평 바당하면 떠오르는 지명으로 일컫는 곳이며
과거 토평마을 조상들이 미역, 모자반 등 해산물 채취에 힘든 삶을 살아온 곳이기도 하다.
또한 테우를 이용한 낚시를 할 때는 배를 메어놓고
물 때를 맞춰서 바다로 나가도록 하여 포구 역할도 하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주 찾는 포인트이다.
걷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가도 좋을 곳
세월을 낚아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작은 물줄기는 폭포를 만들어 시원스레 쏟아내고
청량한 물소리, 유유자적 물새들의 날갯짓, 파도는 뭔가 아쉬운 듯 다시 거칠게 밀려오고,
걷기만 해도 장면마다 영화가 되는 절경은 가다 서기를 반복하게 한다.
정방폭포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드러낸 '소정방폭포'
소정방폭포는 200m 위에 있는 '소정방 샘터'를 수원으로 하고 있다.
5m 높이의 하얀 물줄기가 바다를 향해 시원스레 떨어지고
주민들이 여름철 물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물이 워낙 차가워 물맞이를 한 사람들은
해변의 넓은 바위에 엎드려 언 몸을 녹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와 쏟아져 내리는 청량한 소리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씻겨내리듯 달그락거리는 몽돌과 파도가 들려주는 하모니
감취진 매력이 넘쳐나는 솔빛바다가 들려주는 겨울
늘 보았던 바다지만 비로소 눈을 뜨게 하는 주위 풍경들이 새롭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