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마을 '납읍리'(2025.11.26. 수)
바람에 힘없이 흔들거리는 빛바랜 억새,
저마다의 속도로 색을 물들여가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은
중산간의 고즈넉한 늦가을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제주올레 15코스의 중심지 선비마을 납읍은
과오름과 길게 늘어진 밭담
문화와 민속이 살아있는 마을 풍경은 따뜻한 고향의 어머니품처럼
소박하고 포근함으로 편안한 길을 내어준다.

애월읍 납읍리는
병풍을 두른 듯 이어지는 광활한 분지에
예부터 서당이 설치되어 많은 문인들을 배출하고
선인들이 글과 시를 읊던 천연기념물(제375호) 금산공원이 있는 유서 깊은 중산간마을이다.
수령이 오래된 리목인 후박나무(보호수)와
팽나무, 당유자나무, 곰솔, 특히 보기 힘든 회화나무가 오랜 시간을 마을과 함께
뿌리를 내려 중산간마을의 운치를 더해준다.



납읍리 마을 형세는 분화구처럼 사방이 높은 동산으로 둘러져 있다.
한라산 물장오리 형세와 비슷해 예부터 형세을 일컬어
'말발자국형' 또는 '소발자국형'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풍수지리설을 중시하던 시기에는 마을 형국이
도난방지, 화재방지, 인물배출 등 마을 형세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악락심천은 애월읍 납읍리의 공동정호(새못)와
더불어 식수로 사용하던 마을 공동 우물로 '사장못'이라고도 한다.
이 우물은 둥근 모양으로 만들었으며 3단의 외벽과 돌담의 조형이 예술적으로 뛰어나다.
사장물은 380여 평에 달하는 인공 못으로
단일 봉천수로는 제주에서 제일 크고 깊은 봉천식수대지로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건립한 축조물로서 향토유산적 가치를 지닌다.
이곳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활터가 있었다고 해서 '사장물'이라 한다.

납읍리는 전국에서 최초로 초등학교 살리기 운동에 성공한 마을이다.











우물터인 공동정호(새못)는 납읍리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1937년 본리 김중선 도로감(지금의 애월읍 도로 총감독)이 새못을 설계하여 만들었다.
새못과 큰못, 웃못, 알못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웃못 아래쪽 알못은 1996년 매립하여 다가구주택을 지었다.
큰 못과 작은 연못 2개를 만들어 물이 밑으로 통할 수 있도록 하였고
방아돌은 5 등분하여 물을 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게 한 새못은
옛 조상들의 지혜와 예술적 가치를 더해준다.
1973년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장물과 함께 마을 공동식수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보호수로 지정당시(1982년) 수령이 110년이라 하니
현재 수령은 대략 150년이 된다.



어린 시절 뛰놀던 골목길과 올레길~
시멘트로 포장되어 정감은 떨어지지만 오랜 세월 골목길을 지켜준 고목나무는
힘들었던 삶의 모습을 간직하고 지탱해 준 버팀목이다.
한참을 기웃거리며 잠시 내 고향을 떠올려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납읍 마을은
서쪽의 어도봉, 북쪽의 과오름, 동북쪽의 고내봉 등이
능선 너머로 마을의 지반을 받쳐주고 있는 모습으로
기묘한 광활한 분지에 뿌리를 내린 좋은 터전에 자리한 마을로 볼 수 있다.



오직 사람의 힘으로 쌓아 올린 제주밭담
제주 사람들의 삶과 지혜, 그리고 제주농업의 역사가 담겨있는 유산이다.
꿋꿋하게 버텨온 고된 농부의 시간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금산공원은 처음에는 금할 금자 '금산(禁山)'이라 불러
단순히 나무를 보호하는 산에 불과했지만,
몇십 년 동안 철저히 보호한 결과 난대림을 비롯한 많은 나무들과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에 비단 금자 '금산(錦山)'이라 고쳐 부르고 있다.

**제주 납읍리 난대림 지대(금산공원 錦山公園)
애월읍 납읍리에 위치한 금산공원은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지정되었고
제주 납읍리 난대림은 마을의 '금산공원'이라 불린다.
한라산 서북쪽 노꼬메오름에서 발원한 용암이 애월 곶자왈의 끝자락에 다다른 곳으로
13,000여 평에 이르는 면적에 난대림식물 200여 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온난한 기후대에서 자생하는 후박나무, 생달나무, 종가시나무 등이 상층목을 이루고
하층에는 산호수, 마삭줄, 왕모람, 후추등, 밤일엽 등 다양한 식물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상록수림이다.
제주시 서부지역에 위치한 평지에 남아있는 보기 드문 상록수림 지대로서
자연림을 그대로 보존, 원식생 연구에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천혜의 난대림 식물보고지로서 가치가 높다.



누각 대신 커다란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지붕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송석대(松石臺)는
금산공원 내 김용징선생 후학들이 건립하여 시론을 경연하며
여름철 교육장으로 활용한 구릉지를 매립하고 만든 원형 정자로
지금도 여름이면 애월문학회에서 시낭송회 및 출판기념회도 갖고 있다 한다.
선인들이 시를 읊고 풍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납읍리 마을포제는 금산공원 내 포제청에서
입춘을 지나 첫 정일(丁日) 또는 해일(亥日)에 남성들이 주관하여
유교식으로 거행하는 마을제로서 무사안녕과 마을의 퐁요를 기원하는 제례로
1986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어 내려오고 있다.









기원신당을 본향당(할망당)이라 하며
댁거리 동네 북쪽 과수원 내 한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신목(神木)은 팽나무이다.
이곳의 신은 소길, 장전의 정씨 부인으로 가지로 갈라온 송씨 할망이라 한다.
제일은 대부분 정초에 길일을 택하여 기원한다.

집집마다 주렁주렁 걸려있는 풍성한 감나무 열매
구멍 숭숭 밭담 안으로 부지런한 농부들의 흔적 풍성한 초록의 잎들
감귤의 향과 빛으로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던 중산간마을의 선물 같은 존재
돌담길 따라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걸었던 조용한 선비마을은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포근함과
자연의 향기가 더 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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