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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한라산의 여름(성판악~백록담)~

by 고니62 2015. 8. 29.

한라산의 여름(성판악~백록담)~(2015.8.27.목)

 

가파도에서 달음박질하며 배를 탔던 내 다리가 아직까지 후들거리지만 

한라산의 여름을 오늘이 지나버리면 못 볼것 같아

알람소리에 벌떡 일어납니다.

 

백록담의 만수를 보는 것은 꿈같은 일이지만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그래도 가득차 있을 백록담을 상상하면서

새벽길~

성판악을 향합니다.

 

 

성판악의 아침 풍경~

떠오르는 8월의 태양은 잠꾸러기들을 깨우기 시작합니다.

샘터가 새로 탈바꿈했네요..

그렇지만 마실 수 없다는 안내글과 사라악약수터(여기서 5.2km)외에는

마실물이 없으니 마실 물은 충분히 준비하라고 하네요.

 

'한라산천연보호구역'에서는 외래종 반입을 막기 위해

출발하기 전에 에어건으로 등산화의 먼지를 먼저 털어내요~

 

 

관리사무실에서 알립니다..

여기서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됩니다.

금연구역입니다.

등반객 한분이 담배를 피워 주의를 주는 소리입니다.

 

그림자는 저를 따라다니더니 결국 사진 속으로 들어오네요.

제일 높은 곳(해발 1,950m)을 향하여 출발해 볼까요~

 

 

 

이제 겨우 10분 걸었네요.

속밭대피소까지는 4.1km로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군요.

노란색 선은 완만함을 알려줍니다.

 

 

 

[속밭대피소]

 

 

숲터널을 지나면 확 트인 하늘이 보이는 곳에 서 있는 외나무 '서어나무'랍니다.

X 모양으로 반갑게 맞아주었던 한 그루의 나무는 몇해 전에 잘려나가

홀로 외로이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네요.

그래서 더 반갑다~

 

 

 

[사라악 약수터]

 

어라~ 물바가지가 보이지 않네요..

송글송글 맺힌 이마의 땀방울은 시원한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비워둔 삼다수병에 한라산생수를 가득 담고 출~~발

 

 

[사망사고 발생 탐방로]

 

2011년 5월에 지병을 갖고 있던 A모씨가

무리한 산행으로 갑자기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는 현수막입니다.

무리한 산행을 자제하라는 안내글입니다.

 

[깔딱고개]

 

해발 1,400m를 알리는 돌표지석~

이 앞에서는 괜히 한숨 먼저 나옵니다.

오르는 동안 옆사람의 헉헉거리는 신음소리가 들립니다.

돌계단을 다 오르고 숨을 고르며 아래를 내려다 보면

깔딱고개를 오른 나 스스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짝짝짝!!!

 

 

[진달래밭 대피소]

 

 

여기서부터는 화장실은 물론 마실 물도 없습니다.

진짜 가파른 구간이 시작된다고 봐야지요..

속밭까지가 노란선, 깔딱고개를 지나면서 진달래밭까지는 초록선..

그리고 마지막 정상까지는 빨간선

정상까지는 2.3km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네요.

 

 

 

[좀고채목]

 

[구상나무]

 

한라산 해발 1,400m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살아 백년, 죽어 백년이란 '구상나무'와

하얀 수피가 기형적인 모습에서 백골나무로 불리는 '좀고채목'은

한라산의 혼효림을 대표하는 주인공들입니다.

 

고산지대의 강한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한라산을 빛내주는 나무들입니다.

 

 

 

 

 

[산상의 정원]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산상의 정원'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제일 먼저 까마귀가 구상나무 꼭대기에 앉아 누가 제일 크게

탄성를 지르는지 지켜보고 있네요.

아쉽게도 탄성을 지르기에는 운무가 시야를 가리네요..

 

어떡하지?

산상의 정원에서 놀아야 하는데 운무가 끼어서 내심 불안하게 합니다.

백록담 모습을 담지 못할까봐 내려오다 담는 걸로 하고 통과~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한라돌쩌귀가 발길을 붙잡아요.

그래서 한컷!!!

 

[한라돌쩌귀]

 

[술패랭이꽃]

 

 [제주달구지풀]

 

[구름떡쑥]

 

[은분취]

 

[눈개쑥부쟁이]

 

[오이풀]

 

[돌양지꽃]

 

[백리향]

 

 [붉은호장근]

 

[홍괴불나무]

 

[신갈나무]

 

참나무 6형제를 아시나요?

참나무를 흔히 도토리나무라고 부르지요.

도토리는 겨울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지만 도토리묵을 만드는 재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나무는 단단해서 목재로 이용되기도 하고

참나무 숯을 만든다고 해서

나무 중에 진짜나무라고 해서' 참나무'라 하지요.

 

참나무에는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그리고 한라산에 분포하는 물참나무도 있네요.

 

[곰취]

 

[금방망이]

 

[고추나물]

 

[덩굴용담]

 

 

 

등반객의 안전을 위해서 돌계단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오멍가멍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인사하는 센스는 어떨까요?

 

 

 

헉헉!!

제일 급경사인 해발 1,900m를 통과합니다.

저는 아직 오르는 중인데 내려오시는 분들이 보이네요.

물론 저 분들은 줄서서 기다리며 백록담에서 인증 샷을 날렸겠죠.

 

 

한라산 정상에서는 와이파이도 팡팡 터진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성판악탐방로 시작점과 끝지점 표지판]

 

4-36은 성판악을 출발하여 백록담까지 9.6km의 거리를 알려주는 말뚝입니다.

말뚝의 거리는 250m입니다.

 

[백록담]

 

파노라마로 담은 백록담의 모습입니다.

만수의 백록담은 아니지만 운무가 낀 백록담의 모습은 환상적입니다.

까마귀 한 마리가 멋있는 비행을 하네요.

 

 

 

삼각봉 낙석발생으로 관음사 탐방로 방면으로 하산할 수 없다는

안내글이 있네요.

관리선생님 이야기로는 앞으로도 1년 동안은 관음사탐방로는 통제한다는군요.

에구구~

삼각봉과 현수교의 가을을 담는 것은 포기해야 하나 봅니다.

 

 

하산하는 자의 여유로움..

그러나 오르는 자의 숨 넘어가는 소리...

 

 [진달래밭 대피소]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가려고 잠깐 쉬어갑니다.

옆자리에 터를 잡은 외국인이 먹는 컵라면에 눈길이 갑니다.

라면향은 정말 끝내줍니다.

진달래밭 매점에서 파는 컵라면 가격은 1,500원

그렇지만 먹은 후 쓰레기는 각자 가지고 하산해야 되네요.

 

 

[사라오름]

 

내려오는 길에 하늘연못 '사라오름'을 올랐습니다.

장마철에 출렁대던 출렁다리는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물 위로 날아다니는 이름모를 새들, 연못에 빠지는 개구리의 풍덩소리,

연못 위를 지나가는 운무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그리고 못 위에 비치는 반영의 아름다움은 

잔잔한 내 가슴에 파문을 일게 합니다.

 

[속밭 대피소]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속밭대피소~

반갑다, 하지만 그냥 내려 갈래..

지붕 위로 성널오름이 희미하게 보이네요.

 

 

'로방탐악판성'이 사라졌어요.

현수막도 새로 옷을 갈아 입었네요.

봄의 성판악탐방로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네요.

등정기념사진을 찍는 가족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입니다.

등정기념으로 관리사무실에서 '한라산등정인증서'를 받아 길이길이 보관해야겠노라고...

 

한라산의 봄꽃들은 자취를 감춰버렸고

여름꽃들은 벌써 열매를 달고 서서히 익어가고

성질급한 아이들은 벌써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여름의 끝에 찾아간 한라산은

서서히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