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여왕 '따라비오름'(2015.10.6.화)
점점 높아져가는 가을하늘~
뺨을 간지럽히는 기분좋은 작은바람~
코끝을 자극하는 들꽃향기~
은빛억새로 출렁이는 제주가 품은 오름능선~
가을의 시작을 알렸던 붉은 속살을 부끄러운듯 살며시 내보이던 억새는
어느틈엔가 하얀머리를 풀어헤치고 하늘을 향해 춤사위를 날립니다.
이름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360여개가 넘는 오름중에 억새의 능선이 아름다운 따라비는
누구에게나 가을여행의 주인공이 됩니다.
3개의 원형 분화구와 여섯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따라비오름은
소원탑, 여러 기의 묘들이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주위의 장자오름, 모지오름, 새끼오름에서 따라비오름은
가장격인 땅하래비, 땅애비, 지조악(地祖岳)이라 불러집니다.
할아버지의 근엄함과 따라비오름만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
가을의 은빛 억새는 누구에게나 찬사를 받고 있는 제주가 품은 오름입니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갑마장길]
갑마장길은 약 20km로
가시리의 번널오름, 따라비오름, 큰사슴이오름을 연결하는
광활한 초지대에 갑마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선 선조때부터 있던 산마장과 인근 국마장에서 길러진 말 중 갑마(甲馬)로
최상급 상등마들을 조정에 진상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길러냈던 마장입니다.
표지판 내용입니다.
갑마장길은 역사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쫄븐갑마장길(10km)을 선택하고 가을의 억새가 아름다운 따라비오름 정상까지
가시천~꽃머체~유채꽃프라자~다목적광장~잣성~따라비오름으로
이어지는 가을여행을 떠나봅니다.
[꽃머체]
'꼴머체'라 불리기도 하고
머체 위의 나무에 꽃이 아름답게 핀다하여 '꽃머체'라고 합니다.
하천에 접해 있어 침식작용에 의해 일부 훼손되어 있지만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하네요.
정상부에는 구실잣밤나무, 제주참꽃나무, 백량금 등이 자라고 있고
솟아오른 암반덩어리는 거북등처럼 보인다는 설명이 되어 있네요.
크립토돔으로 제주탄생의 지질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는 역사의 표상이 되는 장소로
건너편 100m 떨어진 곳에 행기머체가 있습니다.
[행기머체]
'머체'란 돌무더기를 일컫는 제주 방언으로
머체 위에 '행기물'(녹그릇에 담긴 물)이 있었다고 하여 '행기머체'라고 합니다.
오름(기생화산)의 내부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시간이 지나 외부로 노출된 것으로
'지하용암돔'이라 불리는 크립토돔인 행기머체는
세계적으로 희귀하거나 국내에서도 유일한 분포지이면서
동양에서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표지판 설명입니다.
[부구리(진드기) 구제장]
[가시리풍력발전단지]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풍차(풍력발전기)는 가까이 갈수록
'윙윙' 굉음소리를 내며 돌아가더니
순간 발전기 날개 그림자가 나를 덮치는 줄 알고 움찔합니다.
사방이 풍차 돌아가는 소리에 혼이 나갈 지경입니다.
[큰사슴이오름(대록산)]
[잣성길]
간장이라고 불리는 '잣성'은
하천이 없는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국영목장인
10소장의 경계를 표시한 돌담입니다.
잣성은 상잣성, 중잣성, 하잣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곳은 중잣성으로 제주의 목축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국영목장인 10소장의 경계선을 따라
약 6km정도의 제주도 최대 간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따라비오름]
[새끼오름]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길]
잣성길을 지나니 하늘을 찌를듯한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길은
사시사철 푸르름으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잠시 머무는 동안 숲이 주는 상쾌함은 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끼게 합니다.
'오름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경지'
끊어질 듯 능선은 봉우리로 이어지고
굼부리로 연이은 능선은 다시 우뚝 선 봉우리로 올라섭니다.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집니다.
헐떡이는 숨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잠시 뒤돌아보니 내가 왔던 길이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오름 능선에는 아름다운 가을꽃들이 작은 바람에도
제멋대로 춤추는 모습이 앙증맞기만 합니다.
[시호]
[미역취]
[마타리]
[뚝갈]
[벌등골나물]
[산부추]
[당잔대]
[자주개황기]
[별나팔꽃]
[물봉선]
[비목나무]
[고사리삼]
[굼부리]
[따라비오름 정상]
오름 정상에 꼭지점을 찍는 순간 모든 시름과 근심은 바람따라 날아가 버리네요.
남아있는 것은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대한 감탄사뿐~
한라산을 중심으로 확트인 사방이 가슴을 후련하게 합니다.
가을 하늘 아래 작은바람에도 어깨춤을 추며 흔들거리는
은빛 억새 틈으로 잠시 몸을 맡겨봅니다.
가을의 주인공 은빛 억새로 둘러싼
가을의 여왕 따라비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과 바다의 궁전 성산까지
출렁이는 은빛물결과 길동무되어 걸어보는 억새길
바쁜 일상은 잠시 뒤로 하고 가을여행을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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