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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아끈다랑쉬오름~다랑쉬오름

by 고니62 2015. 9. 29.

아끈다랑쉬오름~다랑쉬오름(2015.9.28.월)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 동남쪽에 야트막하게 자리잡고 있는 해발 198m로

 원형의 굼부리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산봉우리의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고 하여 다랑쉬라 불러지는데

버금, 둘째의 의미를 지닌 제주어 아끈이 붙여져

'아끈다랑쉬오름'이라 부릅니다.

다른 이름으로 새끼다랑쉬, 소월랑봉(小月郞峰)이라 하네요.

 

 다랑쉬오름과 나란히 닮은 꼴을 하고 다랑쉬오름에 딸려있는

나지막하고 자그마한 오름이란 뜻에서 아끈다랑쉬라 부릅니다.

 

정상에 오르면 원형의 분화구 모양이 마치 원형경기장을 연상케하는

앙증맞은 모습에 미소가 나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변함없이 다랑쉬오름으로 달맞이를 갑니다.

늦은 시간에 출발하기 때문에 바로 앞에 위치한 아끈다랑쉬오름은 늘 찬밥 신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끈다랑쉬오름을 주연, 다랑쉬오름을 조연으로...

 

 

 

 

 

 

 

지미봉~우도~두산봉~식산봉~성산~은월봉으로

이어지는 오름군은 환상입니다.

 

 

 

[굼부리]

 

다랑쉬오름의 위용에 뒷전으로 물러난 것 같지만

아끈다랑쉬오름의 원형굼부리는

둘째로서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에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예전에는 원형경기장이 연상되는 굼부리에서

'축구를 하며 놀았다'는 선배님의 말씀이 거짓말처럼  

오름 전체가 온통 억새로 뒤덮혀 숨바꼭질을 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어른키보다 훌쩍 자란 붉은 속살이 드러난 억새는

가을바람과 벗삼아 오름을 휘젓고 다닙니다.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보는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보낼만 합니다.

주차장에는 달맞이를 보러 다랑쉬오름을 찾은 자동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네요.

아끈다랑쉬오름은 뒤로 하고 바로 다랑쉬오름으로 오르는 행렬들이 보입니다.

 

억새에 가려 힘들게 고개를 내미는 가을꽃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냥 갈 수 없어서 찰칵!!

 

[수까치깨]

 

[뚝갈]

 

[흰바디나물]

 

[송장풀]

 

[쥐손이풀]

 

[자주개황기]

 

[산박하]

 

[절굿대]

 

[오이풀]

 

[억새]

 

 

 달맞이 축제 주인공인 '다랑쉬오름'에 밀려 '아끈다랑쉬오름'은 뒷전입니다.

가파른 오르막은 너무 미끄러워서 미끌거리고

내리막길에선 미끄러워 넘어질까봐 다리에 있는 힘을 주다보니

다랑쉬오름을 오르기도 전에 다리가 풀려버렸네요.

 

예전에 굼부리에는 마소의 먹이가 되는 촐(꼴의 제주어)이 자랐었는데

지금은 어른키만큼 자란 억새가 오름 전체를 뒤덮고 있어서

정비작업이 시급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둠이 깔리기 전에 다랑쉬오름을 향해 볼까요~

 

 

 

금방 올랐던 아끈다랑쉬오름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

길도 감춰버린 어른키만큼 자란 억새는

이 곳에서 보니 온데간데 없고 키작은 잡초로 보이네요.

오름 바깥 사면은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자라고 있었는데

여기서 보니 오름 한가운데 외로이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가 돋보이네요.

 

 

 

 

 

 

[굼부리]

 

 

 

 

 

 

 

[해넘이]

 

굼부리를 돌아 확트인 곳으로 나오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작년보다 아름다운 광경은 볼 수 없겠구나 하는 순간  

구름속으로 숨었던 이글거리는 해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름 능선마다 카메라와 핸드폰을 들고

숨죽이며 지켜보던 오르미들은 이 틈을 놓칠세라

적막과 고요를 깨는 한마디

'찍어, 찍어~'

여기저기서 셔터 누르는 소리가 쉼없이 들려옵니다.

내 휴대폰에 들어온 연꽃은 나무 위에 살포시 내려 앉았네요.

 

너무 벅차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합니다.

 태양을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것 처럼 끝없이 터지는 함성은

다랑쉬오름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특권입니다. 

 

[환상적인 무지개]

 

해넘이를 보고 동쪽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다시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싶었는데 떠올라야 할 달은 보이지 않고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가 눈 앞에...

달님이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대신에 무지개를 보여주네요.

 

밤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

상상만해도 떨려오는데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아 눈 앞에 아른거립니다.

정상에서 함께 한 모두의 얼굴은

흥분과 감동의 도가니로 목소리는 점점 힘차게 울립니다.

 

 

[달맞이]

 

달은 이미 동쪽 하늘에 떠 있겠지만

오늘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구름속에 꼭꼭 숨어버렸나 봅니다.

지미봉 너머로 보이는 우도에는 하나, 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서 가지고 온 음식들을 꺼내 놓고

잠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네요.

우리 일행도 한라산을 향해 무사안녕을 기원합니다.

해넘이와 무지개의 환상적인 쇼를 보고 

얼굴에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오름을 내려갑니다.

 

 

정상을 내려오는 길에 해돋이를 볼려고 평상에 텐트를 치는 산행인을 만났네요.

이 분들은 동이 트기를 기다리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