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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큰사슴이오름~잣성길~따라비오름

by 고니62 2015. 9. 28.

큰사슴이오름~잣성길~따라비오름(2015.9.25.금)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큰사슴이오름은

대록산이라고 불리는 표고 474.5m로 원형 굼부리형태를 하고 있는

 정상까지는 30분정도 소요됩니다.

사면이 가파르고 정상을 중심으로 두 개의 굼부리가 특이한 모습입니다.

오름 모양새가 바로 옆에 있는 족은사슴이오름(소록산)과 함께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지만

예전에 이곳에 사슴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수크령]

 

녹산(鹿山)은 대록산과 소록산을 이르는 말이지만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오름 자락에 광활한 목장 '녹산장'을 떠오르게 합니다.

 

오래전 고사리를 꺾으러 잠깐 올랐던 오름이었지만

오늘은 제대로 큰사슴이오름의 속살을 만나러 갈 생각에

벌써 바람에 춤추는 가을의 왕자 '스크령'의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따라비오름 주차장에 차 한대는 세우고

정석비행장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이웃한 족은사슴이오름과 큰사슴이오름]

 

 

[족은사슴이오름]

 

 

 

계단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예전 기억으로는 무척 가파르고 미끄럽다는 생각을 하며 헐떡이며 올랐었는데

지금은 데크계단이 잘 놓여 있어서 오르기는 편하지만  

정상이 보일 듯 제자리 걸음입니다.

 

[정상]

 

드디어 꼭지점에 도착하고 보니 시원스럽게 펄쳐지는 드넓은 초지는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합니다.

오르기전 흐린날씨가 시야를 가리지만

그래도 멀리 바다위의 궁전 '성산'의 모습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정상에서는 '따라비오름'은 보이지 않네요.

 

 

화산활동으로 쏟아져 나온 용암들이

중턱에 멈춰 만들어진 화산 평탄면의 원지형태를 볼 수 있고

화산 평탄면이 만들어낸 드넓은 초지는 녹산장과 갑마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큰사슴이오름은 가시리 목축산업 발전의 원류라 할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졌다는 역사의 소용돌이 진지동굴이 있지만

확인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유채꽃프라자]

 

따라비오름과 다목적광장,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바람타고 들려옵니다.

땅 밑에는 이른 봄이면 유채꽃잔치가 펼쳐질 씨앗들의 소근거리는 소리도 들립니다.

잘 다져진 흙 위를 밟고 지나갈려니 죄송하네요.

국궁장을 지나 잣성길로 진입합니다.

 

[큰사슴이오름(대록산)]

 

 

[잣성길]

 

간장이라고 불리는 잣성은  

하천이 없는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국영목장인

 10소장의 경계를 표시한 돌담입니다.

 

잣성은 상잣성, 중잣성, 하잣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곳은 중잣성으로 제주의 목축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국영목장인 10소장의 경계선을 따라

 약 6km정도의 제주도 최대 간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드러난 붉은 속살의 억새 뒤로

능선의 아름다운 따라비오름이 잡힐 듯 합니다.

 

 

[새끼오름]

 

[삼나무 숲길]

 

잣성길을 지나니 하늘을 찌를 듯 삼나무 군락지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편백나무 숲길]

 

[큰사슴이오름과 새끼오름]

 

 

 

 

[따라비오름 '굼부리']

 

'오름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경지'

할아버지의 근엄함과 포근함을 갖춘 품격있는 오름이랄까?

3개의 굼부리는 분명한데 연이어지는 봉우리는 방향에 따라 묘한 느낌을 줍니다.

끊어질 듯 능선은 봉우리로 이어지고

굼부리로 연이은 능선은 다시 우뚝 선 봉우리로 올라섭니다.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붉은 억새의 움직이는 소리에

잠시 귀 기울입니다.

 

억새 아래로 보이는 들꽃들은 햇살이 따스한지

바람따라 가느다란 몸을 움직이며 쉬어가라 때를 쓰네요~

 

[양하]

 

[알며느리밥풀]

 

[고마리]

 

[쥐손이풀]

 

[자주개황기]

 

[방울꽃]

 

[솔체꽃]

 

[당잔대]

 

[활나물]

 

[개승마]

 

[(흰)산박하]

 

[물매화]

 

[미역취]

 

[시호]

 

[벌등골나물]

 

[산비장이]

 

 

 

 

 

[따라비오름]

 

억새와 어울어진 민둥오름~

원형과 말굽형의 복합형태를 이룬 굼부리와 소원탑, 여러 기의 묘들이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주위의 장자오름, 모지오름, 새끼오름에서 따라비오름은

가장격인 땅하래비, 땅애비라 불러집니다.

할아버지의 근엄함과 따라비오름만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

그리고 가을의 억새는 누구에게나 찬사를 받고 있는 제주가 품은 오름입니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하얀머리를 풀어헤치기 전 붉은 속살이 아름다운 억새길을 걸었습니다.

'큰사슴이오름~잣성길~따라비오름'

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을 느림보 거북이가 되어 엉금엉금 기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