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365일~(2015.10.13.화)
억새가 내어주는 은빛 물결 따라 걷는 오름 능선길~
여름의 끝자락인가 싶더니 가을이 성큼 눈 앞에 와 있다.
높아가는 가을 하늘 아래 돌담 따라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은
제주를 온통 가을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한다.
마음을 설레게 했던 물의 요정 '어리연꽃'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던 내 블로그와 만난지 365일째~
쉼터에서 잠시 쉬어 간다.
[어리연꽃]
오밀조밀 모여 있는 잎 모양과 뱀의 모양을 닮은 사철 푸른 '뱀톱'
빨간 열매가 채 떨어지기도 전에 얼음 속에 갇혀버린 새들의 늦은 도시락 '떡윤노리나무'
한라산의 혹독한 추위와 매서운 바람을 견디며 눈꽃 세상을 만들어내는 한라산 '구상나무'
[뱁톱]
[떡윤노리나무]
[구상나무]
밤하늘 은하수가 땅 위로 내려온 듯 차가운 바닥을 하얗게 수놓았던 봄의 전령사 '변산바람꽃'
숲 속 호랑이도 물리치며 꽃샘추위와 차가운 봄비를 길동무 삼았던 봄의 여왕 '새끼노루귀'
꿀내음으로 곶자왈의 봄을 알렸던 순백의 사각별 '제주백서향'
[변산바람꽃]
[새끼노루귀]
[제주백서향]
장마의 시작을 알렸던 청색의 수수함과 깨끗한 헛꽃이 아름다운 '산수국'
안개 자욱한 한라산 둘레길 계곡 바위 틈에 눈부심으로 숨을 멎게 했던 '실꽃풀'
[산수국]
[실꽃풀]
어두운 숲 낙엽 속에서 노란 입술로 유혹하던 하얀요정 '버어먼초'
장맛비와 습하고 푹푹 찌는 더위와 실랑이를 벌이던 날 나를 떨리게 했던 '달걀버섯'
한라산에서 내려오지 못하도록 내 발목을 꽁꽁 묶어버렸던 '산톱풀'
[버어먼초]
[달걀버섯]
[산톱풀]
산상의 정원을 아름답게 수놓던 내 첫사랑 고깔모자 쓴 '한라돌쩌귀'
파란 바다 너머로 산방산이 그리워서일까? 바닷가 바위틈에 고개를 내민 '갯쑥부쟁이'
[한라돌쩌귀]
[갯쑥부쟁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까만 여우눈을 가진 '여우콩'
가을 들판을 보라빛으로 물들이며 발길을 멈추게 했던 '자주쓴풀'
그리고 제주의 가을을 은빛 물결로 춤추게 만드는 '억새'까지
[여우콩]
[자주쓴풀]
[억새]
길에서 만난 들꽃 하나하나가 내 블로그 주인공이 되어
나를 들뜨게 하기도 하고, 설레게 하며 함께 보낸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블로그라는 사진첩에 소중한 이야기를 담는 시간은 늘 행복하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는 고운 아이들이 또 보고 싶어진다.
새별오름에서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같이 바라볼 수 있었던 길동무와 하루를 마무리하며
들꽃이야기에서 예쁘게 담아준 나의 흑백사진과 함께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1년을 되새겨보며 가을 아침을 연다.
내 블러그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따뜻하고 미소짓는 하루되세요..
2015년 10월 13일 화요일
koni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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