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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용암계곡 무수천(광령천)8경

by 고니62 2016. 3. 28.

용암계곡 무수천(광령천) 8경(2016.3.26.토)


계곡에 들어서면 속세의 근심이 사라진다는 무수천(無愁川)

머리가 없는 하천(無首川), 물이 없는 건천(無水川),

지류가 수없이 많아 셀 수 없다는 무수천(無數川)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건천이긴 하지만 물이 흐르는 구간이 긴 하천으로

폭우시에는 급류를 형성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위치한 광령천(무수천)의

무수천8경은 1~4경은 광령교 아래, 5~8경은 광령교 위쪽으로 위치한다.


제주도의 하천은 지형적 영향으로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사면을 타고 서귀포시로 흐르는 천미천, 효돈천, 창고천 등과

북사면을 타고 제주시로 흐르는 한천, 광령천(무수천), 병문천, 산지천 등이 있다.

한천이 영주10경 중 영구춘화의 방선문과 용연야범의 용연을 만들었다면

무수천은 무수천8경과 바다와 한라산 계곡물이 만나 사계절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월대천을 만들었다.

제주가 만든 용암계곡 무수천은 많은 폭포와 기암괴석, 현무암과 화강암이 산재한다.

 숨겨둔 비경을 간직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표현한 무수천8경 속으로 들어가보자.



[제1경 보광천(오해소)]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보광천가 낮이되니 건곤조화 이제알리


오시(午時 11시~13시 사이)에만 햇빛이 든다고 해서 '오해소'라 불린다.

예전에는 숲이 울창해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동안 잠깐 빛이 들어와서 붙여진 이름일텐데

지금은 주위가 텅 비어있지만 계곡 양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괴석은 하늘을 그대로 담고 있다.



제1경은 신제주와 애월읍을 이어주는 다리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제2경 응지석(매앉은돌)]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동향매돌 달맞으니 저녁풍경 눈에들어


수문장처럼 우뚝 선 모습은 허락을 받고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 웅장함에 기가 꺽인다.

옛날에 매가 자주 날아와 앉았다는 데서 '멧돌'이라 부른다.




안으로 들어가면 매가 내려와 머무르는 소(沼) '매머들소'가 보인다.

소(沼)의 깊이를 알 수 없지만 계곡속의 운치를 더해주는 작은 폭포의 물 떨어지는 소리는

맑고 깨끗함이 살아있는 계곡의 경이로움에 잠시 멈춰 바라볼 뿐이다.




[제3경 용안굴(용눈이굴)]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일왓와룡 두눈뜨니 필시여기 재사많네


용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용눈이굴이다.

붉은색의 거대한 기암절벽에 두개의 구멍이 보이고 자연동굴을 이룬 형체를 하고 있다.

그 위로 종가시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제4경 영구연(들렁귀소)]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들렁귀소 내린폭포 여름하늘 얼음인듯


폭포수가 떨어지는 들렁귀소는 예전부터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비가 많이 내리면 계곡물이 넘쳐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데 '영구비폭(瀛邱飛瀑)'이라 한다.


[제5경 청와옥(청제집)]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청와돌북 두들기니 궁각쌍음 이어지네


돌바위로 쌓여진 자연의 신비가 여기에...

두꺼비의 커다란 눈과 입을 크게 벌린 웅크린 듯 특이한 모양의 거대한 기암바위

금방이라도 먹이를 잡아먹을 틈을 노리는 모양이다.




하늘로 치솟은 깍아지른 절벽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

소를 만든 폭포, 계곡을 가로막는 크고 작은 바위들의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에 압도당한다.



[제6경 우선문(창곰돌래)]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우선문위 외로운솔 비방배워 더푸르네


선계와 속계의 경계 천상으로 올라가는 문..

절벽 위로 커다란 바위 2개가 맞대고 있는 아치형의 돌다리모습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나무다리가 놓여 있어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천상의 문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위를 쳐다보는 것도 돌다리의 무게에 기가 꺾인다.


[바위동굴]


[거북이가 목을 빼 들고 나그네들을 불러 모은다.]



용암이 만들어낸 기암절벽, 그 곳에 머무는 맑고 투명한 물

주상절리, 판상절리, 기암괴석 등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품은 끝없이 계곡 따라 이어진다.




[제7경 장소도(진소도)]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하늘빚은 큰돌그릇 영세토록 서로쓰네


돌로 이루어진 길게 형성된 소이다.

길게 형성된 바위의 반영은 데칼코마니를 연상하고, 용암이 흘러내린 자욱이 선명하게 보인다.

하늘과 해를 담은 물은 속이 훤히 드러난 반영에 풍덩 빠져버릴 듯

내 눈이 맑아짐을 느낀다.



[제8경 천조암(샘이조암)]


광령8경(무수천8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조암호구 큰입벌려 물넘칠때 티끌씻네


방목하던 소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었다는 데서 '쇠미쪼암'이라 부른다.

만물상을 방불케하는 기암괴석과 수직 낭떠러지, 그 위로 상록활엽수림대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거대한 기암절벽에 작아지는 인간의 모습

제주의 숨어있는 비경을 엿볼 수 있는 용암계곡이 바로 여기에 떡 버티고 있다.


[생강나무]


[사스레피나무]


[황새냉이]


[왜제비꽃]


[꿩의밥]


[큰봉의꼬리]


[콩짜개덩굴]


꿀내음 생강나무도 코를 자극하는 사스레피나무도 계곡의 봄을 노래하고

파란하늘과 투명한 계곡의 물, 짝을 찾는 새들의 아름다운 지저귐은 무르익어 가는 봄을 노래한다.

가파른 비탈길 위로 빠져나오니 탐방로가 보인다.



무수천은 평지가 꺼져 수직절벽 사이로 용암이 굳으면서 오랜세월 지탱해 온 자연이 빚어낸 선물이다.

울창한 계곡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깍아지른 절벽과

병풍으로 둘러쳐진 기암괴석을 만들어내는 웅장함에 시간이 멈춰버린다.

크고 작은 소(沼)를 이루는 곳에 떨어지는 폭포의 맑은 물소리,

하늘을 그대로 담아내는 계곡의 숨겨진 비경은 떨리는 마음으로 잠시 신선이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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