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 길따라

제주 석굴암 가는 길~

by 고니62 2016. 4. 1.

제주 석굴암 가는 길~(2016.3.31.목)


안개 자욱한 고요함이 흐르는 편백나무길~

석굴암 입구까지 하늘 높이 치솟은 편백나무길은 늘 겸손하게 하고

편백나무길 끝에 보이는 빛은 희망을 보여주는 듯 감동을 준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안개 자욱한 편백나무길의 운치는 차를 멈추게 한다.




석굴암은 제주시 노형동 아흔아홉골 내에 위치한다.

천왕사로 가는 길목 왼쪽 충혼묘지 주차장에서 1.5km로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오랜시간 걷지 않아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석굴암까지는 탐방로가 잘 놓여져 있다.

탐방로 표시판 옆에는 오를 때 등짐을 짊어져 가는 곳과

하산길에 다시 등짐을 내려 놓는 곳이 있다.

지난번에는 쌀을 짊어지고 갔는데 오늘은 텅 비어 있다.


석굴암도 한라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한라산천연보호구역 외래종 반입을 막기 위해 에어건(흙먼지털이기)을 이용하라는 안내글이 있다.

예정된 봄비가 한두방울 떨어지지만 그냥 올라간다.



겨울을 지나 봄이 오는 이 곳에는

빨간줄기가 아름다운 굴거리나무, 이제 막 새순이 올라오는 산수국,

 진초록 싱그러운 제주조릿대는 눈을 맑게 해주며 반겨준다.




오르막과 암벽을 지나는 위태한 곳이 보인다.

미끄러질까 조심하면서 줄을 잡고 올라가는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




조금은 가파르고 험한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면

한라산 소나무가 아래로 내려온 듯 오래된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버티고 서 있다.

마음을 비우고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은 겸손해진다.

사방이 안개에 싸여 깊은 산속에 와 있는 듯 숲은 조용하지만 봄의 왈츠가 시작된다.




[생강나무]


안개 자욱한 오붓한 오솔길에는 꿀내음 생강나무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며 운치를 더해 준다.




얼마나 오랜세월을 버텨 왔을까?

길 위에는 얼기설기 엉켜버린 뿌리들이 밖으로 드러나 있다.

뿌리를 밟고 지나가기가 미안하지만 할 수 없이 사뿐히 밟고 지나갈 수 밖에...




한라산의 늘 푸른 소나무는 석굴암탐방로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진달래]


소나무 사이로 진분홍 진달래가 초록 잎이 나기 전에

수줍은 듯 활짝 피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봄비에 촉촉하게 젖은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을 뗄수가 없지만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은 갈 길을 재촉한다.





[석굴암]


석굴암은 1947년 월암당 강동은 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는데

월암 스님이 기도처를 찾기 위해 아흔아홉골 내 선녀폭포 위쪽에 자리한 궤에서

1000일 기도를 드리고 회향하던 날,

작은새의 인도를 받아 지금의 석굴암 터를 정해서 지었다고 한다.

암벽에 마애명이 보인다.


협곡의 절벽 깊숙한 곳에 있는 석굴암

깍아지른 벼랑 아래쪽에 있는 암굴로 그 안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작은 암자다.

산 속 암자는 고요속에 시간이 멈춘 듯

시험을 앞둔 이들의 간절함은 몸을 낮추고 108배로 이어진다.

석굴암 암자는 기도 도량으로

기도 정진 참배중이신 불자님들을 위해 작은 소리로 속삭여달라는

석굴암주지 스님의 부탁의 말씀이 있다.



계곡의 맑고 깨끗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머물고 싶지만

점점 굵어지는 봄비는 이내 발걸음을 돌리게 한다.



몇 해 전 소나무에 뿌리를 내렸던 사철란이

모여 피어 있어 한참을 머물다 갔었는데 그 많던 사철란이 어디로 갔을까?

소나무 아래 솔잎 위에 비 맞은 사철란이 외롭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철란]


[덩굴용담]


[개족도리풀]


[애기사초]



[현호색]



[쉼터]






나무위에 까마귀도 안개낀 오붓한 오솔길이 좋은지

인기척에도 날아가지 않고 나무 위에 앉아 숲속의 고요함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데크길에 떨어진 생강나무꽃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밟고 지날까봐 눈에 띄는 기둥 위에 올려 놓고 갑니다.


[하산길에 누군가 짊어지고 내려 온 흠뻑 젖은 보따리]


[굴거리나무]



소나무군락지 사이로 보이는 기암괴석들은 석굴암까지 가는 동안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흙이 들려주는 자연의 숨소리, 젖은 나뭇잎이 주는 푹신함은 오솔길로 이어진다.

겨울 움츠렸던 가지에 꽃망울을 터트리고,

작은 들꽃들이 기지개를 펴는 계곡에는 봄의 왈츠가 시작된다.

안개가 짙게 깔린 운치있는 편백나무길은 다시 멈추게 한다.


'제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읍 저수지  (0) 2016.04.06
황우지해안~법환포구(올레7코스)  (0) 2016.04.03
솔빛바다 '자구리해안~외돌개'  (0) 2016.03.30
용암계곡 무수천(광령천)8경  (0) 2016.03.28
물영아리오름 '물보라길'~  (0) 201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