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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한남리 내창길~

by 고니62 2016. 7. 25.

한남리 내창길~(2016.7.24.일)


한라산 남동쪽 자락에 위치한 한남리는 전형적인 중산간마을로

감귤농업을 주업으로 하지만 광활한 초원을 기반으로 목축업이 발달하고

삼림이 우거져 원시림의 생명력이 살아있는 축복받은 땅이다.

생태하천인 서중천(내창)은

남원읍 한남리 중심부를 가로질러 남원리와 태흥리 바닷가로 흐르는 하천으로

제주에서 세번째로 긴 하천이다.

하폭이 좁고 하천 바닥 투수성이 큰 현무암과

기암절벽으로 형성된 용암층 밑으로 지하수가 흐르는 건천이다.

상록, 낙엽활엽수가 숲을 이루고 있어 계곡의 아름다움은

신비스러움으로 한남리의 귀한 보물이다.


2003년 한남감귤정보화 마을로 지정되었고

2007년 자립형마을로 선정되어 마을 발전 목표를 '건강'이라는 테마로

-한라산너머 남쪽 건강보따리 마을-

조성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머체왓숲길 방문객지원센터 맞은편 서중천생태탐방로(내창길) 입구가 보인다.

내창길은 3km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용암바위]






하천 주변으로는

구실잣밤나무, 조록나무, 비쭈기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주종을 이루지만

정금나무, 참꽃나무, 호자나무, 백량금, 자금우 등과 어우러져 다양한 식생을 보여준다.


나뭇잎이 만들어주는 그늘, 발에 닿는 낙엽의 푹신함은

한여름 푹푹 찌는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절도/절터]


한남리 북쪽 공동목장 안에

양쪽으로 하천이 모여드는 삼각지형의 터에 절이 있었다고 하는데

절로 넘어 다녔던 길로 추정되는 곳이다.

절터로 추정되는 곳에는 기왓장, 깎은 돌 등 흔적이 있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미지의 숲,

원시림과 어우러진 천의의 얼굴을 한 계곡의 신비스러움,

계곡이 깊고 소(沼)가 잘 발달된 내창은

하늘을 가린 숲 터널로 이어지고 한여름의 더위를 식히며 숲이 주는 싱그러움에

계곡의 맑은 물소리에 신선이 된 듯 잠시 쉬어간다.

계곡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신비스러움이 더해지지만

어두침침한 원시림은 뭔가 불쑥 튀어나올 것 같아

마음을 졸이게 한다.


[새끼줄 용암]


흐르던 용암이 식어가면서 위쪽에 있던 용암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먼저 식기 시작한다.

먼저 굳어지기 시작한 용암이 무게에 의해 경사면으로 밀릴 때 밑에 있던 용암들도 식고

밀리는 과정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새끼줄 용암이 형성된다.

이 곳에는 밭을 쟁기로 이용하여 밭갈이를 한 형태의 새끼줄 용암이 분포한다는

안내글이 있다.


[용암제방]


점성이 강한 용암이 굳어지는 과정에서

길고 커다란 덩어리로 한 쪽 면으로 쏠리면서 틈이 벌어져 제방처럼 형성된 것을

용암제방이라 한다.

이 곳에는 하천 가운데가 물이 고인 소(沼)를 형성하고 있고

양쪽이 길고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고인 물은 작은 폭포를 만들어

바위 주변으로 파란 이끼와 어울려 계곡의 청량감을 더해준다.


[조록나무]


[구실잣밤나무]


참나무과의 상록활엽교목으로 높이 15m까지 자란다.

남해안에서 제주도에 이르는 난대 상록수림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활동력이 왕성한 나무다.

잎 뒷면에 갈색의 짧은 털로 덮혀 있어 짙은 금빛이 난다.

암수한그루로 5월 말쯤 풍성하게 피어난 꽃은 짙은 향기로 자극하고

갸름한 열매는 다음해 가을에 익는데

열매껍질 안에는 도토리처럼 생긴 길쭉한 씨앗이 들어있다.

날로 먹어도 고소한 열매는 식용하고 껍질은 염료용으로 쓰인다.


[애기모람]


[고란초]


[바위손]


[콩짜개덩굴]


[솔이끼]


[금난초]


[혀버섯]


[연지버섯]


[흰가시광대버섯]


[자주국수버섯]


[좀비비추]


[자금우]




바위에 굴메(그림자의 제주방언) 움직임이 잡힌다.

호기심에 올라가 확인 결과 웅덩이에는 맑은 물이 고여 있는

신비로운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제한이곱지궤/제한이곱지]


절벽에 바위동굴 모양을 비유한 이름으로 추정되는 '제한이곱지궤'는

용수에서 북쪽 200m 지점인 중잣 밀 한남리 옛마을 공동묘지 남족 하천변에 있다.

한남 경내에서 가장 넓고 큰 궤로 내부 진입로는 인위적으로 계단을 설치한 것 처럼 형성되어 있다.


제한이곱지는 하천이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고,

서쪽의 높은 절벽은 나무가 우거져 산이나 목장 일을 하다가 잠시 소나기를 피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4.3사건 당시 인명피해가 많은 곳으로 지금은 무속인들이 가끔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자기 영역을 침범한 이방인을 놀래키는 긴 친구는

얼음장이 되어버린 얼굴표정에 멈칫한다.

계곡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은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진정시킨다.




[용수]


수량이 풍부하고 용이 살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고나물교' 서북족 300m지점의 하천에 위치한 소(沼)이다.

한남리는 하천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서중천의 크고 작은 소(沼)들이 발달하여

가축 및 야생동물들에게 생명수의 역할을 한다.







내창길을 빠져나오니 쉼터가 보인다.

장마가 지나가고 30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는 그늘을 찾게 하지만

시멘트길은 그늘도 없이 강렬한 태양의 힘에 인간을 한없이 나약하게 만든다.

얼굴에 닿는 지나가는 바람이 고맙고, 잠깐 만들어주는 그늘이 고맙다.




내창길을 지났던 우거진 숲이 보인다.

그 앞으로 보자기를 내놓은 연초록 고사리의 움직임은

'사람 반, 고사리 반'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가시엉겅퀴]


[노린재나무]



시멘트길을 지나 다시 진입한 계곡의 오후는 강렬한 해를 가려준다.





더위를 식히며 계곡의 바위에 걸터 앉아

신선놀음에 여유와 휴식의 시간을 갖고 나오니 길 위에는 찜통더위가 기다린다.

장엄한 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모습,

계곡의 풍경이 다시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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