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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아홉굿마을 '낙천리'

by 고니62 2016. 7. 7.

아홉굿마을 '낙천리'(2016.7.6.수)


한경면에 위치한 '아홉굿마을'은

서쪽에 있는 샘(泉)이라는 뜻으로 낙천(樂泉)이라 불린다.

마을 주변으로 오름이 둘러싸여 있는 분지형 마을이면서

물이 잘 고이는 점토질의 특성으로 저갈물(자연연못)이 자연적으로 형성되었다.

물이 풍부하고 숨골이 많이 산재해 있어 침수 피해가 적고

고목이 우거져 풍광이 아름다운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아홉개의 연못을 뜻하는 아홉굿마을...

제주시에서 낙천리까지 가는 거리는 멀지만

마을 어귀에 도착하니 농촌마을의 조용하고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고향에 온 듯 포근함이 느껴진다.

정자에 모여앉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는 따뜻하고 인정이 넘친다.

중산간마을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본다.



[저갈물]


낙천리의 중심이며 역사의 근원지인 이 연못은

 원시림이 우거진 아득한 옛날 자연적으로 형성된 빌레 웅덩이에

뭇 짐승들이 물을 먹기 위하여 찾았는데 특히 돼지들에 의하여 연못이 크게 만들어졌으므로

선인들에 의하여 '저거흘'이라 명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못은 본리 설촌의 계기가 되었고 상수도가 없던 시절

야간에는 성인 남녀들이 땀을 씻는 공동목욕탕이 되었으며

본리 애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향수의 장이다.

안내글 설명이다.


[물확(구시통)]


물확(구시통)은 1920년경 고인(古人)들의 지혜로 처음 만들어 사용하였다.

마소를 위해 물을 미리 떠 놓아두는 구시통은

연못의 오염 방지와 먹는 물 절약에 크게 기여하였고

저갈물, 오빼미물, 새물, 세미왓에 설치했다.



올레길 끝~

대문을 들어서면 고향집 외할머니가 반겨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돌담 올레길이 정겹다.




가는 길마다 담벼락에는 아홉굿마을을 알릴 수 있는

벽화들이 아름다운 상상을 하게 한다.


설문대 할망이

섬 제주를 만드는 게 농사일 처럼 힘들더니

오뉴월 땡볕에서

한경이라 낙천지경을 만들다가 땀방울을 떨어뜨렸다.

그 떨어진 자리마다 조화가 일어

아홉연못이 되었다.


[오빼미물(인공연못)]


오빼미물은 여인들의 고통과 애환이 서린 곳으로

여인들(청수, 낙천, 산양, 저지)이 밭일을 끝내고

밤이면 물허벅을 진 행렬이 까마귀떼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빼미물은 '아홉굿물'이라 하는데

아홉 곳의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아홉 개의 물통 중 일곱굿은 풀무업(대장간)으로, 두 개의 큰 굿은 식수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어디서 왔냐'며 물으시는 삼촌은

제초제가 남았다며 불볕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열심히 농약을 치신다.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였을 농부의 아침은 이마에 땀방울을 맺게 한다.

 나의 어머니를 보는 것 처럼 마음이 짠하다.


['애기범부채'가 있는 우편함]




[새물(新水) 인공연못]


'아홉굿'의 특징을 살려 아홉 개의 웅덩이로 정비한 연못

풀무의 번창과 함께 형성된 이 물은 주변에 새 동네를 조성하는 계기가 되었고

수백년 동안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용하다가 상수도의 발전으로 농업용수로 전략하였다.

풀무는 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로

대장장이가 쇠를 달구거나 쇳물을 녹여 땜질을 할 때 쓰였다.


여름맞는 아홉 개의 연못에는 수생식물들이 살맛나는 세상을 만났다.

고운 빛깔, 아름다운 표정은 뜨거운 태양 아래 더욱 빛을 발한다.


[가래]


[통발]


[물칸나]


[꽃창포]


[노랑어리연꽃]


[백수련]


[수련]


수련은 수련과/여러해살이 물풀로 부엽식물이다.

못이나 늪에서 자라고 물 밑바닥의 진흙 속에 뿌리줄기가 있다.

잎의 앞면은 녹색이지만 잎 뒷면은 자주빛을 띤다.

꽃은 6~7월 긴 꽃줄기 끝에 한 개씩 피는데 낮에 피었다가 밤에는 오므라든다.

수련은 밤이 되면 꽃잎이 접어드는 습성이 있어서

'잠자는 연꽃'이란 뜻으로 불린다.


식물의 일부분이나 전체가 물 속에 잠겨 살아가는 식물을

'수생식물'이라 한다.

수생식물들은 오염된 물을 정화시켜 주기도 하고

물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로 동물들의 서식처이면서

먹이로 이용되는 아주 유용한 식물이다.  

정수식물, 부엽식물, 부유식물, 침수식물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습지]


[세미왓물]


'세미'는 샘(泉), '왓'은 밭(田)으로

곧 샘 근처에 있는 밭을 말하며 세미왓 지경에 있는 물을 말한다.

낙천리는 중산간지대이나 분지형으로 돼 있어

물이 잘 고여 주변마을의 생활용수를 해결해 왔을 정도로 자연환경 여건이 뛰어났다.

 물 동쪽 넓은 밭은

광복 직전 300여년 이어온 풀무의 마지막 종식을 고했던 곳으로

대부분 흙을 풀무에 이용하면서 물이 커졌고

남쪽못은 생활용수, 북쪽못은 이웃마을의 식수를 연결하였던 연못이다.


풀무는 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로

대장장이가 쇠를 달구거나 쇳물을 녹여 땜질을 할 때 쓰였다.


[외통굿]


1,700년경 셈이왓 동네을 설동하면서 음용수로 쓰기 위하여

연못을 만들고 외통굿이라 명명하였으며

70년대 상수도 시설로 방치되었던 연못을 2012년 6월에 보수하여

쉼터로 조성하였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백일홍]


검은 돌담 아래 알록달록 무리지어 핀 백일홍이 마을을 찾아준 인사를 한다.


[마삭줄]


[예덕나무:암꽃]


[예덕나무:수꽃]


[붉나무]


[노박덩굴]


[망종화(금사매)]


[멍석딸기]


[계요등]



[며느리배꼽]


[메밀]


[기린초]


[좀닭의장풀]


[흰꽃나도샤프란]


[질경이]




[팽나무(보호수)]



**낙천리 아홉굿 의자마을공원


의자공원은 낙천리 마을 주민들이 땀을 매입하고

주민의 손끝과 땀으로 만들어진 휴식공원이면서 교육장이다.

주민들은 작은마을을 전국적으로 홍보, 마을 인지도와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으며

건강한 먹거리와 다양한 볼거리, 휴양을 할 수 있는 관광농촌마을로

농업 농촌문화에 대한 관심 속에 상생하며 살아가고자

주민의 뜻을  모아 만들어진 의자공원

이라는 안내글이 보인다.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이지]




[소롱낭머들]


설촌 이전부터 독립된 숲으로

해방 직전 학교 교실을 빼앗긴 학생들에게 야외 교실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예전부터 마을의 상징적인 숲은 곶자왈 체험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윗쪽 들녘이라는 뜻의 제주방언 '웃뜨르'는

중산간마을로 제주의 오지이며 척박한 땅 청수, 낙천, 산양, 저지 4개의 마을을 일컫는다.

오랜 세월 외지로 밀려나 사람들의 삶은 힘들었고 서러움도 많이 당했던

이런 중산간마을의 웃뜨르에도 농촌마을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농촌 테마마을로 나름대로의 색깔을 입혔다.


장맛비와 찜통더위가 찾아온 날~

중산간마을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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