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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종달바당 '수국길'

by 고니62 2016. 6. 22.

종달바당 '수국길'(2016.6.21.화)


구좌읍 종달(終達)리는

'맨끝에 있는 땅'이라는 뜻으로 '종다리' 또는 '종달' 이라 부르고

한라산 동쪽 끝 해안가에 위치한다.

땅끝이라는 지미봉과 넓은 모래해안이 펼쳐지는 반농반어 마을이다.

당근, 감자, 마늘이 주종을 이루며 광복 이전까지는 소금을 생산하였다.

백사장이 드러나는 넓은 동쪽해안은 조개잡이 체험어장으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름의 시작이다.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종달바당

눈 앞에 시원하게 펄쳐지는 여름바다, 인정 넘치는 정겨운 풍경

형형색색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기 시작하는 수국길이 있어 여름이 시원해진다.

종달리 해안도로는 '해맞이해안로'라는 도로명이 있지만

여름의 아름다운 도로로 '수국길'이라는 또 하나의 명물이 되었다.

아침해를 등지고

종달리 전망대~하도 별방진까지 길을 나선다.



[종달리 전망대]


시야를 가리는 뿌연날씨가 반갑지 않다

식산봉~성산~우도로 이어지는 바다 위의 궁전은 보일듯 말듯 희미하게 이어진다.

그래도 아름답게 펼쳐지는 에머랄드빛 바다색은 시원한 하루를 열어준다.


[참나리]


[엉 불턱]


엉 불턱은 종달리 전망대 옆에 있는 자연형 불턱으로 '염소부리코지'라고 부른다.

'엉'(제주어)이라 부르는 움푹 들어간 곳을 불턱으로 사용하였다.


불턱은 바닷가에 돌을 쌓아 만든 해녀들의 탈의장이다.

해녀들이 물질을 하기 위해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곳으로

옷을 갈아 입고 물질 후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불을 쬐거나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공동체의식을 나누는 공간이다.


[족은 영산이 왓 불턱]


자연형 불턱으로 동쪽으로 우도가 보이는 곳에 있다.

내리막이 바닷가로 이어지고 작은 바위들이 많이 보인다.


[동그란 밭 불턱]


갯가에 있는 여가 동그란 모양에서 유래한 것으로

바위와 해안 경사면에는 몽돌이 있어 몽돌바닥이 불턱으로 사용되었다.



[고망난 돌 불턱]


고망난 돌 불턱은 '구멍이 나 있는 돌'이란 뜻으로

바위 사이에 있는 구멍은 어른 여럿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그늘져 더운 여름철 물질 후 들어오면 한기를 느낄 수 있고

비를 피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수국]


수국은 범의귀과/낙엽활엽관목이다.

비단으로 수를 놓은 둥근꽃 수국은 중국 원산이지만

원예용으로 재배되는 수국은 일본 원산이다.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꽃을 탄생시키는 잔잔한 아름다움을 주는 수국

6~7월에 공모양의 꽃은 암술과 수술이 없는 중성꽃으로 생산능력은 없고 삽목한다.

꽃받침은 4~5장으로 꽃잎처럼 보이는데 시기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자라는 곳의 흙 상태에 따라 파란색, 분홍색이 피는 리트머스지 역할을 하는 재밌는 꽃이다.

꽃말은 변덕과 진심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돌청산 불턱]


청산은 성산과 비슷하게 생긴 바위를

주민들이 칭하는 말로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서 위험해 보인다.



[갯강활]


뿌연 아침날씨는 맑게 개어 눈을 부시게 한다.

등줄기에는 뜨거운 여름의 시작인 듯 땀이 흘러내린다.

검은 현무암 위로 펼쳐지는 초록바다는 내 눈을 호강시켜준다.


[독터럭 밭 불턱]

닭털 또는 닭깃털로 해석되는 이름은 주변에 닭털처럼 생긴 밭이 있음을 알려준다.


종달리 불턱은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불턱이 특징이다.

해안 경사가 대부분 급하여 빌레(암반)위에 여러 형태의 바위들이 형성되어

태양방향과 바람방향에 따라 바위 사이를 불턱으로 이용했다.

불턱이름에서 처럼 지형지물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제주 하도리 철새도래지 생태습지원]


철새들의 낙원이자 보금자리 하도철새도래지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는 곳으로 숭어, 새우류 등 철새들의 먹이가 많다.

주변은 지미봉, 마을, 농경지, 갈대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철새들이 안심하고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

저어새, 도요새, 청둥오리 등이 날아와 겨울을 난다.

특히 갈대숲은

철새들이 겨울철 매서운 바닷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로

텃새, 겨울철새들의 번식지로도 이용된다.




하도해수욕장의 넓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백사장에는

밀물에 쓸려온 파래와 다른 부유물들이 쌓여 향긋하지 못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카약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여름손님들이 벌써 인사를 한다.



[사철쑥]


[제주다운 마을 '하도리']


바다는 우리 신앙의 대상입니다.

자연의 위대함과 축복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바다 향한 우리 해녀의 꿈 이루겠습니다.

-하도해녀 일동-


하도리는 제주시에서 동쪽방향으로

약 40km거리에 위치한 옛 이름은 별방이다.

7개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된 반농반어의 복합적인 농어촌마을이다.

넓은 마을어장과 풍부한 자원으로 어업이 중심이 된 해녀마을로

하도리는 제주의 어촌 마을 중에서 가장 많은 해녀들이 있다.

소라, 전복, 문어, 우뭇가사리 등을 채취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는 일터이기도 하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해녀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공동체의 모습으로

해녀박물관, 별방진,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 하도철새도래지, 하도해수욕장 등이 있다.


[테우]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자리돔을 잡거나 낚시질, 해초 채취, 해녀들의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던 통나무 배다.

여러 개의 통나무를 엮어서 만든 뗏목배라는 의미로 '떼배', '테' 로도 불린다.

제주인들의 고달팠던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불턱]



[멜튼개]


멜튼개는 하도리 굴동에 위치한 갯담으로

문주란섬 가까이에 있으며 자연빌레를 이용한 이중 갯담으로

지금도 고기가 몰려들고 있는 살아있는 유적이다.

멜(멸치)이 많이 몰려들어 잘 뜨는 캐라서 '멜튼개'라고 이름지었다.


원담은 해변 조간대의 만을 이루는 곳에 바닷돌로 자연스런 돌담을 쌓아 놓고

밀물에 몰려든 고기떼들이 썰물이 나면 그 안에 갇히게 하여 잡는 돌을 쌓아 만든 곳이다.

'갯담'이라고도 부르는 원담은 하도리에서는 '멜케' 혹은 '닷지개'라 부르는데

현재 30여 개의 원담이 있다.


[토끼섬(천연기념물 제19호)]


수국길이 펼쳐지는 해안도로를 지나

에머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철새도래지를 지나 토끼섬에 이른다.


[해녀상]


해녀는 바다가 일터로

전복, 소라, 해삼, 톳, 우뭇가사리 등을 채취하여 생업을 이끌어 가는 여성으로

 좀수, 좀녀라고 부르는데 해녀들이 하는 일을 '물질'이라 한다.

제주해녀는 국가 중요 어업 유산 제1호(2015년)로 지정하였다.


[하도포구]


[환해장성]


환해장성은 선조들이 액운이나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해안선 따라 쌓은 성으로 공동체의 얼이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환해장성 앞에는 군락을 이룬 큰뱀무가 잠시 쉬어가라 한다. 

바닷가 주변으로 염생식물들이 터를 잡았다.


[큰뱀무]


[갯금불초]



[미국실새삼]


[모래지치]


[갯기름나물(방풍)]


[해홍나물]


[갯메꽃]


[참골무]


[낭아초]


[밭담]


제주의 상징처럼 아름다움을 간직한 검은돌담(밭담)은

구멍이 숭숭 뚫려 바람이 불면 무너질듯 하지만 돌 틈 새로 분산된 바람은 잘 무너지지 않는다.

밭의 경계이면서 바람과 방목하는 말과 소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한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밭담의 곡선은 정겨운 모습으로

 제주의 생활이 되고 독특한 제주만의 농촌풍경을 연출한다.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이 되었다.


[각시당]


각시당은 영등할망(바람의 여신)에게

해녀들과 어부 그리고 타지에 나가 있는 신앙민들의 무사안녕과 풍요한 해산물 채취를

기원하는 의례를 치르는 곳으로 고복자 심방이 모든 의례를 집전한다

는 안내글이 있다.


[신동 코지 불턱]


하도리 신동에 위치한 불턱으로 규모가 크며 장방형을 띤다.

벽면에 '잠수만복'이란 흙손을 이용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별방진으로 향한다.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내 얼굴보다 컸던 물을 좋아하는 수국은

시원한 여름향기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걷기 보다는 차창 밖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익숙했기에

파란물감을 플어놓은 듯 잔잔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수국길은 편안함을 안겨준다.

수국이 질 때 쯤이면 장마의 끝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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