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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하원수로길~

by 고니62 2016. 9. 11.

하원수로길~(2016.9.9.금)


천의 얼굴을 가진 한라산

한라산의 주변을 잇는 둘레길에는 또 다른 길이 매력을 더해준다.

하원수로길은 한라산 중턱 숲이 가장 울창한 구간에

1950년대 후반 마을 주민들이

하원마을에 논 농사용 물을 공급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영실물과 언물을 하원저수지까지 끌어오기 위해 만들어진 수로이다

주변 도로들이 개설되기 전까지 한라산 등반코스로도 많이 이용되었던 길이다.


수로길에는 영실 존자암과 숯가마터,

수행굴, 무오항일항쟁 발상지 법정사, 화전마을터전 등

역사, 문화와 관련된 유적들이 산재해 있어

조상들의 숨결과 삶의 추억이 깃든 생태문화 탐방로이다.



수로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많은 비가 내리면 물이 흐른다.

이 곳에는 조상들의 숨결과 힘든 시절 삶의 애환과 추억이 서려 있지만

지금은 힐링과 숲의 탐방을 위해 복원하고 개방된 생태문화 탐방로이다.




영실주차장에서 영실제1교를 지나

영실등반로 방면으로 500m를 걸어가면 길 오른편에 하원수로길 들머리가 보인다.

자연림 속에 수로를 따라 걷는 하원수로길은 

편도 4.2km로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직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숲 속에는 여름의 끝을 알리는 연초록 이끼와 도토리, 푹신한 단풍잎이

추억과 아름다운 가을 속으로 길을 내어준다.



거리를 두고 돌 위에는 번호가 적혀져 있다.

깊은 숲 속은 낮인데도 햇볕이 가려져 시원하다.

수로 양옆에는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야자매트를 깔아 놓았고,

수로를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걷기에는 큰 불편은 없다.



수로 돌담에 개승마가 하얀꽃을 피우고 유혹을 한다.

주위를 살피며 수로안으로 들어가보니 끝없이 이어지는 수로의 내리막이다.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니 숲 속 보물들이 여기 저기서 불쑥 튀어나온다.

종이인형처럼 투명한 수정난풀을 시작으로

숲 속은 빛깔 곱고 아름다운 버섯들의 천국이다.



[수정난풀]


[말안장버섯]


[말뚝버섯]


[세발버섯]


[붉은사슴뿔버섯]



[좀밀먹물버섯]


[뿔나팔버섯]



[무엽란]


[옥잠난초]


[사철란]


[섬사철란]


[애기주름조개풀]


[덩굴용담]


[산매자나무]


[덩굴용담]



[좀딱취]



[언물입구의 물정화시설]


수량이 풍부한 언물은

암석 깊숙한 쪽에서 솟아나는 물이 차가운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솔이끼]


[궁상천?]








원시 자연림에 서 있는 듯

지상으로 노출된 거대한 암석을 흙으로 착각을 했을까?

단풍나무와 서어나무 등이 뿌리를 내린 자연의 세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수로길 따라 무오법정사까지 가는 길에는

한라산둘레길(동백길)과 서귀포휴양림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항일운동 기념탑]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운동의 중심지였던 무오법정사

3.1운동보다 5개월 먼저 불교계가 주도한

전국최대규모의 종교계 무장 항일운동의 발상지이면서 존자암으로 가는

'절로 가는길'의 통과 지점이기도 하다.







가을 달빛이 아름다운 계절~

초록잎으로 덮혀 그늘진 숲은 한 번쯤 길을 멈추고 쉬어가게 한다.

뿜어내는 싱그런 초록에너지도 쉬고 싶은 듯 일찍 단풍을 만들어 아낌없이

바닥에 나뭇잎을 떨구어내기 시작한다.

계절마다 제각각 아름다운 모습으로 꾸며진 수로길은

한라산 중턱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서귀포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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