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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숲이 된 나무 '반얀트리'

by 고니62 2017. 2. 4.

숲이 된 나무 '반얀트리'

 

나무는 대부분 위로 자란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그렇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나의 잘못된 생각을 과감하게 깨버린 나무가 인도에 있었다.

인도의 북부에는 부처님의 8대 성지가 있는데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를 하는 동안 성지 주위에는 족히 몇 백 년은 된 듯

웅장하면서도 거대한 늘 푸른 반얀나무(Banyan Tree)가 녹색의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나무 주위로 집이나 상가가 밀집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지가 사방으로 돋아나 산발하고

잔뜩 먼지를 뒤집어쓴 채 길게 허공에 늘어진 뿌리는 기이한 모습으로

아직까지도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인도에 머무는 동안 늘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나무는

부처님이 깨달았을 때 앉아 있던 신선이 깃든다는 '핍팔라나무(보리수)'

수행자들이 머물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그늘을 만들어 주었고

우리나라 대나무와는 달리 가시 같은 것이 돋쳐 한 덩어리를 이룬 '대나무'

하늘을 찌를 듯 싱그런 잎과 그늘이 좋아 아쇼카 왕이 식수로 심었던 '아쇼카나무'

우리나라 멀구슬나무와 비슷한 모양을 한 버릴 데가 없는 나무 '님나무'

하지만 유독 눈에 많이 띄는 '반얀나무'는

나뭇가지에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 머리를 풀어 헤친 듯 산만한 모습으로

악신이 깃든 나무라 하여 성스럽게 취급하지는 않고 그늘만 즐겼다고 한다.

 

 

 

 

 

반얀나무(Banyan Tree)는

뽕나무과의 상록활엽교목으로 인도가 원산지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의 열대지방에 분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실내에서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한다.

인도를 상징하는 나무의 하나로 '뱅골보리수'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나뭇가지가 옆으로 퍼지고 수많은 뿌리가 가지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기이한 모양으로

반얀나무는 전형적으로 많은 기근(공기뿌리)이 발생하는 나무이다.

 

 

 

 

 

 

 

 

 

 

가지에서 기근(공기뿌리)이 내려오고

나뭇가지들을 스스로 받치며 자라는데 그 뿌리가 지주근이 된다.

줄기에서 자라는 많은 기근이 땅 속에 박히면 다시 뿌리가 되어 줄기는 굵어진다.

오래된 나무는 울퉁불퉁 불규칙하고

수많은 기근이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줄기 둘레가 넓어진다.

반얀나무 아래에서는 다른 식물이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나무의 특성상 뻗어나간 가지가

다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흙으로 돌아오는 습성은

지표층이 얕은 땅에서도 잘 자라는 이 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인도의 황무지에서도 잘 자라 인도의 상징적인 나무가 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성장 속도가 빨라서 가로수 또는 녹음수로 이용하고

높이는 30m, 둘레는 16m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둘레가 최대 400m까지 자란 나무도 있다고 하니

신비스러우면서도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어긋난 달걀모양의 잎은 가죽질로 끝이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자루가 있다.

수피는 회갈색으로 나무껍질은 거칠고 어린 가지에는 털이 보인다.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한쌍의 열매는

공모양으로 익으면 빨갛게 되고 무화과처럼 벌어진다.

식용으로 새의 먹이와 잎은 코끼리의 사료로 이용된다고 한다.

 

 

 

 

한 그루의 반얀나무는 거대한 숲을 이루고

거리의 가로수들은 밀림 한편에 서 있는 듯 위압감이 느껴진다.

녹색의 잎은 그늘을 만들어 새들에게도 사람에게도 누구에게나 훌륭한 쉼터가 되어준다.

주름진 반얀나무의 잎이 타는 듯 붉게 물들어가는 아름다움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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